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루마니아’라고하면 체조요정 코머네치(Nadia Com?neci), 독재자 차우셰스쿠(Nicolae Ceau?escu) 그리고 드라큘라(Dracula) 등을 떠올린다.
코머네치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올림픽 체조사상 최초로 10점 만점을 획득한 것은 물론 여자체조사상 7번이나 만점을 기록한 체조요정이다. 또한 1989년 크리스마스 때 총살된 차우셰스쿠는 북한식 족벌독재체제와 우상숭배정책을 루마니아에 뿌리내리려 했던 ‘동유럽의 김일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람들은 코머네치나 차우셰스쿠보다 드라큘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세계의 언론들도 드라큘라와 관련된 각종 영화와 서적 그리고 드라큘라 성의 소유권 문제 등을 기사화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몇 년 동안에는 드라큘라 성이 세계 주택시장에 매물로 등록된 배경과 매매가격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지방에 있는 브란(Bran)성은 ‘드라큘라 성’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드라큘라 성은 원래 합스부르크 왕가의 일레아나(Ileana) 공주 일가가 거주하고 있었지만 1948년에는 루마니아에 수립된 소비에트 공산정권에 의해 국가소유로 몰수되었으며, 1989년 차우셰스쿠 정권이 붕괴된 이후에는 루마니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드라큘라 성이 루마니아 사유화 정책의 일환으로 58년 만에 원래 주인인 건축가 도미니크 폰 합스부르크씨에게 공식 반환되었는데,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고 있는 그는 루마니아 페르디난드(Ferdinad) I세의 외손자이자 일레아나 공주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드라큘라 성은 1억 4000만 달러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세계 언론은 이 성이 허스트 하우스(Hearst House, 1억6000만 달러) 다음으로 세계에서 2번째로 비싼 주택으로 거래 될 거라 전망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택을 캘리포니아 주 베버리 힐스(Beverly Hills)에 위치한 허스트 하우스로 선정하였다.
드라큘라 이야기는 아일랜드의 소설가 브람 스토커(Bram Stoker)의 소설 ‘드라큘라(Dracula, 1897)’가 출판됨으로써 세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그 후 1931년 미국에서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에 상연됨으로써 널리 알려졌다.
드라큘라 이야기의 기원은 중세 루마니아에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인 블라드 쩨페쉬(Vlad ?epe?) 영주이다. 당시 루마니아는 유럽으로 진출하려던 터키제국과 격렬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래서 쩨페쉬 영주는 내부적으로 사회통치를 아주 엄하게 실시하였다. 즉 그는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거짓말을 하는 사람 그리고 게으른 자들까지도 잔인하게 극형에 처했는데, 그가 주로 사용한 처형 방법은 사람의 항문에다 커다란 나무꼬챙이를 찔러 죽이는 것이었다. 쩨페쉬라는 영주의 이름도 ‘나무꼬챙이’를 의미하는 루마니아 언어 ‘쩨아퍼(?eap?)’와 연관이 있다.
오늘날 쩨페쉬 영주는 루마니아인들에게 <정직함의 절대적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 그는 ‘세상을 잃더라도 옳음을 실행하라!’는 라틴어 격언인 ‘피아트 이우스티티아 페레아트 문두스(fiat iustitia, pereat mundus)’의 상징이자 그것을 실천에 옮기려 했던 사람인지도 모른다.
당시 쩨페쉬 영주는 터키제국과의 전쟁이라는 국가적인 위기상황 속에서 루마니아를 침략하는 외적들과 나쁜 짓을 행하는 사람들을 극형에 처했는데 이는 진리와 정의라는 이름하에 정당화되었다. 따라서 루마니아인들은 오늘날까지도 쩨페쉬 영주가 통치했던 시기를 성실과 정직 그리고 영광의 시기로 평가하고 있으며 또한 정직하지 않고 게으르고 오만한 사람 그리고 매춘을 일삼는 자들을 처벌하는 <정의의 시기>로 간주하고 있다.
전설 속에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쩨페쉬 영주는 사람의 항문에다 커다란 나무꼬챙이를 찌른 후 하늘을 향해 세워두었는데 그럴 경우 대개는 바로 죽지 않고 대개는 약 2-3일 동안 목숨을 부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꼬챙이는 결국 사람의 가슴이나 등 뒤로 튀어나오게 되는데 몸무게에 따라 꼬챙이가 몸속으로 파고드는 시간이 달랐기 때문에 개인마다 목숨을 부지하는 시간도 조금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몸무게가 적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빨리 죽을 수 있어 그나마 고통의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외대 교수/ UC버클리 객원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