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게티”는 식욕 촉진을 위한 ‘전식 (appetizer) ‘, ‘주찬(main)’이 아니다.
현재 미국에서 널리 통용되는 공식정찬(formal dinner) 코스는 통상 7 코스 이다. 제1코스는 Soup이다. 잠자고 있는 식욕을 불러일으키고, 타액과 위액을 유발하여 다음 코스를 보다 즐겁게 하기 위한 식욕 촉진제 이다. 제2코스는 생선요리다. 담백한 맛으로 입안을 상쾌하게 하며 메인의 맛을 북돋아 준다. 제3코스는 소르베(sorbet)이다. ‘셔벗’을 불어로는 “소르베”라고 한다. 과일 주스를 아이스크림 모양 얼린 것이다. 제4코스에서 Main Dish 가 나온다. 고기 한가지와 전분 한 가지, 익은 야채 한가지로 구성 된다. 제5코스에서는 입안을 산뜻하게 하고 식후 기분을 상쾌하게 하기 위하여 Salad를 먹는다. 제6코스는 후식이다. Dessert 이다. 주로 cake나 pie, pudding, 생과일등을 먹는다. 마지막인 제7코스에서는 Coffee나 Tea를 마신다.
이상과 같은 공식코스는 요새는 별로 대중적인 것이 아니다. 호화스러운 결혼식 피로연이나, 공공기관의 공식 만찬회 같은 데서나 택하는 격식이 되었다. 우리는 간혹 가다가 결혼식 피로연 같은 데에서 이러한 공식정찬을 대접 받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잘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그러한 경우에 코스 구성을 전혀 모르고 있으면 어리둥절해서 갈피를 못 잡고 식사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게 된다.
세상이 분주해지고 누구나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하여야 하는 현대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거창한 정찬은 차차로 인기를 잃어가고 약식(略式)정찬이 발달되게 되었다. 미국의 약식정찬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4코스 정찬이다. 첫 코스는 “스프” 또는 “샐러드”중에서 한 가지를 택하게 되어 있고, 제2 코스가 Main Dish, 제3 코스가 “후식”, 마지막으로 커피나 티를 택하게 되어 있다.
공식정찬에서는 “샐러드”가 “메인 코스”의 뒤에 오게 되어 있는데 “약식정찬”에서는 반대로 앞으로 나오게 된 것은 식당업이 발달되면서 생긴 습관이라고 한다. 손님으로부터 order를 받고 main dish를 준비하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그 동안에 시간을 벌기 위해서 우선 미리 준비 해 놓은 “샐러드”를 서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국의 코스도 미국과 비슷한데, 이 사람들은 “공식정찬”이나 “약식정찬”에서 “샐러드”를 정찬과 같이 서브를 한다. 우리 한식의 반찬 같은 기분으로 먹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식에서 빵은 Main Dish와 같이 먹기 시작한다는 에티켓 전문가들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제1코스와 같이 먹기 시작하고 “후식”직전까지 먹어도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스프”나 “샐러드”와 같이 먹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도 보수적인 노인들은 언제나 “샐러드”가 앞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서 불평을 한다.
미국식 양식의 기준은 대게 이상과 같지만 같은 양식이라도 이태리식은 여러모로 미국식과는 다른 점이 많다. 미국 내의 이태리 식당에서는 이태리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곳도 있고 미국식과 절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도 있기 때문에 일단 전형적인 이태리식을 알아두면 편리 하다.
이태리에서는 저녁이 정찬이 아니고 점심이 정찬이다. 하루 식사 중 점심에 제일 큰 비중을 둔다. 점심이 The main meal of the day인 것이다. 대개 12:00에서 3:00까지 사이에 먹는다. 이태리에서는 식탁에 앉으면 우선 식탁에 놓인 빵부터 먹기 시작한다. 테이블에 빵 바구니가 놓여있고 각자는 거기서 빵을 집어서 자기 앞에 놓고 뜯어 먹는다. 빵 접시는 없고 주로 테이블에 그대로 놓고 먹는다.
제1코스는 “햄”이라던가 “소시지”등 cold cut이다. Antipasto(앤티파스또)라고 한다. 제2코스는 “파스타”이다. 식욕 촉진제로 먹는 “前食”에 해당 된다. “스파게티”, “마카로니”, “링귀니” 또는 쌀로 만든 “필래프”등으로 구성 된다. 이태리를 방문하는 우리 한국 사람들이 제일 잘 범하는 실수가 바로 여기서 반복된다. “스파게티”가 나오면 낯익은 음식이고 또 맛이 있으니까 이것으로 배를 채우다시피 한다. 그러다 보면 다음에 나오는 main course를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 제3코스가 Main Dish이다.
IL Secondo 라고 한다. 고기나 생선과 익힌 야채로 구성된다. 제4코스는 “샐러드”이다. 역시 미국의 공식정찬과 같다. 다음 제5코스는 Cheese이다. 맛있는 cheese를 빵이나 과일과 같이 먹는다. 제6코스는 “후식”이다. Cake이나 Pudding종류이다. 만복감을 주며 소화제로 먹는다. 제7코스는 그 유명한 Espresso Coffee이다. 무척 독한 커피인데 설탕을 듬뿍 타서 몇 모금 마신다. 배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태리에 뚱뚱한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잘 납득하시리라고 믿는다. 이태리 정찬은 너무 분량이 많기 때문에 식사량이 적은 사람들은 그 중에서 몇 가지를 빼달라고 하면 된다. 경우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다. 필자는 이태리에 가서는 언제나 “스빼게리”를 먹고 싶을 때는 Main Dish를 빼달라고 하고, Main Dish가 먹고 싶을 때는 Spaghetti를 빼곤 하였다.
불란서의 코스 구성은 미국식과 비하다. “소르베이”를 생략하고 샐러드 다음에 Cheese를 먹는다. 물론 코스의 구성은 비슷하지만 요리의 내용은 미국과 다른 점이 많다. 불란서 사람들은 “소스”를 많이 쓴다. 그리고 “후식”도 “파이”종류보다는 cream이나 익힌 과일을 돌돌 말은 crepe또는 과일을 얹은 cake 인 tart종류를 많이 먹는다. 불란서 사람들도 빵을 제1코스서부터 먹기 시작한다. (끝)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