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행진이 머쓱해지고 있다. 햇님 달님의 꿈은 천생연분으로 가문의 영광이요 행복의 척도가 됐었다. 현실은 동성결혼이나 싱글 맘이 청실홍실의 새 가정문화로 변하고 있다. 혼사(婚事) 배필과 대상, 형식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백악관은 이미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의 기록적인 선거자금이 동성연애자와 독신주의자들로부터 모아져 최고액에 달했다. 낙태 수술은 기승을 부리고 인구는 점차로 줄고 있다.
오바마의 재선 성공으로 ‘다 함께 전진’ 구호 속에 첫 동성결혼 합법화가 가속화 되었다. ‘게이 메리지(Gay Marriage)’는 15년 만에 총 30여개 주와 행정구역으로 확대됐다. 동성결혼 합법안 통과는 메릴랜드, 뉴욕, 캘리포니아, 커네티컷, 아이오와, 뉴햄프셔, 버몬트, 메인, 미네소타, 워싱턴 등지에서 한 남자(또는 여자)와 한 남자(여자)의 결혼이 합법이라는 선언이다. 한국은 ‘동성동본 결혼금지법’이 2005년까지 유지됐었다.
필자도 가까운 지인의 아들, 딸 중매에 나섰다 실패했다. 금년 내 성사될듯한 혼사 후보 가운데서도 복병이 숨겨진 것을 보았다. 신랑 집에 며느리 후보로 핸섬한 남자를 소개할 수 없듯이 신부 집에도 사위 후보로 여자를 안내할 수는 없다. 한국 속담에 ‘중매 서고 뺨 세대 맞는다’ 라는 말이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발가벗은 도시 문화’ 책에는 결혼 행진(웨딩 마치)이 사라져 간다고 지적했다. 단출한 가족들 잔치 내면에도 이런 고민들이 숨겨진다. 동네잔치나 공동체 혼사 같은 열린 예식이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궁색한 예식보다는 축의금이나 선물도 고사해야 하는 억지장단(자식들)에 춤추는 부모들의 잘못이 심각한 듯 하다. ‘엎질러 진 물’에 양보를 미덕으로 숨죽이는 약점(체면)이 안타깝다.
전문직 청춘남녀 일수록 혼사는 늦어지고 있다. 전 미국인들의 결혼 통계도 3년 연속 감소 추세다. 기혼자 비율은 51%(2009)로 매년 줄고 있다. 반대로 독신이나 동거자 수는 증가되고 있다. 이 감소 현상은 교육수준과 연령에 상관없이 통례적으로 나타났다.
가족은 첫 사회조직이며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 단위다. 결혼생활은 많은 인내와 고통이 따르기도 하지만, 독신생활도 즐거움은 없다. 찰스 킹슬리(1819)는 “전쟁에 나갈 때는 한번 기도하고, 항해 나갈 때는 두 번, 결혼할 때는 최소 세 번 기도할 것”을 강조했다.
문제 부모는 흔해도 문제아는 없다. 호화 결혼식 기사(한국일보 8/10/12)는 평균 결혼 경비가 미국에서 2만 7천 달러이고, 한국에서는 18만 4천 달러(약 2억원)라고 보도했다. 예단 준비에 열쇠 몇 개씩 마련해야 하는 풍습은 신부 측 부담이다. 이 경비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비극을 초래하는 일도 생긴다. 불화는 자살, 이혼, 타살, 파산 등의 불행한 비극을 초래한다. 부모의 노후자금이 허례허식으로 낭비된다는 소식이 USA 투데이(8/10/11)가 조사한 1,272명의 독자 설문 조사에서도 나왔다.
검약을 강요하는 미담도 종종 있다. “입던 옷에 수저 두 벌, 요강 하나 마련해 가지고 칼바람 부는 강원도로 시집 간 사람”은 서울시 부시장 딸의 감회(한국, 9/18/12)도 주목을 받았다. 한편 산(山)을 즐기는 양승태 현 대법원장은 최근 두 딸을 출가시켰다. 그의 검소한 생각은 “작금의 결혼예식은 졸부(猝富)현상이다. 화려한 결혼식으로 삶이 빛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 호화 예식을 초래했다. 과시와 낭비는 사회범죄다”라고 지적했다.
고금(古今)에 없는 현재의 결혼 양상이 난세라고 지탄하는 동포 이웃들도 많다. 짝 찾기에는 낭만족, 동성애나 나홀로족, 맞춤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부모 욕심과 품위 유지욕이 경종을 울린다. 시험관 아기로 엉뚱한 DNA라도 효성이라고 받아들인다. 처녀(남자)가 애를 낳고도 할 말이 많은 세상이다.
행복한 결혼은 부모 욕심에서 해방되고, 만남의 광장을 주선하며, 전통과 문화적 정체성을 선도해야 이룰 수 있다. 인생은 연습 없는 공연이다. 남을 의식하는 잔치는 ‘내 집 혼사’가 아니다. 선남선녀(善男善女) 두 사람이 사랑과 존경 속 소중한 주인공으로 축복 속에 희망을 성취하는 것이다. 결혼의 참뜻은 번민 없는 행복이다.
결혼이 두려워 살아보고 나서 가정을 이루는 한인 2세도 늘고 있다. 결과는 출산율만 떨어지고 있다. 지난 25년 만에(1987) 최저치의 출산율만 나타났다. ‘싱글’ 청춘들이 함 잡이를 보내고 맞이하기 전에 ‘처녀는 결혼 전에 울지만 총각은 결혼 후에 운다’는 폴란드 금언을 재고해 볼 만 하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맡겨놓은 선물일 뿐이다. 혼례식장에서 비명소리는 없도록 하자. 부부라는 굴레 속에 불행의 그림자는 없어야 한다. 청춘은 아름다울 뿐이다. (newchallenge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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