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를 둔 많은 한인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영재교육이다. 아이가 정규학교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킨더가튼에 입학할 시기가 되면 “우리 아이가 영재 클래스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련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린다. 영재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마음은 다 똑같지만 아이 또는 부모가 원한다고 영재 클래스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인 부모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영재교육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캘리포니아주 영재교육 프로그램
(Gifted and Talented Education·GATE)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2학년 봄학기 때 영재여부를 판단, 영재로 판정되면 3학년 가을학기부터 GATE라는 이름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GATE 교육과정은 ▲일반 학급보다 학생들이 배우는 속도가 빠르고 ▲교육과정에 깊이(depth)와 복잡성(complexity)이 있고 ▲창의적 사고능력 발달을 위한 새로움(novelty)을 중시하는 커리큘럼을 토대로 만들어진 심화학습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주내 각 교육구나 개별 학교에 따라 영재아동 선발기준과 학습내용에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중·고등학교에서는 영재학생들의 재능과 특성을 살린 매그닛 스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매그닛 스쿨의 경우 수학·과학 전문학교, 예능 전문학교, 언어 전문학교 등 특정 분야에 중점을 두는 학교들이 있으며 ‘Highly Gifted’라는 이름이 붙은 학교는 영재만을 위한 특수학교라고 이해하면 된다.

지난 1월 말 현재 주내 58개 카운티 내 800개 교육구가 GATE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GATE에 소속된 공립학교 학생 수는 48만명에 달한다. 주법 상 각 교육구는 GATE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 LA 교육구 GATE 학생 선발기준
GATE 학생들은 또래들보다 뛰어난 지적 및 리더십 능력, 창의력, 높은 성취욕을 갖고 있다. 한인이 다수 재학 중인 LA 통합교육구(LAUSD)의 경우 해당 학생이 다음과 같은 기준 중 한 개 이상을 충족시킬 경우 GATE 프로그램 편입을 고려한다.

1. 지적 능력(Intellectual Ability)- 전반적인 지적 수준이 또래들로부터 현저하게 높은 학생들. 지적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테스트는 한 차례만 실시.
2. 높은 성취도(High Achievement Ability)- 4학년 이상은 영어(English/Language Arts)와 수학 과목에서 2년 이상 아주 뛰어난 능력을 보인 학생들. 2학년은 언어 및 비언어 부문의 표준 테스트에서 높은 성취도를 보인 학생들.

3. 특정 학문분야의 능력(Specific Academic Ability)-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3년 동안 아주 뛰어난 능력을 나타낸 학생들.
4. 창의력(Creative Ability)- 같은 환경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감지해 내고 끊임없이 가설에 도전하며 독특한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갖춘 학생들.

5. 리더십 자질(Leadership Ability)- 지식과 자신감이 있으며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학생.
6. 뛰어난 예술분야 능력(Ability in the Performing and Visual Arts)- 댄스, 음악, 연극, 그림 등에서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학생.

■ GATE 학생 선발 절차는
GATE 학생 선발은 크게 후보 물색(Search), 초기 테스트(Screen), 통보하기(Referral) 등 세 단계를 거친다. 이를 세분화하면 다음과 같다.
•Search and Referral: 후보학생 명단을 작성해 보고한다.
•Screening: 학교 교장 또는 교감 또는 대리인이 성적표, 표준시험 점수 등의 자료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스크리닝을 한다.

•Committee Review: 학교 위원회에서 후보들의 자격을 심사하며 필요할 경우 지적 능력평가 시험 또는 오디션을 요구하기도 한다.
•District Verification: 지정된 교육구 직원들이 후보 학생들의 모든 스크리닝 및 평가 자료를 철저히 검토해 GATE 자격을 부여한다.

■ GATE 학급 어떻게 다른가
남가주 내 상당수 공립학교들은 GATE 학생들을 따로 격리하지 않고 일반 학생들과 같은 학급에서 공부시킨다.
한인이 다수 재학 중인 행콕팍 지역의 3가 초등학교(교장 수지 오)는 전체 학생 800명 중 25%에 해당하는 200명이 영재 교육을 받고 있다.
수지 오 교장은 “보통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때 각종 평가를 통해 영재학생을 선발하며 3학년 1학기 때부터 정식으로 영재교육을 받는다”며 “영재교육은 차별화된 심화학습이 핵심으로 요즘은 리더십과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한 토론수업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3가 초등학교의 경우 3~5학년 모든 클래스가 GATE 학생들을 무리지어 가르치는 ‘클러스터’ 방식을 도입하고 있으며 각 클래스의 3분의 2는 영재, 나머지 3분의 1은 일반 학생으로 채워져 있다.
GATE 학생들은 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다른 견해로 들여다보는 능력, 스스로 연구하고 리서치 하는 능력, 다양한 질문을 하는 능력, 개념을 이해하고 아이디어 또는 이벤트의 패턴이나 트렌드를 예측하는 능력 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

■ 영재 판단은?
대다수 한인 부모들은 “우리 아이도 영재가 될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가 영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사실 집에서도 아이가 능력이 있는지 간단히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물론 학교에서도 후보 학생들을 대상으로 판단하는 방법이 따로 있지만 캘리포니아주 표준 학력고사(CST) 성적을 제외하면 판단하는 근거는 비슷하다. 물론 집에서 판단할 경우 다분히 주관적인 견해와 시각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부정할 순 없다.
다음 조항에 대부분 해당된다면 기본적인 영재 자질이 있다고 볼 수 있다.

1. 다양한 단어를 많이 구사한다.
2. 어떤 일이나 현상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한다.
3.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4. 설명을 해주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한다.
5. 유머를 사용할 줄 안다.
6. 퍼즐이나 단어 맞추기 등에 관심이 많고 또 실제로 한다.
7. 집중력과 끈기가 있다.
8.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9. 상상력이 풍부하다.
10.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