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바쁘게 지내다 벌써 11월이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어 지난 달력을 들춰본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이제 한해의 마지막 자락을 여는 추수감사절이 다음 주로 다가왔다. 온 가족 친지들이 모여 지난 일년을 돌아보며 감사할 것들을 기억해 보는 고마운 시간, 터키 먹는 날이다.
1600년대 낯선 땅을 밟은 청교도들의 굶주림과 추위, 죽음과 직결되는 질병의 공포로부터 보호된 ‘축복과 감사’가 식탁 위로 이어져 그 기쁨을 나누는 순간 속에 황금빛으로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터키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상징이다.
터키 구이는 요리법은 단순하지만 바쁜 그날을 위해 장을 보는 수고부터 자잘한 모든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까지 파티 호스트의 머리와 마음은 복잡해지게 마련이다. 리스트를 꼼꼼히 만들어 미리미리 준비해 두면 스트레스와 함께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올해는 일찌감치 그로서리 샤핑을 마쳐두고,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며 준비해 보자.
지금부터 일주일이라는 여유가 있으니 터키부터 마스터 해보자. 요리 초보도 읽고 기억만 해두면 두려울 것이 하나 없는 ‘터키 매뉴얼’을 소개한다. 구입과 준비, 맛을 보장하는 염지법, 기본 오븐 로스트 레서피 등을 알아보자.
’녹여서’ 소금, 설탕물에 담가 해동
’바르고’ 겉,속에 양념, 버터 골고루
’굽는다’ 속의 온도 165도 될 때까지
터키 구입과 준비
1. 프리 레인지(free range), 오개닉(organic) 터키를 구입하면 잡냄새가 덜한 맛있는 터키를 구울 수 있다.
2. 어른 1명 당 1파운드로 계산해서 구입하면 아이들까지 먹고, 레프트오버가 생기는 양이 된다. 레프트오버를 원치 않으면 최대한 작은 것을 구입하면 된다.
3. 냉동 터키를 구입한다면 이틀 정도 걸리는 해동시간을 미리 계산해 둔다. 완전히 해동되면 기본양념도 전날 밤에 해두면 좋다.
4. 염지를 원할 때, 염지는 보통 72시간이 걸리는 것을 계산한다.
5. 오븐에 넣기 1시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둔다. 터키의 속까지 차가운 기운이 가시면 더 빠르고 맛있게 구울 수 있다. 속까지 잘 익은 맛있는 터키 요리는 완벽한 해동, 염지, 냉장고에 미리 1시간 꺼내두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 속에 스터핑을 채운 터키는 일반적으로 1시간 정도의 쿠킹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을 알아둔다. 스터핑이 차가우면 당연히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스터핑을 바로 만들어서 따뜻할 때 넣으면 시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7. 바삭하고 윤기 흐르는 껍질을 위해서는 최소 20분은 425~475도의 높은 온도로 껍질을 익히고, 후에 온도를 350~325도로 낮춰서 굽는다.
8. 일단 터키가 오븐에 들어가고 나면 자주 오븐 문을 열어보지 않는다. 문을 열고 들여다볼 때마다 열기가 빠져나가 속까지 고루 익는 것을 방해한다.
9. 전자온도계를 구입해 터키의 가장 깊은 부분에 꽂아두면 오븐 문을 자주 열지 않아도 온도를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10. 굽고 나서 식히는 시간도 필요하다. 오븐에서 꺼낸 후 30분~1시간 정도 호일을 덮어서 충분히 식힌 후, 먹기 좋게 잘라낸다. 이 시간을 거쳐야 촉촉한 터키를 맛볼 수 있다.
‘72시간 염지’맛 걱정 없어
<간단한 염지법> 소금·설탕물에 담가 염지(brine)한 후 요리하면 터키 맛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가장 기본적인 가금류 조리법으로 시간만 충분히 계산하고, 냉장고 공간이 확보되면 전혀 어렵지 않다.
▶재료 12~16파운드 터키, 소금 3/4컵+2큰 술, 설탕 3/4컵, 당근 1개(깍둑 썬 것), 셀러리 깍둑썬 것 1/4컵, 타임 줄기 큰 것 2개, 월계수 잎 2장, 통후추 1큰 술, 레드페퍼 플레이크 1/2작은 술, 펜넬 씨(fennel seed) 1/4작은 술
▶염지하기
1. 16쿼터 크기의 냄비에 소금, 설탕과 물 4컵을 넣어 끓인다. 소금과 설탕이 모두 녹을 때까지 젓는다.
2. 불을 끄고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는다. 냉장고에 넣어서 완전히 차갑게 식히고, 물 6쿼터를 붓고 터키를 넣는다.
3. 뚜껑을 덮어서 72시간 냉장고에서 보관한다.
<전통적인 허브 로스트 터키>
▶재료 12~14파운드 터키(냉장고에서 꺼내 상온에서 1시간 둔 것), 소금 3큰 술, 후추 1 1/2큰 술, 무염 버터 6큰 술(상온에 두어 부드러운 것), 레몬 껍질 곱게 간 것 1큰술, 로즈마리 곱게 다진 것 1큰 술, 세이지 곱게 다진 것 1큰 술, 타임 곱게 다진 것 1큰 술, 중간 크기 양파 1개 4등분 한 것, 오렌지 1개 등분 한 것, 레몬 1개 4등분 한 것
▶만들기
1. 오븐은 450도로 예열한다.
2. 로스팅 팬 위에 랙을 얹어 설치해 둔다. 터키를 페이퍼타월로 물기 없이 닦고 염지하지 않았다면 소금과 후추를 뿌려서 겉과 속을 고루 문지른다. 터키를 랙 위에 얹는다.
3. 버터, 레몬 껍질 간 것, 로즈마리, 세이지, 타임 다진 것을 보울에 넣고 포크로 으깨 섞어 허브 버터를 만든다. 허브 버터를 터키에 고루 문지른다.
4. 양파, 오렌지, 레몬을 터키 속에 채워 넣는다. 날개를 등 뒤쪽으로 돌려 고정시킨다.
5. 팬에 4컵의 물을 붓고 오븐에 넣어 30분 익힌다. 30분이 지나면 온도를 325도로 낮춘다.
6. 30분마다 팬에 떨어진 주스를 터키에 뿌려가면서 굽는다. 팬의 수분이 1/4인치 깊이로 항상 남아 있도록 하고 모자라면 물을 더해준다.
7. 껍질이 너무 짙은 색으로 변하는 듯 보이면 쿠킹호일을 덮어주면 된다.
8. 2시간40분 정도 지나서 온도계를 터키의 가장 두꺼운 부분(주로 다리와 몸통 연결 부분에서 몸통 쪽으로 꽂으면 된다)에 뼈가 닿지 않을 만큼의 깊이로 찔러서 온도를 확인한다. 165도가 되면 다 익은 것이다. 온도계를 뺄 때 육즙이 분홍색의 핏기 없이 맑은 색으로 흘러나오면 다 된 것이다.
9. 터키를 오븐에서 꺼내 접시에 옮겨 담고 쿠킹호일로 덮어 1시간 정도 두었다가 잘라낸다.
어른 1인당 1파운드 구입 적당
<심플 로스트 터키>
▶재료 2~14파운드 터키(냉장고에서 꺼내 상온에서 1시간 둔 것), 소금 3큰 술, 후추 1 1/2컵, 중간 크기 양파 1개(4등분 한 것), 셀러리 줄기 2개(작게 깍둑 썬 것), 무염 버터 6큰 술(상온에 두어 부드러운 것), 간장 3큰 술, 미린 1큰 술, 로즈마리 줄기 3개
▶만들기
1. 오븐은 450도로 예열한다.
2. 로스팅 팬 위에 랙을 얹어 설치한다. 4컵의 물을 팬에 붓는다.
3. 터키를 페이퍼타월로 물기 없이 닦고 날개를 등 뒤쪽으로 돌려놓아 고정시킨다. 염지하지 않았다면 소금을 뿌려 터키의 겉과 속을 고루 문지른다.
4. 터키를 랙 위에 놓고, 후추를 겉과 속에 고루 뿌린다. 양파와 셀러리를 터키 속에 넣는다.
5. 3큰 술의 버터를 터키 겉에 고루 문지른다. 예열된 오븐에 넣어 30분 굽는다.
6. 그동안 나머지 버터, 간장, 미린을 작은 소스 팬에 넣고 중간불로 가열해 녹인다. 버터가 완전히 녹으면 로즈마리를 넣고 뚜껑을 덮어 따뜻하게 둔다.
7. 오븐 온도를 325도로 낮추고, 30분마다 팬에 떨어진 주스를 터키 위에 뿌려가면서 굽는다.
8. 온도를 낮추고 첫 30분이 지났을 때 버터 간장 소스를 겉면에 고루 바른다.
9. 30분에 한 번씩 소스를 덧발라 준다.
10. 껍질의 색이 너무 짙게 변하면 쿠킹호일로 덮어준다. 이 과정부터 완성까지는 위의 허브 로스트 터키와 같다.
그레이비 직접 만들면“맛이 달라져”
<애플 사이더 그레이비 만들기>
터키 육수와 루(roux, 버터와 밀가루를 볶아 만드는 소스나 수프 베이스)만 미리 준비되어 있다면 터키를 굽고 나서 식는 동안 단 10분 만에 만들 수 있다. 직접 만든 그레이비는 포켓에 든 가루 같은 시판제품과 비교할 수 없이 고급스러운 맛을 내기 때문에 직접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히 맛있게 구워지지 않은 터키도 그레이비만 훌륭하면 잘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보자. 애플 사이더 대신 화이트 와인 1 1/2컵 또는 우스터셰어 소스 1 1/2 큰 술+간장 1큰 술을 넣으면 다른 맛의 그레이비를 만들 수 있다.
▶재료 버터 1/2스틱, 밀가루 1/3컵, 터키 육수(집에서 만들거나 시판용도 괜찮다) 6컵, 터키 요리 후 팬에 고인 양념 1컵, 애플 사이더 1컵, 소금과 후추
▶만들기
1. 팬에 버터를 녹이고 밀가루를 넣어 볶는다.
2. 불을 낮추고 밀가루가 타지 않으면서 황금빛이 돌도록 천천히 볶는다(이 과정은 이틀 전에 완성해도 된다).
3. 터키가 완성되면 식히는 동안 팬에 떨어진 양념을 나무 주걱으로 긁어내어 1컵 정도를 덜어낸다. 육수 6컵과 함께 냄비에서 끓이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애플 사이더를 넣고 다시 한 번 끓인다.
4. 2에 3을 천천히 부으면서 저어 걸쭉한 질감의 그레이비를 만든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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