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 단독표기는 말도 안 되는 억지로써 우리가 현재 100보를 양보하면서 촉구하고 있는 ‘동해-일본해’ 병기촉구가 관철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또 역사적으로 ‘조선해’‘Sea of Korea’‘East Sea’라는 근거자료나 1700년대 말의 지도만으로도 입증하고 남는 일인데 왜 구차하게 일본해와 동해를 함께 표기하자고 촉구 하느냐며 볼멘 소리를 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아왔다.
서명 받는 현장에서 소상히 설명할 수 없었던 아쉬움이 크기도 했지만 필자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잘못 인식하고 있는 국제수로기구(IHO: 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의 성격과 그 역사적 배경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국제수로기구의 탄생 경로와 ‘일본해’로 바뀐 경위 그리고 정서를 살펴보겠다.
오늘날 국제수로기구(IHO) 84개 회원국의 정서는 한 마디로 ‘한국과 일본의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8월에는 미국과 영국이 ‘Sea of Japan(일본해)’단독표기가 옳다고 공식 적인 입장표명을 함으로써 오는 4월 모나코 총회에서의 ‘동해/일본해’ 병기에 대한 한국의 요청이 관철될 확률은 그리 높아 보이지를 않는다는 게 심각한 고민거리다.
그래서 단 한 명의 서명이라도 더 받아 회원국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로서의 보탬이 되고자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것이다.
국제수로기구(IHO)는 우리나라가 일제의 압제에 신음하던 식민치하에서 3.1독립만세를 부르며 독립선언문을 세계만방을 향해 토해내던 1919년에 세계 20개국이 영국에 모여 국제수로 회의를 열었는데 이것이 곧 국제수로기구의 모태이며 2년 뒤인 1921년에는 모나코에 본부를 두고 이 기구가 정식 출범을 하였던 것이다
이는 그 태생 자체가 우리 입장에서는 사생아에 다름 아니다.
즉 주권을 상실하고 국가로서의 기능이 허용되지 않은 시기에 출범함으로써 동참의 근거나 기회의 여지가 전무했으며 설상가상으로 이 기구에서는 1929년에 <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책자를 만들었는데 이 때에 일본은 ‘동해’를 ‘일본해’로 바꾸어 등록하고 발간하게 만듦으로써 우리에게는 씻지 못할 역사왜곡이요 통한의 기록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이어 1953년에 간행 된 제3판 개정판은 세계지도의 표준이 된 것으로 세계지도의 ‘일본해’ 표기가 공식화 되는 근간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1953년 당시의 한국은 광복으로 주권이 회복되었다고는 하나 55만여 명의 사망자와 240만명의 피난민과 10만여 명의 전쟁고아가 발생한 6.25의 참변을 겪었으며 7월 27일 겨우 휴전협정이 체결 되었던 바로 그 해였음을 상기하기를 바란다.
국가적 수난의 시기에 열린 국제회의에 우리 한국은 대표단을 파견하거나 국제정세를 파악할 여력이 없었고, 이렇게 한 번 뒤틀려버린 진실은 시간의 덮개 속에 자꾸만 묻혀가고 있었다.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 역사 속의 동해가, 애국가 속의 그 동해라는 방주는 돌아올 길을 잃고 방황해왔음을 자각하며 통탄한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하는 오늘부터 국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총력을 기울인다면 우리 동해의 원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마르고 닳도록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되는 애국가를 부르게 되리라.
일본해로 되면 더욱 위험해 질 독도의 영유권 문제도 잠잠하게 되리라.
미국과 영국은 세계질서의 본류인 인류의 인권과 평화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진실된 역사의 줄기를 찾아 그 역사의 면면을 검토하면서 1782 년과 94년 96년, 98년의 세계지도 그리고 1835 년 일본의 막부가 제작한 세계지도에 한자로 표기된 ‘조선해’를 보면서 스스로의 오류를 인정하며 ‘동해’ 또는 ‘한국해’ 가 옳다고 선언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분루를 머금고 ‘동해 / 일본해’ 병기를 촉구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정의를 실현하는 데 앞장 서줄 것을 촉구한다.
연합국 대표들이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패망한 일본으로부터 받아낸 조약이 무엇인가!
한국의 주권과 영토(영해 포함)를 일본이 찬탈하기 이전의 원상태로 돌려준다는 것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주권 상실시기에 일어났던 동해를 일본해로 바꿔친 이 사건이 합법적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닌가.
우리는 자주독립국가로서 패망한 일본으로부터 빼앗겼던 주권과 영토와 영해를 이미 돌려받았다. 우리가 돌려받았던 것은 ‘Sea of Korea’ ‘East Sea’였지 ‘일본해’가 아니었다
이문형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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