▶ 춤으로 기쁨·희망 전하는 “우린 춤꾼이다”
강남스타일 패러디 ‘벜대스타일’로 유명세
유튜브 92만건 돌파, NBC 우수 패러디 뽑혀
이들은 춤꾼이다. 음악이 나오면 리듬에 몸을 맡기고 팔, 다리를 자유롭게 흔든다. 춤을 추는 이 순간 머릿속에 다른 생각은 없다. 몸과 마음이 합쳐져 ‘자유인’이 된다. 그게 신나고 좋아서 춤을 춘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구성된 ‘KPG’(Korean Performance Group)는 단순히 춤이 좋아 뭉친 그룹이다.
자식을 둔 부모입장에서 보면 “춤춘다고 부모 속 어지간히 썩이겠다”고 지레짐작 할 수도 있다. 하지만 KPG는 다르다. 미 명문대로 손꼽히는 UC버클리 학생들의 댄스 동아리가 KPG이다.
2010년 2월, 버클리대 재학생으로 89년생 동갑내기인 김종원(23), 이종민(23)군이 의기투합해 건강한 젊음의 에너지를 발산하자는 취지로 KPG를 창립했다.
당시 멤버 발굴과 전체적인 팀 설립을 이들 두 명이 맡아서 했고, 처음에는 ‘버클리 한인 댄스팀’으로 불리며 남성 7명으로 시작했다. 초창기에 이들은 공부에 춤까지 하다 보니 힘도 들었지만 유명 아이돌 가수들의 춤을 모방하면서 실력을 쌓아 나갔다.
그렇게 춤 연습을 하다 우연히 2010년 5월 큰 공연에 서게 되는 행운이 찾아왔고, 운 좋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쯤에 KPG를 공동 설립한 이정민군이 한국으로 군대를 가게 됐다.
혼자 남은 김군은 몇 명의 친구, 후배들과 멤버 확장에 나서게 됐다.“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발전해 나갔고 남자 그룹만 있던 KPG가 남녀 혼성으로 커지게 됐습니다. 힘도 들었지만 나중에는 UC버클리에서 유일하게 공식 등록 된 K-팝 댄스, 문화 그룹으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그룹이 커지면서 공연팀 외에도 마케팅, 아트, 파이낸스 팀도 운영하게 됐다.
그사이 인원도 37명으로 불어났다.
지난 10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제팬타운에서 가진 K-J팝 컨벤션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 안무로 인기를 독차지했다. 또한 같은 달에 열렸던 SF한인회 주최 ‘한국의 날 축제’에서도 남녀 그룹이 각각 나와 무대를 휩쓸었다.
특히 강남스타일의 인기를 등에 업고 작년 8월25일 KPG는 김군의 총괄 아래 강남스타일 패러디 ‘벜대스타일’(berkeley style)을 유튜브(www.youtube.com/watch?v=UNrqx6eZgj4)에 선보여 돌풍을 일으켰다.
12월 중순 현재까지 유튜브 조회수 92만7,380건 이상을 기록하며 글로벌 패러디 대회에서 2등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NBC가 뽑은 4편의 ‘강남스타일’ 패러디에도 선정되는 등 벜대 스타일이 유명세를 탔다.
이외에 12월 LA에서 진행된 ‘UC버클리 졸업생 송년파티’에서도 벅대 스타일이 상영되기도 했다. KPG는 벜대 스타일로 알아보는 사람들도, 행사 초청도 크게 늘었다.
이같이 인기가 치솟자 매 학기마다 두 번의 공연을 하던 것이 내년 학기에는 세 번으로 늘릴 정도가 됐다. 내년 공연 중 하나가 매년 초 오클랜드 박물관에서 열리는 새해 축제이다.
이제는 동아리 차원을 넘어 프로처럼 잘 춘다는 입소문이 나자 불러주는 곳이 많아졌다는 후문이다.
김군은 안무를 직접 짜서 선보일 정도로 실력이 부쩍 늘기 시작해 지난 4월 ‘KASA(한인학생회) 컬쳐 쇼’에서 창작 무대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이전에는 댄스커버(K-팝 가수 안무를 모방) 위주였는데 자신감을 얻어서 창작 안무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모방이 아닌 우리들의 춤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그 속에서 감동과 감성을 표출해 내도록 하려고요. 팀 멤버들 전원이 춤을 사랑하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쉬지 않고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초반에 KPG 멤버들은 공부만 하는 지루했던 일상에서의 해방구가 필요했고, 춤을 선택했다. 하지만 지금 이들에게 춤은 더 이상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다. 타인과 ‘소통의 창구’가 됐다.
“친구들끼리 모여 공연 준비도 하는 재미에 끌려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사람들에게 좋은 무대와 공연을 선물하고 춤을 통해 기쁨과 희망을 주고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네요.”
KPG는 창작을 하던 모방을 하던 춤에 사용하는 음악은 언제나 가요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타국에 와서도 한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음악을 타민족에게 들려주면서 멋진 춤도 보여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뿌듯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언젠가는 큰 무대에서 KPG가 공연하는 상상을 합니다. 무대 위에 오르기 전 호흡을 가다듬고 멤버 전원이 무대에 오릅니다. 그리곤 이렇게 외치겠죠. 우리가 KPG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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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 한인 혼성 댄스 동아리 KPG의 멤버들이 교내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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