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가족여행으로 베트남의 호치민시티를 방문했다.
호치민시티(사이공)는 수도인 하노이보다 관광객을 위한 각종 부대시설이 발달되어 있고, 남북으로 좁고 길다란 형상을 한 베트남 전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의 메카이다.
5스타 호텔에서 두 명이 코스런치를 먹어도 25~30달러 선에 해결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은 최고급 수준으로 원하는 만큼 맛볼 수 있다. 국제적인 5스타 호텔부터 대형 식당, 아는 사람만 간다는 작은 고급식당 등 선택의 폭이 넓은 곳이다.
사이공‘해프 데이 고메 투어’
재래시장 구경, 향신료 맛봐
일주일 동안 머무르면서 현지에서의 쿠킹 클래스에 참석하는 경험도 했는데 베트남 여행 기회가 있다면 반나절이 소요되는 쿠킹 클래스에 꼭 참석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검색해 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예약하면 되는데, 가격도 30~45달러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기자가 선택한 것은 사이공 쿠킹 클래스(www.saigoncookingclass.com)의 ‘해프 데이 고메 투어’. 영어를 사용하는 셰프와 함께 재래시장을 구경하고, 요리할 식재료를 함께 구입한 다음 택시를 타고 쿠킹 클래스와 식당이 함께 있는 장소로 이동해 베트남 요리 3가지를 직접 만드는 코스였다. 아이도 동행할 수 있고, 10달러 정도의 요금을 내면 3가지 코스의 어린이 메뉴 식사가 제공된다. 기자의 아들도 참가해 재미있고 맛있는 시간을 보냈던 쿠킹 클래스 투어를 소개한다.
아침 9시께 시내의 가장 큰 시장인 반탄마켓 앞에서 셰프와 쿠킹 클래스 직원과 만났다. 여러 나라에서 방문한 관광객들 12명 정도가 모였다.
재래시장에서 신기한 식재료들을 구경하고 설명도 들었다. 선명한 색감의 싱싱한 채소와 과일이 즐비하고, 냉장시설 없이 생선과 각종 해산물,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국화인 연꽃은 뿌리부터, 줄기, 잎, 꽃잎, 씨까지 모두 요리에 사용해 먹는다고 했다. 단단하고 아삭한 흰 가지, 불타는 듯한 형상을 한 드레곤 프룻, 다양한 버섯, 생선 냄새가 심하게 나는 허브인 피시리프 등이 신기했다.
유명한 베트남 커피도 종류별로 냄새를 맡아보고 구입할 수 있고, 각종 향신료를 손질해서 파는 가게에서 갖가지 허브를 모두 맛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두세 명이 앉아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는 식당도 있어 그들이 먹고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장에서의 일정을 마치면 두 대의 택시에 나눠 타고 쿠킹 클래스 스튜디오로 이동한다. 샴페인이나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면 재료가 준비되어 클래스가 시작된다. 쿠킹 클래스에서 배운 세 가지 베트남 요리의 레서피는 다음과 같다.
*숯불구이 쇠고기를 얹은 샐러드
▶쇠고기 재료(4인분): 안심 150g, 레몬그라스(lemongrass) 다진 것 10g(없으면 생강으로 대체), 마늘 다진 것 5g, 후추 약간, 베지터블 오일 20ml
▶만들기1
1. 모든 재료를 섞어서 쇠고기를 양념한다.
2. 20분 정도 두었다가 숯불에 구워서 식힌 후 3~4cm 길이로 먹기 좋게 썰어둔다.
▶샐러드 재료: 레몬그라스 다진 것 15g, 금귤 2개, 흰 가지 80g 납작하게 썰기(없으면 무로 대체), 무순 100g, 스프링 믹스 채썬 것 100g
▶샐러드드레싱(Sticky fish sauce dressing)
재료: 라임이나 레몬즙 4큰 술, 설탕 4큰 술, 피시소스 4큰 술, 다진 마늘 2작은 술, 붉은 고추 다진 것 2작은 술
▶만들기2
1. 샐러드드레싱 재료를 섞어서 스티키 피시소스 드레싱을 만들어 둔다. 재료의 양을 조절해 입맛에 맞도록 가감하면 된다.
2. 샐러드 재료를 모두 섞어서 드레싱을 적당히 뿌려 간을 맞추고 구워서 식혀둔 쇠고기 안심을 얹어낸다.
짠맛 내는데는 피시소스‘느억맘’두루 사용
*두부 토마토 달걀 수프
▶재료(4인분): 물 1.5리터, 토마토 큰 것 1개, 두부 200g, 달걀 1개 풀어두기, 중국 부추 120g, 파 120g, 피시소스 4큰 술, 소금 1작은 술, 후추 1작은 술, 쿠킹오일 2큰 술
▶만들기
1. 파와 부추는 3cm 길이로 썬다. 두부는 깍둑 썬다. 토마토는 8등분 정도로 자르고 할 수 있으면 껍질을 잘라낸다. 작게 자르면 요리 후 흔적 없이 사라지므로 크게 썰어도 된다.
2. 냄비에 오일을 두르고 중간불로 가열하여 파의 흰 부분을 넣고 볶아 향을 내고 토마토를 넣어 함께 볶는다.
3. 토마토가 붉은색을 퍼트리며 볶아지면 물을 붓고 두부를 넣고 센 불로 가열해 끓인다.
4.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나머지 파와 중국 부추를 넣고 피시소스와 후추로 간한다. 불을 낮춰 2분 정도 더 끓인다.
5. 풀어둔 달걀을 넣고 불에서 내린다. 간을 보고 소금으로 가감한다.
*베트남 스타일 쌀가루 팬케익
모든 재료는 팬케익과 속 재료가 총 4개의 팬케익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레서피는 한 개의 팬케익을 만드는 설명이므로 속 재료도 전체양의 1/4를 사용하면 된다. 예로 새우는 한 팬케익당 3마리만 사용하면 된다.
▶디핑소스 재료(4인분): 피시소스 4큰 술, 물 8큰 술, 라임주스 4큰 술, 설탕 4큰 술, 중간 정도 맵기의 고추 다진 것 2작은 술, 마늘 다진 것 2작은 술
▶만들기1
1. 모든 재료를 고루 섞고, 입맛에 맛도록 가감한다.
▶팬케익 반죽재료: 쌀가루 130g, 강황가루 2.5작은 술, 소금 1작은 술, 코코넛 밀크 300ml, 잔 파 4개 송송 썬 것
▶팬케익 속재료: 양파 채썬 것 80g, 얇은 삼겹살 2줄 2cm 길이로 썬 것, 새우 12개, 피시소스 4작은 술, 불려서 찐 녹두 100g, 숙주 200g, 쿠킹 오일 2~3큰 술
▶곁들이는 채소: 겨자잎 8장, 상추 8장, 시소나 깻잎 약간, 민트 약간씩
▶만들기2
1. 쌀가루, 강황, 소금을 먼저 고루 섞고, 코코넛 밀크를 넣어 잘 섞는다.
2. 잔 파 송송 썬 것을 넣고 섞어 반죽을 만들어 둔다.
3. 웍을 중간 불에서 뜨겁게 달군다. 쿠킹오일을 두른 후, 양파, 새우, 삼겹살을 넣고 반 정도 익으면 1큰 술의 피시 소스로 간하여 완전히 익힌다. 접시에 덜어둔다
4. 웍을 페이퍼 타월로 깨끗이 닦아내고, 다시 웍을 가열하고 기름을 두른다. 1인분 양의 팬케익 반죽을 덜어 담고, 웍을 돌려가면서 반죽이 얇게 퍼지도록 한다.
5. 불을 낮추고 반죽이 익으면서 가장자리 부분이 들려 올라올 때까지 기다린다. 이때 불 조절을 잘하는 것이 관건이고, 반죽이 타지 않도록 주의하면 된다. 약 5분 정도 걸린다.
6. 반죽의 가장자리가 바싹 말라 들려 올라오기 시작하면 익혀두었던 속 재료와 숙주를 넣고 반죽을 반으로 접어 접시에 옮겨 담는다.
7. 디핑소스와 곁들이는 채소를 함께 낸다. 팬케익을 잘라 쌈에 싸서 디핑소스에 찍어 먹는다.
곡물·채소가 주식… 월남국수는 거리 음식
<베트남의 음식 문화>
베트남은 전통적인 농경사회로 곡류와 채소가 주식이며, 긴 해안선을 따라가는 해안지방은 전형적인 어촌사회다.
생선과 해산물을 비롯한 곡물과 채소를 주식으로 조리는 가볍게 하여 날 것으로도 많이 섭취하는 편이며 젓갈류가 발달해 여기서 생산된 피시소스는 베트남의 가장 기본적인 양념이다. 산간지방은 유목사회로 유제품과 말린 육포 등 저장음식도 많다. 소, 돼지, 닭을 고루 먹고, 염소고기도 많이 먹는 재료 중의 하나이다.
역사 속 수많은 외침이 있었고, 중국과 프랑스의 식민지배 영향에 따라 음식에도 많은 흔적이 남아 있다. 중국식 음식은 보편화되어 있고, 프랑스식 파테, 바게트(반미 샌드위치), 페이스트리 등이 무척 맛있다.
베트남 북부는 아열대, 남부는 열대지방에 속해 덥고 습한 기후에 땀을 많이 흘릴 수밖에 없어 음식이 대체로 짜고 달고 시다. 짠맛은 주로 피시소스인 느억맘(nuoc mam)으로 하는데 이것이 안 들어간 음식이 없을 정도다. 제품에 생선 함량이 표시되어 있고 숫자가 높을수록 좋은 제품이다.
우리가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월남국수는 대표적 거리 음식인데, 아침식사로 출근길에 서서 먹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도 들어와 있는 국수 전문점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먹거리가 너무 많아 찾게 되지 않았다.
음식의 양념이 시고, 맵고, 짜면서도 경쾌하고 가벼운 느낌을 주고, 생 채소를 그냥 먹는 것이 건강식과 같은 기분이 들어 미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객 주의사항>
베트남에서 여행객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은 물과 얼음이다. 물은 석회질이 많고 물맛이 좋지 않아 병물을 주문해 마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주로 ‘라비’(Lavie), ‘아쿠아피나’(Aquafina) 브랜드의 물을 시키면 된다. 얼음은 깨끗하지 않은 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라니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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