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ews)의 정의는 다양하다. ‘구문은 신문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새로운 현상이나 사건들 즉 new라는 단어에 s를 붙여서 news가 된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북(N), 동(E), 서(W), 그리고 남(S) 4방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사건이 뉴스로 다루어질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평가는 사건의 중요성(importance), 거리의 근접성(proximity), 사건 인물의 저명도(prominence), 비정상성(unusualness) 등의 요소에 따라 내려진다.
시민들의 안녕과 복지가 정부의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기에 정부의 활동은 항상 뉴스의 대상이다. 정부기관들이 주말에는 쉬기 때문에 월요일의 신문 지면이 다른 날에 비해 적은 것을 생각해 보면 된다. 피안의 화재라는 표현으로 볼 수 있듯이 사건 발생지와의 거리가 뉴스 취급의 한 요소이지만 ‘지구촌락’이라는 표현이 가능한 21세기에는 아무리 먼 곳의 사태, 예를 들면 리비아, 시리아 등지의 민주화 투쟁과 정권의 무력대응도 뉴스거리다. 보통 사람의 부고는 그의 친척이나 친구들에게나 관심사이지만 소위 유명인사의 죽음은 그의 경력과 업적 그리고 유족까지도 길게 보도된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다’라는 재담은 정상적인 것보다는 비정상적인 것이 뉴스 거리라는 점을 설명한다. 그리고 살인, 테러리즘, 폭력, 전쟁 등 나쁜 뉴스가 미디어 보도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현상 때문에 무소식이 희소식(No news is good news)이라는 말을 뒤집어 희소식은 곧 뉴스가 아니다(Good news is no news)라고 꼬집는 사람도 있다.
사람의 죽음이 당사자나 유가족에게는 가장 나쁜 뉴스임에 틀림없다. 그러니까 그런 죽음을 대규모적으로 초래하는 전쟁이 사회 전반에 최악의 뉴스다. 1914년부터 1918년까지의 세계 제1차 대전은 정말로 그때까지의 인간 역사상 최악의 살육장으로 기억된다. 그전에는 기껏해야 두 서너 나라끼리의 무력 충돌로 주로 군인들만의 희생이었지만 1차 대전에서는 28개국이 참전했고 군인들의 전몰자들만도 900만, 그리고 전방 후방의 개념이 없어진 전면전으로 더 많은 민간인들이 죽임을 당한 참혹한 역사를 남겼다. 1차 대전이 “모든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구호가 무색하게도 세계 2차 대전에서는 5,000만 이상이 희생되었다. 그 이후에도 오늘날까지 무려 2,500만 이상이 갖가지 전쟁과 무력 충돌의 희생이 되었다는 통계도 있다.
전쟁에 따른 기근과 온갖 질병으로 희생된 사람들 수도 엄청나기 때문에 뉴스 미디어는 흉보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신문을 읽거나 TV 뉴스를 듣고 나서 침울하거나 비관적이 되는 게 그 이유일 것이다.
나쁜 소식의 부정적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한 일은 아닐지 몰라도 미디어가 스포츠와 연예계의 활동을 많이 다루는 현상이 20세기부터 두드러진 것만은 사실이다. 스포츠는 구단주들이나 회사들에게 엄청난 돈을 벌어주는 비즈니스지만 광고료가 거의 들지 않는 업종이다. 그리고 게임의 승패는 독자들이나 관객들에게 자기 팀이 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나쁜 종류의 뉴스일 수가 없다.
또 환상의 세계로 관중들을 이끌어 현실사회의 어려움과 비극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게 만드는 영화들과 배우들에 대한 보도도 파파라치에 의한 프라이버시 침해로 시달리는 당사자들 말고는 독자나 관객의 입장으로 나쁜 뉴스가 아니라 일종의 관음증에 가까운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일일 뿐이다. 스포츠나 대중음악을 포함한 영상 산업은 거의 종교를 대치할 정도의 시간 비중을 팬들에게서 헌정 받는다. 워싱턴 근교의 교회들이 레드스킨스의 미국 축구 시합이 있는 날에는 평소의 반도 못 찬 상태로 예배를 본단다. 또 성경의 10계명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산상수훈 가르침은 기억하지 못해도 자기가 따르는 스포츠 선수, 가수 또는 배우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속옷 사이즈까지도 줄줄 외우면서 그들을 우상으로 받드는 팬들이 많다. Fan이라는 어원이 Fanatics 즉 광신도에서 나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뉴스가 나빠도 우리 주변과 이 세상이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 우리는 계속 뉴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스포츠나 연예계의 추잡한 폭로 등에 귀중한 시간을 빼앗기지 말고 가족과 친지들과의 유대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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