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로부터 ‘탐캣’이라 불리며 사이좋게 지내던 할리웃의 수퍼스타 탐 크루즈(50)와 그의 아내로 B급 배우인 케이티 홈즈(33)가 갈라서게 됐다. 불과 6년 전만 해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 카우치 위에서 방방 뛰면서 “나는 케이티를 사랑한다”고 오두방정을 떨던 크루즈와 홈즈의 이혼은 결국 또 하나의 할리웃 스타의 이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둘의 이혼이 할리웃 스타들의 백년해로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새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다.
할리웃 스타들이 서로 짝을 갈아 치우는 것은 마치 양말 갈아 신듯 하는 일이어서 나는 어느덧 스타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저 사람은 또 언제 이혼할 것인가’하고 염려(?)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혼문제 전문가들은 스타들의 이혼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서로 자주 떨어져 있는 것을 꼽는다. 부부란 함께 살면서 성장해야 하는 것인데 영화 스케줄로 자주 떨어져 있다 보니 서로 외톨이가 되면서 자연 한눈도 팔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 한눈을 팔게 되는 대상은 십중팔구가 영화의 공연 배우. 제6대 제임스 본드인 대니얼 크레이그와 약혼자(‘블랙 스완’의 감독 대런 아노프스키)가 있는 레이철 바이스가 얼마 전 전격 결혼을 한 것도 둘이 ‘드림 하우스’를 찍으면서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홈즈가 이혼장을 낸 이유는 현재로선 표면상 딸 수리(6)를 크루즈가 믿는 종교인 사이언톨로지(존 트라볼타도 신자다)에 물들지 않게 하려는 의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홈즈는 수리를 혼자 키우겠다고 소장에서 요구했다. 크루즈는 사이언톨로지의 열렬한 신자이자 리더로 그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니콜 키드만도 이로 인해 굉장히 애를 먹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크루즈와 홈즈의 이혼소송의 가장 큰 쟁점은 바로 수리의 양육권 문제로 역시 딸을 극진히 사랑하는 크루즈가 홈즈의 단독 양육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이 문제를 놓고 사이언톨로지가 전면에 부각될 여지가 많다.
크루즈가 이혼소송을 당하면서 이것이 그의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놓고 현재 매스컴은 온갖 추측들을 하고 있다.
크루즈는 과거 키드만과의 시끌벅적한 이혼과 윈프리 쇼에서의 해프닝 그리고 산후 후유증 때문에 처방약을 먹은 브룩 쉴즈에 대한 공개적 비난(후에 사과했다) 및 사리언톨로지에 관련된 말과 행동 등으로 인해 한동안 영화계와 팬들의 외면을 받았었다.
그러나 작품 선택과 자기 이미지 관리에 교활할 정도로 주도면밀한 그는 그 후 자기 이미지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세계적으로 빅히트한 ‘미션: 임파서블 IV’로 수퍼스타 자리로 되돌아 왔었다. 오뚝이 같은 인물로 지난 1980년대 수퍼스타가 돼 아직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는 크루즈 하나뿐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할리웃 명사들의 또 하나의 이혼이 그의 이미지나 흥행에 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혼소송이 수리의 양육권 문제를 놓고 지저분한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사이언톨로지와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은 크루즈의 면모가 드러나게 되면 문제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크루즈의 다음 영화는 오는 12월21일에 개봉될 액션 스릴러 ‘잭 리처’로 그는 현재 공상과학 스릴러 ‘망각’을 찍고 있으며 그 다음 작은 역시 스릴러로 에밀리 블런트와 나오는 ‘올 유 니드 이즈 킬’. 과연 이혼소송 중에 개봉될 ‘잭 리처’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어떨는지 궁금하다.
나는 크루즈를 인터뷰 차 몇 번 만났지만 그에 대해 별로 호감을 느끼지 못했다. 지나치게 몸을 도사리는 스타일로 사람 좋고 말 잘하는 조지 클루니와는 정반대형이다. 정치적이나 심각한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하는데 말도 썩 잘하는 편이 못 된다.
그런데 홈즈도 크루즈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역시 경직될 정도로 몸을 도사리는 사람으로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아예 회피하기까지 하는데 인터뷰에 바디가드까지 동반하고 나온다. 지난해에 뉴욕에서 가진 ‘어두움을 두려워 말아라’의 인터뷰 때 어머니로서의 역할과 종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의 홍보인과 바디가드까지 합세해 “영화에 관해서만 물어 달라”며 질문을 막았다.
홈즈는 로봇 같은 표정에 몸이 굳어버린 자세로 인터뷰에 응했는데 크루즈의 큰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홈즈는 그 때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과연 사랑하던 남편 크루즈를 잃어버리는 지금 홈즈는 얼마나 두려움에 떨고 있을까.
크루즈와 홈즈는 헤어지겠지만 둘은 다시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 잘 살 것이다. 그들이 새 짝과 언제 또 다시 헤어지게 될 것인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지만.
<편집위원/ hipark@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