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는 멕시코 영토였지만 멕시코전쟁(Mexican War, 1846~48)에서 승전한 미국이 멕시코로부터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방대한 영역을 유상 양도 받게 돼 남미계(Latino)인구가 갑자기 증가했다. 미국에 흑인노예가 아프리카로부터 처음 배로 실려 온 해는 1619년이다. 이후, 남부 각주의 주산업이었던 농업의 필수적인 노동력으로 대거 받아들여 남북전쟁(1862~1865)직전까지 444만1,000명을 헤아리게 됐다.

이렇듯 미국이 다인종 다문화 국가로 발전하면서 인종차별문제가 국가적인 큰 문제로 대두되게 되었다. 주류 백인은 투표권, 이민, 토지매매, 시민권 취득, 법정 등에서 특별한 법의 보호를 받았지만, 아메리칸 인디안(원주민), 흑인, 아시아인, 남미계에 대한 인종차별은 도리어 법이 허용하는 제도적인 것이었다. 백인 중에서도 유태인, 아일랜드인, 동유럽인, 남유럽인들은 민족 혐오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차별대우는 식민지시대부터 계속됐지만 1960년대부터 민권운동의 영향으로 많이 가라앉았다.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했을 때(1492년) 북미주에 거주하고 있던 원주민은 약 100만명 이였다고 한다. 이들은 국가를 이루고 산 것이 아니고 부족별로 족장(수장)을 중심으로 단위를 형성, 각기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대단위 부족은 웬만한 나라의 크기로 영토를 점유하고 조직적인 정부 형태를 갖추고 살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단위 부족이 수십 개 있었고, 소단위는 부지기수였다.

영국 식민세력(식민지 주민)은 인디언을 포섭해서 동화시켜 동일 국민으로 흡수하려고 하지 않고 정복을 해서 휘하에 거느리겠다는 식으로 인디언을 다뤘기 때문에 충돌은 피할 길이 없었다. 인디언은 식민세력이 조직하는 정치단위의 인구가 아니었으며, 끝내 독립적인 인자로 존재하였고 인디언과의 관계는 조약으로 맺어지곤 했다. 말하자면 미국 땅에는 백인 나라와, 병립해서 인디언 나라들이 존재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인디언 전부가 백인의 적은 아니었고 일부는 백인사회에 흡수돼 동화 과정을 밟기도 했다.

유럽 백인과 아프리카의 흑인이 미 대륙에 상륙하면서 함께 들어온 치명적인 전염병은 면역성을 가지고 있지 않던 인디언들에게 옮겨져서 수많은 인디언이 희생됐다. 어떤 부족은 전멸되기도 했고 90%정도의 인구 감소를 보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전염병 중에서 제일 치명적인 것은 천연두(smallpox-마마)였다. 이러한 피해와 더불어 설상가상으로 백인과의 전쟁이 계속돼 인디언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감소됐다.

인디언들은 영국 식민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미국 내에 있었던 여러 전쟁에서 식민세력의 반대편에 가담해 전쟁을 했다. 영국군과 프랑스군의 전쟁(1754~63)에서는 핵심적 주역을 담당했다. 이 전쟁을 ‘French Indian War’라고 하는데, 프랑스인들이 인디언들과 협력, 미 영역에서 동물의 피혁, 농산물 등을 밀무역해서 터진 전쟁으로, 인디언은 당시 프랑스 편에서 싸왔다. 이 전쟁에서 프랑스는 참패 했다.

미국의 독립전쟁(1775~83)은 식민세력과 영국 정규군의 전쟁이었는데, 인디언들은 이 전쟁에서 식민세력이 패하면 인디안 영역이 더 이상 위협을 받지 않으리라는 가정 하에 영국군의 편에 가담했다. 1812년의 영미전쟁(War of 1812)은 유럽의 나폴레옹 전쟁중 영국이 미국의 해상 침임을 했다고 해서 미국이 도전, 미 영토 내에서 싸운 전쟁인데, 이 전쟁에서도 인디언은 영국편을 들었다 낭패를 봤다. 전쟁에 패한 영국군이 미국에서 떠나고 없어지자, 전쟁의 뒤처리는 결국 인디언이 감당 하게됐다. 이때 인디언은 불공평한 협약을 통해 연방정부에게 많은 영토를 탈취 당했다. 남북전쟁(1862~1865)때도 인디언은 남부편에 서면 북쪽에서 잊어버린 많은 땅을 회복할 수 있다고 여기고 남부와 손을 잡았던 것이다. 역시 여기서도 인디언은 진편에 서게 되었던 것이다. 전쟁에서 지면 나라의 일부 또는 전부를 승자에게 빼앗기게 되어 있다. 인디언들은 계속적으로 패자편에 서서 막대한 토지를 연방정부에 양도 하게 된 것이다.

현재, 연방정부에서는 이들에게 ‘보호구역’을 만들어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법을 만들어서 주권행사를 하며 살게 하고 있다. 미국의 치외법권지대 비슷하다. 이러한 보호구역을 ‘Reservation’이라고 칭하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전쟁의 결과 인디언이 연방정부에게 영토를 양도할 때 협약(treaty)을 체결했는데, 거기서 인디언은 양도 영토중 일부를 보류하고 후에 인디언들이 이용토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예약(reservation)’을 한 것이다. 그래서 인디언에게 주는 땅은 예약했던 것이라는 뜻에서 ‘Reservation’이라고 명명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인디언 부족은 550개이다. 미 전체에는 310개의 ‘보호구역’이 있다. 일부 인디안족은 보호구역이 없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인디안은 약 300만명인데, 그 반 정도가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고 나머지는 피닉스나 LA 등 서부 대도시에 산재해 있다. 현재 ‘보호구역’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은 미 영토의 2.3%인 5570만 에이커다. 이중 나바호국(Navajo Nation)같은 보호구역은 웨스트버지니아(West Virginia) 크기이며, 12개 보호구역은 로드아일랜드(Rode Island)주보다도 크며, 9개는 델라웨어(Delaware)보다도 크다는 것이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