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통보를 받은 대학들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은 쉬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온 가족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확실한 목표와 목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고, 후자는 의지가 분명하지 않은 채 일단 합격이 우선이란 당면과제를 목표로 입시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이유가 어디에 있든 중요한 것은 5월1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합격자 발표의 달을 맞아 등록할 대학을 선택하는데 있어 한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사항들을 전문가들을 통해 들어봤다.
■ 기대하지 않은 대학 합격
대학 선택은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성공이란 즐겁게, 보람을 얻으며, 좋은 성적으로 4년에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다.
수험생들 가운데 합격 통보를 해 온 대학들 중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곳, 특히 자신의 스팩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낭보를 듣게 되면 일단 모든 일이 너무 잘 풀린 것 같아 정말 기쁘고,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 대학으로 입학을 결정하기 쉽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신중해야 한다.
자신이 기대하지 않았던 대학이란 의미는 자신의 실력이 그에 못 미치거나, 부족하다는 뜻도 된다. 또 이는 다른 합격자들이 자신보다 실력이 높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이런 경우 아무 준비 없이 덥석 입학했다가 공부를 쫒아가느라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대에 진학했는데, 고교시절 수학이나 과학 때문에 애를 먹었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여러 가지 과목을 여유 있게 배우던 고교 때와는 달리 공대에서는 수학이나 과학의 비중의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전공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대책: 부족한 과목 집중공부
양민 유에스 에듀 컨설팅 대표는 “명성 때문에 자신의 실력보다 높은 대학에 진학했다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중도 하차하거나 학교의 권유로 쉬어야 하는 경우가 이따금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학업에만 매달려야 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그래도 그런 대학에 입학하겠다는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면 지금부터 자신의 부족한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해 실력을 높이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을 잘 활용해 12학년 2학기 수업에 최선을 다하면서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수학이나 영어(전공에 따라 다르겠지만) 등 부족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면 나중에 대학에 들어갔을 때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의견충돌
1세 부모들을 보면 적지 않은 수가 대학의 명성을 중시한다. 물론 자녀가 실력이 뛰어나고, 목표 대학이 같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런데 자녀가 원하는 대학이나 전공이 부모가 바라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일 때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경우 상당수는 결국 부모의 뜻이 관철되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이 문제에 대해 답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인생의 경험을 통해 내린 부모의 결정이 나중에 맞을 수도 있고, 반대로 원치 않는 대학에 들어가 적응하지 못해 자녀가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자녀의 선택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의견 차가 너무 커 좁혀지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항상 생각해야 하는 것은 자녀가 행복한 대학생활을 하는 것이며,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아무리 이름 있는 대학이라도 자녀가 공부하고 싶은 전공과 무관하거나 떨어진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
▲대책: 필(Feel)을 찾자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합격 통보를 받은 뒤에는 꼭 캠퍼스를 방문해 보라는 것이다. 서로의 다른 생각이 방문을 통해 결론을 찾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물론 의견대립이 없어도 캠퍼스는 반드시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다.
캠퍼스의 이곳저곳을 직접 눈으로 보고, 대학 관계자 및 학생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대학이 자녀에게 맞는지를 어느 정도 판단해 낼 수 있는 느낌(feel)을 가지게 된다.
이정석 아이비드림 대표는 “합격한 대학들 가운데 확실히 가지 않을 곳들은 일찌감치 빼고 꼭 가고 싶은 대학 2~3곳을 골라 방문하도록 한다”면서 “캠퍼스 방문을 통해 얻은 느낌을 바탕으로 세분화된 평가 내용들, 즉 학업수준, 재학생들의 만족도, 졸업률, 2학년 재등록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최적의 대학을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학비보조와 명성
경기가 어려우니 당연히 학비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합격 통지서 안에는 대학에서 제시하는 학비보조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무상과 유상 등 모든 내용이 연방 무료 학비보조 신청(FAFSA) 자료를 바탕으로 제시된다.
아무리 좋은 대학이라도 부담해야 할 학비가 집안의 능력을 훨씬 넘어선다면 부모의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한 노릇일 것이다. 무리한 선택이 한두 달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4년간 이어지고, 심지어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부채로 고스란히 남아 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책: 진실한 대화를 해야 한다
자녀가 학비 걱정 없이 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것은 부모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안 되는 현실이 있다면 이젠 자녀도 집안 사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설명해 줘야 한다. 이런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 가정들은 대부분 중산층이다. 풍족하지도 않은데, 낼 것은 다 내야 하는 계층이다.
입학하고 싶은 대학들이 제시한 학비보조 내용을 함께 비교해 보고, 집안의 재정이 어떤 상황인지도 제시해 가며 결정을 하도록 해야 한다.
■ 대학 결정 체크 리스트
▲대학별 특징 비교
1. 캠퍼스 위치: 집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도시
또는 시골인지, 기후는 어떤지 등을 살핀다.
2. 사이즈: 학생 수는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클래스 당 학생
수를 알아본다.
3. 학생 인종비율: 한인들에게는 아무래도 다양한 인종으로
이뤄진 대학이 적응하기 쉽다.
4. 아카데믹: 대학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하는지 본다.
5. 과외활동: 대학 내 어떤 과외활동들이 있고, 활성화 돼
있는지도 중요하다.
6. 시설: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으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조언 듣기
입학하고 싶은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선배들, 아니면 친인척 등의 경험을 들어본다. 가장 생생한 정보가 된다. 캠퍼스 방문은 필수.
▲학비
결국 집에서 부담해야 하는 몫이 관건이다. 대학들이 제시한 보조 내용을 바탕으로 가정형편을 충분히 고려해 비교해 보도록 한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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