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arate but Equal (분리하지만 평등)”이라는 판례는 표면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사실상 실천이 공평하게 잘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흑인 쪽이 언제나 열등하게 취급되었다. 그리고 남부 각주에서는 흑인은 아프리카계 흑인 뿐 만이 아니고 타인종과의 혼혈도 모두 포함한다는 “One Drop Rule(한 방울 규정)”이라는 법을 앞세웠다. 흑인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여있으면 흑인이라는 법이다.

1876년부터 1964년까지 존재한 남부각주의 인종차별에 관한 주법(州法)을 일괄해서 ‘Black Code’ 또는 ‘짐 클로 법(Jim Crow Law)’라고 한다. 흑인의 공공시설 이용을 금지 또는 차별하던 법률이다. 남북전쟁 후 흑인을 노예로 쓸 수는 없었지만 농사를 계속 하려면 ‘자유 흑인(free black)’을 고용을 해야 했는데, 흑인이 백인과 평등 해 지면 곤란해짐으로 선수를 써서 흑인을 억제할 수 있는 많은 주법을 만들었다. 얼굴에 까만색을 칠하고 흑인으로 분장한 백인 배우가 흑인 노래를 부르면서 하는 연극을 ‘민스트럴 쇼(Minstrel Show)’라고 하는데, 1832년에 “Jump Jim Crow”라는 Minstrel Show가 인기를 얻어 항간의 화젯거리가 되면서 어느덧 ‘Jim Crow’라는 말이 “흑인”의 대명사 같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흑인관련법’을 모두 Jim Craw Law라고 하게 되었다. 이러한 법은 1964년 7월 2일 린든 존슨 대통령 때에 제정된 ‘공민권법(Civil Right Act)’의 출현으로 모두 사라졌다. Jim Crow Law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1)백인 간호사가 있는 병원에서는 흑인(colored)남성은 치료를 못 받는다. (2) 버스 정류장에는 백인 전용장소와 유색인종 전용이 따로 있어야 하고 버스표를 사는 창구도 백인과 흑인창구가 따로 있어야 한다. (3) 전차나 기차는 차량이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만약 같은 차량에 백인과 흑인이 같이 탈 경우는 흑, 백인의 구역을 정해서 따로 따로 앉게 한다. 식당도 백인이 식사하는 방에서는 흑인은 식사를 못한다. (4) 백인과 흑인의 결혼을 금한다. 선조 4대 전까지 사이에 흑인이 1명이라도 포함되어 있었으면 흑인으로 간주한다. (5) 백인학교와 흑인학교를 따로 두어야 한다. (6) 유인물이나 연설 등에서 사회의 평등 또는 이인종(異人種)간 결혼을 장려하면 ‘평등선동죄’에 걸리며,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500의 벌금을 부과 받는다. (7) 투표를 하려면 흑인은 (높은) 투표세를 내야 한다. (8) 공공장소에 설치된 공중음료수 수도도 백인의 수도꼭지와 흑인의 수도꼭지를 따로따로 설치하고 그렇게 표시해 놓아야 한다…등 등 이다.

흑인이 동네에 이사를 오면 그 근방의 부동산 값이 떨어진다고 해서 부동산 중개인은 갖은 수단을 써서 입주를 막았다. 기타 운동분야를 비롯하여 각 분야에서 차별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남아 있었는데, 민권운동이 탄력을 얻은 1963년에 Alabama주지사로 취임한 George Wallace라는 사람이 벌인 소위 ‘Stand in the Schoolhouse Door(학교문턱 몸으로 봉쇄)’소동이 그간의 흑인 인종차별 시대를 마감하는 신호탄인양 터져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Wallace지사는 인종차별을 적극 지지하던 남부 골수분자인데, 1963년 6월 11일 University of Alabama에 등록을 하러 온 흑인 학생 두 명을 접수처 문간에 지켜 서서 막았다.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결국은 연방보안관(Federal Marshal)들과, 법무부 차관보, 그리고 앨라배마 주의 방위군이 현장에 출동해서 주지사의 부당한 행동을 제지해서 학생들이 등록을 할 수 있었다. 이어서 주지사는 주내의 Huntsville이라는 고장에 있는 4개의 백인 중학교에 등록하려든 흑인 학생 4명을 등록치 못하게 제지하였는데, 연방 판사의 개입으로 등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앨라배마 주에서는 최초로 실행이 된 흑백공학(共學)이다.

군대도 백인부대 흑인부대가 따로 따로 있었다. 흑인부대는 전원 흑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지만 지휘관과 참모진만은 백인이었고, 보급상태도 백인 부대에 비해서 졸렬하였다고 한다. 군에서도 흑인은 인종적으로 열등하다고 해서 기술직이나 행정직 같은 병과에서 제외되었다. 공군에서는 지능이 일정수준이 되어야하는 비행병과(pilot)에 흑인을 참여시키지 않았다. 1941년 연방의회에서 흑인에게도 비행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예산 책정을 해 줌으로서 흑인에게도 조종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이때 태어난 흑인 조종사를 Tuskegee Airman이라고 한다. Alabama주 소재 Tuskegee라는 고장의 공군기지에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1941~1946사이에 양성된 흑인 조종사는 999명, 그중 150명이 전사하였다. 이들이 남긴 출격 총 횟수는 15,533회이며 독일 전투기 112대를 공중전에서 격추시켰고 부지기수의 폭격기 엄호비행에서 불과 25대의 폭격기 희생밖에 나지 않게 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들이 받은 무공훈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미 공군발전에 기여한 바가 클 뿐만이 아니라 ‘흑인열등론)’이 얼마나 부당한 억지였는지를 입증 해 주었다.

군에서의 흑, 백인 격리는 2차세계대전후인 1948년 6월 26일 Herry Truman대통령이 ‘행정명령(Executive Order) 9981호’에 서명을 하면서 끝이 났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