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경부터 한국 대중문화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영화, 드라마, 연속극, 팝송 등이 아시아 지역 특히 일본, 대만,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 지역에 대중매체와 비디오테이프, 또는 DVD 등을 통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그 지역에 파급효과가 크게 일어나 인기가 상승했다.
예를 들면 ‘겨울연가’에서 주연한 배용준은 일본 여인들이 사모하는 모델이 되어 그가 도쿄 공항에 나타나면 중년 및 젊은층의 여인들이 떼 지어 모여들어 서로 그의 손을 잡아보려고 혼잡스러운 장면이 일어나 경찰들이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별은 내 가슴에’의 주연배우 안재욱도 중국, 대만 여성 팬들에 인기를 차지하는 모델이 됐었다. ‘대장금’도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성공한 케이스다.
이렇게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아시아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아시아인으로 얼굴 모습과 정체성의 배경이 비슷하여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한국문화를 쉽게 받아들이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겨울연가’나 ‘별은 내 가슴에’ 영화가 아시아 지역 외의 다른 지역에서 상영되었더라도 비슷한 배경의 공감대가 이루어지리라고는 기대하기 힘들다.
비슷한 정체성과는 관계없이 다른 양상으로 몇 년 전부터 한류바람이 세계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이 바람은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호주, 유럽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그 열기가 대단하다. 앞으론 미국과 남미에도 이 바람이 불 기세이다.
이 바람이 도대체 무슨 바람인가? 바로 케이팝(K-Pop)이라고 하는 인기의 바람이다. 이 바람의 대상은 주로 20대이고 10대 30대도 어느 정도 포함된다. 나는 우연하게 한국의 MBC 채널을 통해 한-호 수교 50년을 기념하는 케이팝 공연(K-Pop Music Fest in Sydney)를 보게 되었다.
큰 스타디움에 젊은층 관객이 가득 찼다. 정확히 어느 나라 계인지는 몰라도 아시아계인 한국, 일본, 중국계 젊은이의 모습도 보인다. 그 외는 대부분 호주의 백인계 젊은 팬들이고 여성 팬들이 남성보다 많아 보인다.
팀 이름도 생소한 동방신기, 포니밋, 시크릿, 2PM, 시스타 등등 여러 팀들이 연속으로 무대에 나와 노래와 춤을 선보이고,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두 손을 쳐들고 환호성을 지른다. 정말 광란(?)의 장소처럼 보인다.
연주자들도 10대 내지 20대다. 여자 팀이면 비키니 차림 같이 브라자 외에 상반신과 배꼽을 노출시키고, 핫팬츠로 각선미의 다리를 과시도 한다.
연달아 나오는 팀들의 복장과 머리스타일도 각양각색이다. 몸을 휘두른다. 휘둘리는 몸매, 춤, 노래가 화려한 조명 속에서 한데 어우러진다. 두 여성 사회자들이 한국어, 영어로 번갈아가면서 사회를 본다.
한국어로 부르는 팀들의 노래도 청중들은 다 알아 듣는 듯 흥겨워한다. ‘콩콩 때려라(Rock It, Rock It…)’라는 노래를 부를 때는 콩 튀기는 소리같이 공연자들의 몸도 콩콩 뛰는 모습을 한다. 왜 이런 스타일의 노래와 춤이 인기가 있는지 나이 탓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작년 6월 프랑스 파리시의 공연장 ‘제니스드 파리’에서 케이팝이 공연을 하자 프랑스의 다른 지역과 이웃나라인 독일을 포함, 영국, 스페인, 이태리, 체코,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도 추가공연을 하자는 요구가 제기 되기도 했다.
또 9월에는 독일 뮌헨 시의 한 광장에서 케이팝을 사모하는 여러 명의 젊은 동호인들이 모여 케이팝 플래시 맙(Flash Mob, 한 장소에서 일제히 같은 행동을 벌이는 행사)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 때 비록 케이팝의 흉내를 내기는 했지만 많은 관중이 모여 흥겨워했던 것이다. 이런 유럽의 나라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케이팝이 이미 상당히 보급된 상태다. 7천여 명 관객이 들어갈 수 있는 제니스드의 다음 공연은 입장표가 15분만에 다 매진되었다고 한다.
케이팝의 공연도 공연이지만 이 공연을 계기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 한국어학원이나 교육기관이 설립되고 있고, 불가리아에서는 지원자가 많아 6대 1의 경쟁이 되었다고 한다.
케이팝으로 과거 영국의 ‘비틀즈’ 같은 한국 케이팝 그룹을 세계에 알리게 되고 이를 계기로 한국 대중문화도 알리는 이중 효과를 가지게 되었다.
장윤전
엘리콧 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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