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라스베가스에서는 대규모 시푸드 쇼가 개최됐다. 라스베가스에서 최고로 꼽히는 일식당들과 요식업 관련 업주들을 초대해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는이벤트로, LA에 본사를 둔 대표적 수산물 유통회사인 오션그룹이 마련한 행사였다. 누구보다도 요식업에 관련된 사람이 400여명이나 모이니 북적이는 행사장의 열기가 대단했다. 벤더는 마련된 각자의 부스에서 자사제품을 소개하고, 순서에 따라 단독 제품 홍보기회를 가졌다. 열정적으로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음식관련 종사자들이 모여 식재료 공급업체와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 먹고 경험할 수 있는 유익하고도 흥겨운 이벤트였다.
노부’의 신 쿠도 셰프 시연
부드럽고 섬세한 맛 일품
가주 중북부서 채취 전복
다양한 문양의 김 등 선봬
오션그룹은 고급 참치를 중심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많은 종류의 수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LA의 대표 일식당으로 꼽히는 마쯔히사(Nobu Matsuhisa), 슈거피시 바이 스시 노자와(Sugarfish by Sushi Nozawa), 카츠야(Katsuya) 등을 비롯해 현재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바쁘다는 스시 삼바(Sushi Samba), 옐로테일(Yellowtail) 등 내호라하는 일식당에서 맛보는 고가의 생선은 물론이고, 우리가 마켓에서 구입하는 여러 가지 싱싱한 해산물을 유통하고 있다.
특히 제주 연안의 청정지역에서 과학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양식되고 있는 한국산 광어를 미국에 소개하여 한국 수산물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제주 수협과 제주 대학이 협력해 개발한 친환경 시스템 속에서 생산되어 한 마리마다 품질을 보증하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제주 광어는 품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생산량의 95%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고 한다.
라스베가스 하드 락 호텔에 위치한 ‘노부’의 신 쿠도 셰프가 제주 광어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하루정도 숙성한 광어는 쫄깃함보다는 부드러운 질감과 섬세한 맛이 살아나 일품이었고, 여기에 미소가루, 튀긴 마늘칩, 차이브, 올리브 오일과 유즈소스를 곁들여 간단하면서도 최고로 맛있는 광어요리를 소개했다.
신 쿠도 셰프는 개인적으로는 마구로를 가장 좋아하는데, 미국 내 광어로서는 제주 광어가 가장 맛있다고 그 우수성을 칭찬했다. 노부에서는 제주 광어에 고추장 소스를 곁들인 ‘제주 광어 티라디토’라는 메뉴가 있어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즐겨 먹는 재료들을 구경하고 맛볼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 중북부 해안에 위치한 아발로니 팜(The Abalone Farm)은 자체 브랜드 오션 로즈(Ocean Rose) 전복을 소개했다. 어른 남자 손바닥 만한 1파운드짜리 크기의 전복을 손질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손질 후, 전복을 두드려 부드럽게 한 다음 버터에 구워냈는데 풍미가 대단한 전복의 장점이 그대로 살면서 부드러운 육질을 유지해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다.
집에서도 전복을 두드려서 질감을 부드럽게 한 후에 냉동하면 언제나 맛있는 전복구이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생산량이 줄어 전복 값이 치솟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내후년쯤에는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생선 이용 할리벗 세비체 등‘맛 향연’
■ 시푸드 만찬의 요리들
갖가지 시연과 함께 오션 측에서는 참가자들을 위해 시푸드 만찬을 준비했다. 시푸드 쇼인 만큼 다양한 생선을 사용한 요리를 선보였는데, 제공된 여러 가지 생선요리들을 적어본다.
(1) 할리벗 에스카비체(Halibut escabeche)
구워서 익힌 광어에 당근, 양파, 셀러리, 마늘, 각종 허브, 매운 고추를 화이트 와인과 식초에 익혀낸 요리다.
(2) 할리벗 카르파치오(Halibut carpaccio)
광어회에 파슬리, 파영, 마늘, 화이트와인, 조개주스, 올리브오일로 만든 소스를 곁들였다.
(3) 할리벗 세비체(Halibut ceviche)
광어를 잘라 소금, 후추로 간하고 유즈소스에 재워서 오이, 양파, 실란트로, 토마토와 버무려냈다.
(4) 스파이시 투나 콘
곱게 다진 참치를 깨를 넣어 바삭하게 구운 콘에 담아냈다.
(5) 시어드 투나
참치를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잘라 겉면을 구워서 한입 크기로 자른 단면 위에 양념을 얹어냈다.
(6) 투나 블랙큰 미니타코(Tuna blacken mini taco)
각종 허브와 소금, 후추로 두껍게 양념한 참치를 연기가 날 정도로 뜨겁게 달군 팬에서 구운 후 잘라서 미니코타에 얹어냈다. 로메인 상추와 채소와 살사를 곁들어 냈다.
(7) 알바코어 저키
알바코어 투나를 간장에 하룻저녁 재워두었다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건조기에서 말린 것.
<제주 광어 타르타르와 캐비아>
신선한 회는 연말 모임 메뉴로도 그만이다. 제주 광어는 마켓에서도 구입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이용한 간단한 요리를 알아보자. ‘마쯔히사’ 베벌리힐스에서 소개하는 제주 광어 타르타르 레서피이다.
▶재료 제주 광어 4온스, 양파 곱게 다진 것 1/4작은 술, 곱게 다진 마늘 1/4작은 술, 캐비아, 차이브
<소스 재료> 와사비 1작은 술, 간장 1/2작은 술, 저염 간장 1/2작은 술, 다시국물 2작은 술
▶만들기
1. 소스 재료를 모두 섞어서 와사비 소스를 만든다.
2. 광어는 작게 깍둑썰기 하고, 다진 양파, 마늘과 가볍게 섞는다.
3. 2인치 지름의 틀에 2를 넣어 모양을 만들어 접시에 놓는다.
4. 캐비어를 중간에 올리고 소스를 타르타르 주위에 뿌려 낸다.
크기 줄지 않는 스캘럽으로 요리 시연 인기
일본 식재료 전문회사 이무라야(Imuraya) USA는 요리 후에도 크기가 줄어들지 않는 스캘럽, 튀긴 모찌, 그린티 아이스크림, 레이저로 커팅해 김의 표면에 갖가지 문양을 새겨 넣거나, 스파이더 맨 같은 캐릭터를 그려 넣은 김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본사의 스캘럽을 소개하면서 포장과정에서 불필요한 물이 전혀 주입되지 않은 제품임을 강조했다. 일반적으로는 유통과정에서 스캘럽에 물을 주입해 크기와 무게를 늘리는데, 그것이 요리 후 3분의 1 정도로 크기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요리 시연 후 스캘럽의 크기가 줄어들지 않을 뿐더러 맛과 향이 살아 있는 맛있는 스캘럽을 맛볼 수 있었다.
단팥관련 제품도 소개했는데, 바삭하게 튀긴 모찌, 그린티 아이스크림은 약간의 팥이 들어가 있어 질감을 더하고, 단맛이 지나치지 않으면서 은근히 풍기는 녹차향이 고급스러워 지금껏 맛본 그린티 아이스크림 중 단연 최고의 제품이었다.
아주마(Azuma) 푸드에서는 갖가지 화려한 색으로 염색한 날치와 빙어과의 생선인 카펠린 알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황색 외에도 빨강, 와사비 그린, 유즈 옐로, 블랙, 골드 등 생선 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예쁜 색감을 가졌다. 와사비, 새콤한 시트러스, 스파이시, 할라피뇨, 하바네로 등 색감만큼이나 분명한 여러 가지 맛도 첨가해 눈과 입을 모두 기쁘게 했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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