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연대기
마르자씨 생모 만나며
못받은 사랑 음식통해 채워
할리웃스타 휴 잭맨 부부와
비빔밥·불고기 유쾌한 파티
재래시장·길거리 음식 섭렵
특산물 소개… 요리책 출간도
시사회에서는 전반적인 내용을 담은 트레일러와 첫 회 상영분인 휴 잭맨 부부를 그들의 업스테이트 뉴욕 별장에 초대해 즐겁게 비빔밥과 불고기 만드는 장면을 선보였다.
이 유쾌한 파티는 얼음에 담가두어 차갑게 칠링한 소주 ‘건배’로 시작되어 시종일관 웃고 떠들며 재미있게 진행되었고, 마르자 특유의 친근함과 따뜻함으로 요리법과 우리 문화를 있는 그대로 소개했다. 셰프 장 조지가 마르자와 데이트 하던 시절 처음 그녀의 집을 방문하여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난생 처음 맡아보는 김치냄새에 놀라 냉장고 속에서 분명 무언가가 죽어서 썩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김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나가는가 하면 술자리에서는 연장자에서 먼저 두 손으로 술을 따라주는 우리의 예절도 놓치지 않고 이야기했다.
멸치볶음도 함께 먹고, 비빔밥용 각종 나물이 소담스럽게 담겨 모습을 드러냈으며, 무생채를 만든 무는 ‘Moo’라고 소개하고, 시금치무침, 콩나물무침 등 각종 식재료와 음식의 표기를 우리 말 그대로 발음해서 좋았다. 보여지는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정성을 쏟은 듯 한국적인 면모를 잘 보여준 꼼꼼한 준비가 돋보였다.
큰 도자기 그릇에 비빔밥 부재료를 하나하나 담아가며 설명하고 고추장을 넣고 시원스레 쓱쓱 비비다 참기름을 깡통 채 들고 한바퀴 주욱 둘러준 마르자는 곧 이어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어 굉장히 매워 보이는 비빔밥을 완성, 과연 휴 잭맨 부부가 먹을 수 있을까 걱장했지만 모두가 맛있게 먹어치우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다음은 불고기 만들기. 얇게 저민 립아이 고기를 보여주고, 블렌더에 양파, 마늘, 생강, 간장, 설탕에 스프라이트(Sprite)까지 넣어 갈아서 손쉽게 양념을 만들었다. 고기에 부어 잠시 재웠다가 채 썬 양파와 함께 팬에서 자글자글 볶아내는 모습이 얼마나 먹음직스럽던지 ‘아! 당장 집에 가서 만들어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이라이트는 쌈 싸먹기. 마르자는 마치 특기가 음식을 복스럽고 맛있게 먹는 것처럼 상추와 깻잎에 밥과 고기, 쌈장을 척척 얹어서 군침이 꿀꺽 넘어가도록 쌈 싸먹는 시연을 해 보인 후 역시 먹음직스럽게 싸서 휴 잭맨의 아내에게 권했다. 쌈을 받아든 그녀가 한입 베어 문 다음 그 어마어마한 크기에 어쩔 줄 몰라 하자 마르자는 볼이 미어지도록 입 속에 밀어넣고 먹는 우리 스타일을 가감없이 설명했다. 한입 가득 쌈을 밀어넣은 휴 잭맨은 맛있다는 찬사를 연발했다.
아삭한 상추, 씹을수록 달콤한 불고기 양념에 깔끔하게 킥을 날려주는 쌈장이 얼마나 맛있는가! 우리가 느끼는 이런 행복한 감정이 그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듯 했다.
서로 쌈을 싸주며 사랑을 표현하고 정을 나누는 우리네 정서가 외국인들을 통해서도 이렇게 잘 전해질 수 있는 것은 마르자씨의 성품에서 뿜어나오는 따스함 기운 덕분으로 느껴졌다.
마르자씨가 가장 잘 만드는 음식은 국물이 있는 찌개종류이며, 요즘은 갈치조림이 꽂혔다고 한다. 한식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집에서는 당연히 매일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것.‘김치 크로니클스’는 앞으로 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소개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선을 잡아둘 다양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며 역동적인 모습으로 한국을 보여주게 된다. 재래식 시장, 길거리 음식, 전통 한정식, 재래식 된장 고추장 만들기, 김치 담그기, 제주도 해녀들의 물질까지 지역 특산물과 요리 등 우리 한인들도 흔히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들을 다채롭게 소개하며 조금도 꾸밈없이 보여주는 모습이 특별히 좋았다.
프로그램은 총 13부작으로 방영되고 있으며 매회 쇠고기, 돼지고기, 국수, 김치 등의 주제를 가지고 심도있게 소개한다. www.kimchichronicles.tv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얹을 수 있으며, 마르자 집안의 한식 요리법을 담은 요리책도 출간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폭발적인 한류 열풍과 더불어 김치 크로니클스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한식 세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을 기대해 본다. 제작진은 한인들의 많은 시청과 관심도 중요하지만 주위 타인종 친구들에게 열심히 입소문을 내주어 한식 세계화에 한 몫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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