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빠는 아이들이 생활 주변에서 심심찮게 눈에 띈다. 어떤 아이는 너무 심하게 빨아서인지 손가락이 빨갛게 부어 오른 아이도 있고 오랫동안 입에 물고 있어서 손가락 피부색이 허옇게 변해버리거나 아예 피부가 벗겨진 아이도 있다. 이런 아이들 부모의 입에서는 “손 빨지 마!”라는 잔소리가 가실 날이 없다.
일반적으로 모유보다는 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에게서 손가락을 빠는 행동이 많이 나타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모유로 자란 아이들은 엄마 젖을 먹는 동안 빠는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지만 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은 고무 젖꼭지를 빨기 때문에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이런 행동이 나타난다는 속설도 있다. 학자들의 입장 역시 학문적 배경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나눠지고 있다. 이들 의견을 종합해 보면 어린 아이들이 “내적 갈등과 긴장 때문”에 혹은 유아기 시절에 “젖을 충분히 빨아 본 경험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불안을 줄여보려는 학습된 내적 반응”이라거나 혹은 “잘못 학습된 습관”이라고 보는 주장과 함께 “빠는 데서 오는 만족감”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학자들의 주장이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어린 아이가 처해 있는 환경적 요인과 함께 발달 단계나 수준, 부모들의 양육태도 등과 관련된 여러 변인들을 함께 고려해서 그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손가락 빠는 행동의 원인을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는 하나 이 행동 때문에 일어나는 후유증을 살펴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부모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치아 이상(齒牙異常)이다. 손가락을 빨 때는 윗니를 바깥쪽으로 아랫니는 안쪽으로 밀어내게 되는데 이러한 자극이 부정교합(malocclusion)을 일으키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올라오는 만 6세 이후까지 손가락 빠는 행동이 지속된다면 많게는 20%까지 부정교합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부모를 긴장시킨다. 또 다른 문제는 만성적으로 손가락을 빠는 경우 손가락 관절이 지나치게 뒤쪽으로 휘어지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굳은살이 생기거나 과도한 자극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피부습진, 손톱 감염 등의 위생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신체 건강상의 문제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일들이다.
또 다른 하나는 손가락을 빠는 행동이 미숙하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인간 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놀림을 당하고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자존심 손상을 가져오거나 심한 열등감이나 좌절감 등에 휩싸여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고립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의 부작용 때문에 부모의 걱정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부모들의 걱정거리를 해소해 주고 손가락 빠는 행동이 가져올 수도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학자들이 제시하는 그럴듯한 대책도 여러 가지가 있다. 어느 아버지는 아이가 빨고 있는 손가락에 ‘그림’을 그려 주어서 고쳐줄 수 있었고 또 어떤 엄마는 빠는 손가락에 붕대를 감거나 테이프를 붙여서 아이가 아예 손가락을 입에 넣지 못 하도록 했다는 ‘민간요법’도 있다. 그러나 손가락을 빨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는 이러한 행동들이 어린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행동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이를 빨리 고쳐보려고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심하게 야단을 치는 등의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부모의 이러한 행동들이 어린이에게 도피나 회피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일반적인 경우로 이(齒牙)가 날 때의 간지러움 때문에 손가락을 물고 빠는 경우에는 찬 것을 입에 물고 있을 수 있도록 하는 대증요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혹시 끼니 때 손가락을 빨고 있는 것이 관찰되면 이유식의 양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동생이 생겼거나 부모에게서 관심을 끌어보려는 행동이라면 엄마, 아빠가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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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프로그램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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