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의 긴장과 설렘이 좋다. 운동 경기는 순수하다. 해외 한인동포는 올림픽 경기를 보며 한데 뭉치며 애국심을 확인했다.
수 만명의 국제 선수들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이를 위해 분투하는 것이고,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참가 그 자체에 있다. 선수의 본질은 정복이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다”라고 선서했다. 이런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찾는다면 초라할 뿐이다. 그 이유는 올림픽 경기정신이 ‘더 빨리, 더 높게, 더 강하게’ 이기 때문이다. 선의의 투쟁을 강조하는 신사도(紳士道)와 무사도(武士道)의 정직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五輪旗)는 오대양을 대표하는 파랑, 노랑, 검정, 초록, 빨강 고리가 흰색 바탕에 그려져 있다. 1914년에 채택되어 1920년 하계 올림픽부터 사용돼 왔다.
한국선수 총 245명은 22개 종목에서 민족사의 영원한 기록을 남겼다. 김수지 선수(14세)는 다이빙서 뛰었고, 윤경신(39)은 핸드볼로 멋진 체육인의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 역도 백전노장 장미란(29)은 서울을 출발하면서 골반, 허리, 어깨 등 부상을 우려하는 소리에 “제가 한 물 갔다고요? 저는 영원한 올림피언 입니다!”라고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최선을 다했으나 참패하는 순간 바벨을 손바닥으로 토닥이며 손을 대 키스하고 퇴장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15년을 함께 땀 흘린 바벨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였고 감사의 표시였다. 장 선수는 “역기를 사랑한 이유는 역도는 정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에 거주중인 올림픽 대선배 김해남 시인도 장 선수는 국위선양에 공로가 많고 세계 신기록을 갖고 있다며 이번 올림픽에서의 노메달을 아쉬워했다.
김 시인은 본래 올림픽에 네 번(헬싱키대회, 멜버른 대회, 로마 대회, 도쿄 대회)이나 참가한 60년대 한국의 국민 영웅이었다. 김 시인은 첫 시집 ‘이 풍진 세상’을 발행(2010)하면서 ‘조국 산천’이라는 시에서 “모진 바람 속에/지켜 온 조국 산천/갈대 울음소리만/두 손 모아 불어 봐도...‘라며 시심이란 신의 음성일 뿐 이라고 갈파했다. 그는 평안북도 영변 출생으로 1946년 월남한 후 1973년 도미했다.
완벽한 기계체조 점수로 금메달을 목에 건 양학선(20)선수도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을 주었다. 우승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부모님의 좋은 꿈으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저의 소원은 소박한 집을 지어 부모님을 모시는 일 입니다”라고 했다.
부모는 현재 전북 고창 논바닥 비닐하우스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다. 어머니는 공장 일을, 아버지는 미장이 일을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양 선수는 태릉선수촌에서 하루에 4만원씩 나오는 훈련비를 아껴 매달 80만원씩 부모님께 보내는 효자였다.
한국 축구는 준결승전에서 비록 브라질에 3대0으로 패하긴 했어도 사상 첫 올림픽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고 10일 오후 2시45분(미국 동부시간 기준)동메달을 두고 일본과 한 판 경기를 펼친다. 모쪼록 한국이 일본을 꺾고 숙원 하던 동메달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
중국 ‘꼼수’에 넘어간 한국 배드민턴 복식조의 실격은 충격이다. 세계 배드민턴 연맹 규정에 따라 “경기 중에 서비스를 네트에 꽂거나 심지어 바깥으로 날렸고, 일부러 스매싱을 멀리 보내는 불성실한 경기를 펼쳤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져주기 시합은 불명예였고, 한국의 ‘문화성숙’은 무너졌다. 수습 과정에서 감독과 코치의 거친 몸싸움도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가 실격 위기에 처했을 때 또 금을 놓치고 은메달을 걸었을 때도, 처음 출전한 1500미터에서 4위를 차지했을 때도 온 국민이 “태환아 울지 마, 넌 금메달이야”라고 위로하고 응원했다.
진종오는 사격 공기총에서 금메달을 딴 후 “공부를 하던, 사격을 하던 성공은 자기만족이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신력의 챔피언은 영원히 빛 난다.
인류역사는 투쟁으로 얼룩졌다. 승리는 죄악시 하면서 정복은 통쾌해 한다. ‘잘 싸우는 정신’이라야만 금메달 가치를 발휘한다. 올림픽 정신이 이념 투쟁으로 미화될 수 있을까. 평화정신의 배반에 인류는 농락당하고 경기정신에 분투와 투쟁이 농간을 부린다.
종교 분쟁과 인종 차별이 난무한다. 영광스러워야 할 런던 올림픽도 상처뿐인 인간 탐욕의 투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경제발전의 잣대만이 경기 경쟁력으로 평가된다면 평화와 화합을 이룬다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
다음 하계(夏季) 올림픽이 2016년 브라질 리오데자이로에서 열린다. 그동안 인류사회도 더 생산적으로 밝아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는다. 지구상의 모든 전쟁과 분쟁이 종식되고, 모두가 얼싸안고 반기는 국제사회를 기대한다.
(newchallenge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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