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탉과 달걀
▶ cage free… organic… free range…
미국의 암탉 한 마리는 연 평균 250개의 달걀을 낳고, 미국인은 연 평균 248개(달걀 176개, 달걀 가공식품 76개)의 달걀을 먹는다.
마켓에서 달걀을 구입하고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이 땅 어느 농가에서 우리에게 맛있는 달걀을 낳아주는 암탉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직접 키우고 있지는 않지만 내게 매일 달걀을 제공하는 암탉이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며 알을 낳는지 궁금한 것은 달걀 소비지로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반 달걀 - 움직이기 힘든 공간서 학대 사육
케이지 프리 - 닭장만 없을뿐 좁은 공간 마찬가지
프리 레인지 - 자연 방목… 유전조작 사료로 키워
오개닉 - 방목 관계없이 유기농 사료 먹여
직접 키우지 않아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암탉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방목(free range) 유기농(organic) 달걀을 구입하는 것. 일반 달걀보다는 2달러에서 많게는 4달러까지 비싼 가격을 받는 달걀을 구입하면 커피 한 잔 정도의 값으로 꽤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유기농 달걀을 생산하는 농가를 직접적으로 돕고, 지원할 수 있으며, 내 암탉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줌과 동시에 우리는 가장 이상적인 달걀을 지속적으로 먹을 수 있게 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를 따진다면 오늘의 답은 닭이다. 건강한 닭이 좋은 달걀을 낳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닭의 가장 자연스러운 생태환경은 마당을 바쁘게 돌아다니고, 날갯짓을 해 푸드덕거리며 뛰기도 하고, 모래 속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놀거나 나무 그늘에서 쉬는 것이다. 닭은 부지런히 부리로 흙을 쪼아 곡식을 골라내 먹고, 온갖 벌레와 곤충을 잡아먹는 잡식성 동물이다.
아침에는 좋아하는 일정한 장소에서 알을 낳는다. 한 세기 전의 달걀은 일반적으로 연 평균 100개 정도의 알을 낳았다. 그러나 오늘 날의 암탉은 더 많은 달걀을 얻기 위해 공장식 시스템 속에서 길러지고 있다. 미국 내 암탉이 어떻게 사육되는지 알아보자.
*일반 달걀-A4 용지보다도 작은 사방 8½인치의 정사각형이 닭 한 마리에게 평생 허락된 공간이며, 그 속에서 한 발짝도 움직여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화 후 자연적으로 6개월이 걸려 성장하는 것을 12주로 줄이고, 닭 가슴살의 수요가 폭등하자 가슴살이 거대해지도록 종자를 계량했다. 비대해진 몸에 비해 내장기관과 뼈의 성장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걸린 채로 평생(평생이라 해봐야 12주가 고작) 한 발짝도 걷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땅을 쪼아 먹이를 찾는 뛰어난 감각기관인 부리는 이미 병아리 때 잘려나간다. 미국 내 95%의 닭, 2억2,600만마리의 암탉이 학대 속에서 길러지고 있는 것이다.
*케이지 프리(cage free)-케이지 프리는 닭장 속에 갇혀 있지 않은 닭을 상상하게 마련이지만, 사실 별 의미가 없다. 닭장이 없을 뿐 닭은 8½×11인치의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 농장에 따라 알을 낳는 둥지가 제공되거나 날개를 조금 펼 수 있는 정도의 환경이 제공되기는 하지만 매우 드물다. 햇빛이 차단된 헛간에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은 일반 닭과 똑같다.
*프리 레인지(free range)-방목해 키운 닭을 말한다. 그러나 하루 중 몇 시간을 자연 속에서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는지는 알 수 없고 법적인 제재도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충분한 땅을 확보하고, 풀과 나무가 있는 환경에서 자연스러운 방목을 실천하고 있는 농가라면 닭에게는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 제공된다고 봐도 된다. 단 사료는 유기농이 아닌 유전자 조작 옥수수와 콩을 먹일 확률이 높다.
*오개닉(organic)-닭에게 유기농 사료를 먹인다는 뜻이다. 방목(free range)이 아닌 경우도 많으며, 사육 환경과는 상관이 없이 유기농 사료를 먹여 키운 닭에게서 얻은 달걀은 유기농 마크를 달 수 있다. 제품을 구입할 때, 유기농 인증 마크와 방목 문구를 확인하고, 항생제와 성장 호르몬을 투여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오늘날 마켓 제품 중에는 가장 좋은 달걀을 구입했다고 할 수 있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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