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국 공영 TV 방송 PBS에서 플로리다주 남부에 있는 에버글레이즈 국립소택지 공원 안의 큰 뱀이 위기를 보게 되었다.
아나콘다(독없는 큰 뱀), 보아 콘스트럭터(왕뱀), 그리고 파이톤(비단 뱀, 이무기)과 같은 15척 내지 20척 내외의 왕 뱀들이 공원 안의 크고 작은 동물들을 산 채로 집어 삼키는 모습은 소름 끼칠 정도였다.
토끼, 삵쾡이 등 작은 동물들만 아니라 큰 사슴 정도의 짐승도 뱀들이 집어 삼킨다. 심지어는 에버글레이즈의 최고 야수인 악어의 자리까지도 넘보게 될 정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악어에게 물려 죽은 이무기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큰 뱀의 입이 신축성 있게 넓어지면서 왠만한 크기의 악어를 먹어 치우는데 뱀 뱃 속의 산성 소화효소가 얼마나 강한지 며칠 지나면 악어의 철갑 껍질마저 녹아 버리는 것을 그 길다란 뱀을 해부하면서 보여 주는데야 기절초풍 할 노릇이었다.
그러면서 뱀 전문가들의 경고가 적절하다고 느껴진다. 큰 뱀을 다루는 일이 있을 때는 절대로 혼자 해서는 안되고 두세명이 지켜 보아야 되는 이유는 혼자 있으면 구렁이가 칭칭 몸을 감으면서 질식사를 시키고 머리부터 입 속에 넣게 되는 것을 동료들이 막대기나 칼로 찔러 비명횡사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최근 미국 지질연구소의 한 연구 발표는 그 PBS 프로그램의 신빙도를 한층 높인다.
그런데 문제는 왕뱀이나 이무기 등 대형 뱀들이 에버글레이즈 공원 안의 테러분자들처럼 된 것이 그런 대사(大蛇)들을 애완용 동물로 집에서 기르다가 싫증을 느껴 그들을 공원 안에 풀어 놓은 사람들 탓이라는 점이다.
악어에게나 가끔 먹힐까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암대사들은 보통 54개의 알이 아니라 100여개를 방출한다니까 큰 뱀 숫자가 자꾸 늘어날 수 밖에.
에버글레이즈 공원 남단의 기간 도로에서 동물학자들이 동물 숫자를 파악, 연구한 결과 너구리와 주머니 쥐의 99%가 사라졌고 살쾡이의 88% 정도가 없어진 것으로 집계되었단다. 더군다나 야생 토끼들과 여우들은 발견조차 되지 않았다는 보도이다.
신문에 의하면 최근 오마바 행정부는 버마산 비단 뱀과 아프리카산 두 종류의 비단 뱀, 그리고 노란색 아나콘다의 수입과 통상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미국 파충류 소유자 연합회는 세상에서 가장 긴 얼룩덜룩한 비단 뱀과 왕 뱀은 수입 금지에서 제외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동물협회에 의하면 파충류의 거래는 일년에 20억불 규모란다. 그리고 미국 애완용 동물 상품제조 연합회에 의하면 2005년도에 약 1100만 마리의 파충류가 애완용 동물로 길러졌다는 통계가 있다.
마시아 맥너트 미국 지질연구소 소장은 대사들이 미국의 가장 보배롭고 아름다운 생태계 중 하나인 에버글레이즈 공원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개탄한다. 그러나 뱀들의 횡행을 규제해 보려는 정부 관리들의 행동 반경은 상업의 자유, 그리고 개인 취미생활의 자유와 충돌된다. 예를 들면 파충류 소유자 연합회 회장은 파충류 애완동물 소유자들의 자유만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뱀 수입업자들의 입장도 지지한다.
앤드류 와이엇 회장은 정부 기관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회의를 나타낸다.
사실을 과장해서 잘못된 결론을 유도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열대 출신 대사들은 추운 지방으로 올라가면 죽게 되니까 지나친 염려가 없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정부쪽 연구학자들은 외국 출신 큰 뱀들의 후손들이 차츰 미국 기온에 적응하면서 북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다.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공동 사회의 이익과 충돌할 때의 적절한 해결 방법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개인의 행복 추구권(pursuit of happiness) 가운데는 구렁이를 기를 자유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유는 구렁이를 잘 간수하지 못해서 도망친 결과 큰 뱀이 이웃을 해치거나 기르다가 공원에 이무기 등을 방출하여 귀중한 공공 유산인 국립공원 생태계의 균형과 조화를 망가뜨리는 방종이 포함되어서는 안되는 것이 상식이다.
개인의 자유와 공공의 이익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데 필요한 것이 정부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주자들 중 자유주의자인 론 폴 하원의원은 작고도 효율적인 정부를 주창하는 다른 후보들보다도 더 근본적으로 연방준비 은행 등 여러 정부기관들의 폐쇄를 주창하는 것이 상식과 걸맞지 않아 결코 대통령 후보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릭 페리의 조기 실패도 연방 주요 부처 셋을 없애겠다고 호언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정부 기관들 중에는 절차와 기능이 중복된 것들도 많고 불필요한 규제와 시행령을 남발하는 조직상의 경향도 있어 항상 깨어 있는 시민들의, 또 시민들을 위해 감시견 역할을 하는 언론 기관들의 관찰 아래 있어야 할 것이고 필요하면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민주주의의 지속적인 고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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