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은 중동, 그 중에서 아라비아 반도의 북서쪽에 위치한 자그마한 나라다. 동쪽으로는 이라크와 서쪽으로는 항상 시끄러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남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그리고 북쪽으로는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중동 국가는 8월 한 달 간이 라마단 기간이다. 라마단은 아랍어로 ‘더운 달’을 뜻하는 신성한 달로 무슬림은 이 기간 중 일출에서 일몰까지 금식하면서 날마다 5번의 기도를 드린다. 어디서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코란의 기도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낮에는 식당문을 열지 않아 2주간 요르단에 머무는 동안 많은 불편을 느꼈다.
여행 중 문화 탐방의 날이었다. 8인승 밴에 올라 사막으로 이루어진 회색바위로 줄지은 도로변을 따라 달려갔다. 느보산에 올라가 여호와께서 놋뱀을 보는 자는 누구든지 살리라 하셨다는(민 21:4~9) 청동뱀상을 바라보는 행운을 가졌다.
또한 마음 설레며 요단강가에 서서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찬송가를 마음속으로 불러보며 상상외로 좁은 요단강에 실망(?)도 하고, 예수님 세례 받은신 곳, 요한의 세례 터에 한참을 서성거리기도 했다. 또한 야곱이 천사와 싸운 곳, 얍복 나룻터 흐르는 물속에 손을 담그며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그려보기도 했다.
영국의 시인 존 윌리엄 버건이 “영원의 절반만큼 오래된 장미빛 같은 붉은 도시”라고 노래한 페트라(Petra)에 도착했다. 페트라는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약 150Km 떨어진 붉은 사암산에 건설된 페트라는 성서에 나오는 에돔국의 수도였다. 입장권을 끊고, 입구를 통과해 조금 내려가자 크고 작은 기기묘묘한 형체의 붉은 바위들이 하나 둘 당당히 고개를 쳐들고 있다. 원형극장과 목욕탕, 그리고 상수도 시설이 갖추어진 도시가 유령처럼 버티고 서 있고 ‘시크’(Siq. 아랍어로 협곡이란 뜻)라고 불리는 그 신비한 페트라 협곡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부추긴다.
뜨겁게 내려쬐는 태양 아래 푹푹 빠지는 모래 길목 곳곳에 조랑말과 마차꾼들이 대기하고 호객행위에 열을 올린다. 풀포기 하나 없는 거대한 붉은 바위산 덩어리를 깎아 세운 듯 벽면 곳곳에는 자연이 수놓은 아름다운 적갈색 색상의 물결무늬가 마치 선녀가 춤을 추듯 한다. 협곡 사이의 높은 하늘은 마치 한 줄기의 푸른 강물이 하늘 위를 흐르고 있는 듯하다.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묻혀버렸다가 1812년 천신만고 끝에 처음 페트라를 발견한 탐험가 ‘부르크하르트’의 눈에 비친 페트라는 과연 어떠했을까. 분명 자신이 탐험가로서 완수한 전인미답의 어떤 미지의 별천지를 밞았다는 기쁨과 흥분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스어로 ‘바위’를 의미하는 페트라는 애굽을 탈출하여 가나안으로 향하던 모세와 그 추종자들에게는 약속의 땅으로 가는 통로이기도 했던 그 길을 걸어보는 기분은 묘했다. 페트라는 198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영화감독 스필버그의 ‘인디애나 존스’의 촬영 장소로 더 유명해진 바로 그곳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며 요르단의 국보 1호이고 요르단을 먹여 살린다. 좁게는 2m, 높게는 200m에 이르는 구불구불한 협곡을 걷다 시크가 끝나자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인다. 바로 시크를 통과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인 페트라 최고의 걸작 ‘알 카즈네’ 건물이 바로 앞에 턱 버티고 서있다. 오로지 바위를 정교하게 다듬고 파내서 만든 ‘알 카즈네’는 페트라의 상징임이 틀림없다. 아무리 말이 없고 감정이 무딘 사람도 건물을 보는 순간 ‘아’ 하는 탄성을 쏟아낸다.
높이 43m 폭 30m의 2층 구조의 피사드(건물의 정면)로 되어 있는 ‘알 카즈네’란 보물이란 뜻이다. 정면에는 5개의 인물상과 동물성 조각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고 6개의 굵직한 코린트식 기둥이 멋지게 세워져 있다. 화려한 외부와 달리 내부는 텅 비어 있어 나바테아 왕 아테라스 3세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붉은 사암 멋진 건물 ‘알 카즈네’ 정문 앞에 울긋불긋한 안장을 걸치고 앉아있는 두 마리의 낙타가 석양빛을 받아 한 폭의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요르단의 붉은 도시 페트라는 그 아름답고 위대함을 한껏 뽐내며 영원히 아니 오늘도 많은 문화 탐방객을 불러 북적되고 있을 것이다.
유설자
워싱턴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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