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물이 있어야 상이 푸짐해 보이는 계절이다. 맛있는 국에 잘 익은 김치만 있으면 식사준비 걱정이 줄어드는데, 저렴한 재료로 쉽고 맛있게 끓이는 국물요리 몇 가지를 소개한다. ‘친정엄마의 손맛 내는 국물요리 특강-한복려의 국, 찌개, 전골’ 요리책에서 자세한 설명, 정확한 계량이 돋보이는 레서피들을 골라보았다. 요리연구가 한복려씨는 중요 무형문화재 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황혜성씨의 맏딸이자 현재 궁중음식연구원 원장이며 드라마 대장금의 요리자문, 후진 양성에 힘쓰며 궁중음식의 재현 및 현대화에 공헌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본인도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으며, ‘다시 보고 배우는 산가요록’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 오징어무국
#재료
오징어(중간 크기) 1마리, 무 200g, 멸치장국(장국용 멸치 15개+물 6컵), 청양고추와 붉은 고추 1개씩, 대파 1뿌리, 다진 마늘 1큰 술, 국간장 적당량
#만들기
1. 오징어 손질하기-오징어는 칼을 안쪽 몸통의 내장에 닿지 않을 정도로 대고 칼집을 넣어서 길게 가른 뒤 속의 내장과 다리를 떼어낸다. 안쪽에 하얗고 갸름한 알집이 있으면 떼어 내고, 다리에 붙어 있는 내장과 안쪽의 눈은 칼로 잘라낸다.
2. 오징어 썰기-오징어의 몸통은 반으로 갈라 뼈를 발라낸 뒤 손에 소금을 묻히고 겉껍질을 벗긴다. 겉껍질을 벗긴 오징어는 물에 씻어 길이 4cm, 폭 2.5cm 정도로 썬다.
3. 재료 손질하기-무는 길이로 반 가른 뒤 길이 5cm, 폭 2.5cm로 납작하게 썰고,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떼어낸다.(마른 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볶아주면 비린내가 없어진다.) 청양고추와 붉은 고추는 어슷 썰어 씨를 턴다. 대파는 뿌리를 자르고 흙을 털어 흐르는 물에 씻은 뒤 어슷 썬다.
4. 멸치장국 내기-깨끗이 다듬은 멸치를 찬물에 넣어 끓인다. 센 불에 끓여 국물이 한번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여 10분 정도 끓인다. 국물이 충분히 우러나면 멸치는 건져내고 무를 넣어 끓인다.(체에 한 번 걸러주면 국장이 깨끗하다.)
5. 오징어 넣고 끓이기-중불에서 끓여 무가 투명해지면 오징어와 붉은 고추, 다진 마늘을 넣고 오징어가 익을 때까지 끓인다.
6. 간 맞추기-모자란 간은 국간장으로 맞추고 마지막에 청양고추, 대파를 넣고 한번 끓어오르면 불에서 내린다.
■ 굴두부조치
#재료
굴 200g, 두부 1/2모, 잔 파 10g, 붉은 고추 1개, 물 3컵, 소금 1/2큰술, 새우젓국 2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만들기
1. 국물 끓이기-냄비에 분량의 물을 넣고 끓이다가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2. 굴 손질하기-굴은 엷은 소금물에 흔들어 깍지 없이 씻어 건져놓는다.
3. 재료 썰기-두부는 사방 1.5cm 크기로 네모지게 썬다. 붉은 고추는 씨를 털어낸 뒤 채 썰고, 잔파는 깨끗이 씻어 3cm 길이로 썬다.
4. 두부와 굴 넣고 끓이기-소금으로 간을 한 국물이 팔팔 끓으면 먼저 두부를 넣는다. 두부가 익어 떠오르면 바로 손질한 굴과 고추를 넣는다. 새우젓국을 넣어 간을 맞춘다.
5. 잔파와 참기를 넣기-굴이 익어 떠오르면 잔파를 넣어 잠시 끓인 뒤 불을 끄고 참기름을 넣는다.
■ 배추속댓국
#재료
배추 1/4포기, 무 200g, 장국용 멸치 12개, 물 7~8컵, 대파 1/2뿌리, 마른고추 1개, 된장 3큰 술, 고추장 1작은 술, 다진 마늘 1큰 술, 소금 조금
#만들기
1. 배추는 깨끗이 다듬은 뒤 겉잎은 떼고 속대만을 한 입식 칼끝으로 쭉쭉 가른다. 무는 껍질을 벗긴 뒤 돌려가며 삼각지게 저며 썬다.
2. 대파와 고추 썰기-대파는 굵직굵직하게 어슷 썰고, 마른 고추는 씻어서 꼭지를 떼고 어슷 썰어 씨를 빼놓는다.
3. 멸치장국 내기-장국용 멸치는 쓴맛이 나지 않도록 내장과 머리를 떼어낸다. 기름을 두르지 않는 냄비에 멸치를 넣고 센 불에서 살짝 볶아 비린내를 없앤 다음 분량의 물을 부어 10~15분 정도 끓인다.
4. 장국에 장 풀기-국물이 연한 갈색을 띠면 멸치는 건져내고 된장과 고추장을 체에 넣고 걸러 푼 뒤 마른 고추를 넣는다.
5. 배추와 무 넣고 끓이기-국물이 끓어오르면 배추와 무를 넣고 불을 줄여 20~30분쯤 배추와 무가 충분히 물러지도록 끓인 뒤 대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부족한 간을 소금으로 맞춘다. 끓이는 도중 생기는 거품은 말끔히 걷어낸다.
■ 파국
#재료
대파 4뿌리, 장국용 멸치 8개, 물 5컵, 소금 적당량, 당근 50g, 달걀 1개, 다진 마늘 1큰 술, 국간장, 소금, 후추 조금씩
#만들기
1. 대파 손질하기-대파는 7cm 길이로 길게 썬 뒤 서너 쪽으로 굵게 쭉쭉 찢어 물을 넉넉히 받아 씻어 미끈거림과 특유의 향이 빠지도록 한다(진이 많고 푸른 잎이 진한 파로는 파국을 잘 끓여먹지 않으며, 겨울철에 구할 수 있는 움파로 파국을 끓이는 것이 연하고 감칠맛이 강해 가장 맛있다).
2. 당근 채 썰기-당근은 4cm 길이로 토막 내 곱게 채 썰어 놓는다.
3. 멸치장국 내기-장국용 멸치는 쓴맛이 나는 내장과 머리를 떼어낸 뒤 기름을 두르지 않은 냄비를 센 불에 달구어 멸치를 넣고 달달 볶아 비린내를 없앤다. 분량의 물을 넣고 15분 정도 팔팔 끓인 뒤 국물이 우러나면 멸치는 건져낸다(멸치는 바로 건져야 국물이 깨끗하고 비리지 않다).
4. 장국에 간하기-멸치를 건져낸 장국에 파와 당근을 넣고 중불에서 10~15분 정도 끓여 파가 숨이 죽으면 다진 마늘과 국간장, 소금, 후추로 맛을 낸다.
5. 달걀줄 알치기-간을 한 장국을 센 불에 끓여 팔팔 끓어오르면 소금을 조금 넣고 잘 풀어놓은 달걀을 구멍국자에 흘려 넣은 뒤 달걀이 익어 떠오르면 불을 끈다.
■ 타운에서 국밥이 맛있는 집
한식 전문식당 ‘성북동’은 집밥이 먹고 싶을 때 찾는 식당이다. 이 집 쇠고기국밥(성북동 국밥)과 김치와 떡국이 들어간 김치국밥(갱식이)은 한결 같이 진하고 깊은 맛을 내기로 유명하다. 성북동 손영희 사장을 만나 몸살기운이 있거나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어김없이 떠오르는 국밥 맛의 비법을 물었다.
*성북동 국밥
“국밥은 뼈는 넣지 않고 초이스 갈비살, 사태, 양지, 늑간살을 고루 넣어 오래 끓여낸 국물에 국산 토대란, 대파와 무를 듬뿍 넣어 만들어요. 비법이라면 좋은 고기를 많이 넣는 것 밖에 없구요, 많은 양을 만들기 때문에 집에서 끓인 것과는 깊은 맛이 차이가 나기는 할 거에요. 토란대도 중요한 재료인데요, 꼭 국산만을 쓰고 아린 맛이 나지 않도록 푸욱 끓입니다. 토란대는 맛은 물론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식재료기 때문에 신경 써서 국산만을 구입합니다. 연필 깎듯 뭉툭하게 빚어 넣어 푹 익힌 무도 중요해요. 무가 맛있는 겨울철에는 손님들이 설탕을 넣었냐고 물을 정도로 달큰한 맛이 우러납니다. 자를 때 쩍쩍 소리를 내면서 갈라지는 단단하고 좋은 무만 사용합니다. 진하고 얼큰한 국물에 부드럽게 익은 고기를 넉넉히 썰어 넣고 푹 익힌 채소를 듬뿍 담아내면 든든한 식사로 손색이 없지요. 좋은 고기를 넉넉히 넣어 집에서도 한번 끓여보세요. 3~4시간 정도 푹 고아서 끓이면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거에요. 간은 고춧가루, 다대기로 입맛에 맞게 조절하면 됩니다”
*갱식이
“멸치, 다시마, 양파, 무를 넣어 푹 끓여낸 멸치국물이 기본이구요, 반드시 김장김치를 씁니다. 묵은 지나 신김치에서는 결코 낼 수 없는 김장김치 특유의 유산균 맛이 시원한 국물 맛을 좌우하거든요. 국물을 넉넉히 넣고 밥과 떡국떡을 넣어 죽과 국의 중간상태로 걸쭉하게 끓여냅니다. 지역에 따라 떡국떡 대신 가는 국수나 콩나물을 넣기도 하지요. 김장김치가 제일 중요해요. 감기기운 있을 때 먹으면 좋죠”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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