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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patience with everything
unresolved in your heart and
try to love the questions themselves
as if they were locked rooms or
books written in a very foreign language.
당신 가슴 안의 풀리지 않은 모든 것에
인내심을 가지세요. 그리고 마치 열쇠로 잠긴
방이나 또는 전혀 해독 불가능한 언어로 쓰인
책들처럼 그 질문들을 사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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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간절한 충고입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 한 구절입니다.
삶과 예술, 사랑 등에 고뇌하던 어느 청년 시인에게
보낸 릴케(Rilke)의 애정 어린 충고입니다. 잠긴 방이나
아주 낯선 외국어로 쓰인 책들 같은 게 바로 젊은
시절 가슴 속 깊은 곳에 잠재된 질문들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절히 청합니다, 그 질문들을
사랑하라고.
질문은 고뇌하게 만듭니다.
‘큰 의문’은 사색의 단서가 됩니다.
세속의 잡사에 묻혀 사는 중에도,
홀연 가슴 속 질문들이 심연에서 떠오르곤 합니다.
가만, 지금 이게 뭐지? 이렇게 사는 게 정말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일까? 인생의 의미란 과연 뭘까?
성공은 뭐고 행복은 정녕 따로 있는 걸까? 또, 이렇게
살다 죽으면 그건 또 뭔가? 죽으면 끝인가?
영혼이란 뭐고 윤회니 영생이니 하는 건 또 뭔가?
"중요한 건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이다."
인류의 집단적 각성에 한 몫 크게 하신 아인슈타인의
말씀입니다. The important thing is not to stop
questioning. 물어야 답을 압니다. 묻지 않으면, 묻지
못하면,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대개
뭘 물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기 쉽습니다. 무얼 어떻게
물어야 할 지 모르니 늘 어리석음 속에 자족하며
살아갑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이어지는 편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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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search for the answers,
which could not be given to you now,
because you would not be able to live them.
답을 찾지 마세요.
답은 지금 당신에게 주어질 수 없답니다.
당신을 그 답들을 살아낼 수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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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 깊은 곳, 그 존재의 뿌리에서, 그 아득한
실존의 심연에서 솟아오르는 의문들, 하지만 답을
애써 찾지 말라 충고합니다. 젊은 시인이여, 그대는
아직 젊다. 물음을 계속하라. 그건 좋은 일이다. 묻고
또 물어라. 실존적 질문은 그대의 영혼을 살찌게 한다.
그러나, 그러나 ..... 답을 구하려 애쓰진 말라. 아직
젊은 그대는 그 답들을 살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답은 있다. 하지만, 그 답들을 사는 건 아직 그대의 몫이
아니다. ‘live them’이란 두 마디가 진하게 존재의
중심을 관통합니다.
흔히 답을 안다고들 합니다.
의문이 풀렸다고도 합니다.
말 머리 [화두/話頭]가 뚫리면서 홀연,
아주 미세한 찰나에, ‘답’을 모두 알았다고도 합니다.
’니르바나’[Nirvana]는 탐진치의 화염이 모조리 꺼진
상태를 말합니다. 활연대오(豁然大梧)란 딱히 무슨
답을 얻었다기 보단 그저 의문 자체가 저절로
녹아 없어진 경계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붓다는 사후세계나 영혼 등 형이상학적 질문엔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비유나 설화/우화 등으로
넌지시 에둘러 가리킬 뿐 속 시원한(?) 대답은 그저
염화시중의 미소로 대신했던 겁니다. 릴케가 젊은
시인에게 보낸 편지 내용도 붓다의 가르침과 많이
닮아 있어 보입니다. 한 구절 더 읽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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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the point is to live everything.
Live the questions now.
Perhaps then, someday far in the future,
you will gradually, without even noticing it,
live your way into the answer.
중요한 건 모든 걸 살아보는 일입니다.
지금 그 질문들을 살아 보세요.
그럼, 아마도 언젠가 아주 먼 미래에
서서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답 속으로 살아가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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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알게 될 거라는 거죠.
가슴 속 깊은 의문들은 답을 알 게 따로 없다는
겁니다. You will gradually live your way into the
answer! 참으로 멋진 표현입니다. 서서히 답 속으로
성장하는 젊은 시인의 영혼은 바로 이런 간절한
충고에 얼마나 뭉클하며 전율했을까요?
깨어난 시인 Rainer Maria Rilke여,
당신이 보낸 "젊은 시인에게 주는 편지" [Letters
to a Young Poet], 여전히 우리 모두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는 걸 잘 알고 계시죠?
Cheers!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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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FTS 폴더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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