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교육과 연구를 병행하는 고등교육기관인 대학(大學, college)의 역사는 중국의 고대왕조인 주(周)나라(BC 1046-BC 771) 시대의 국학기관이나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시초로 간주되는 고구려 소수림왕 2년인 서기 372년에 설립된 태학(太學) 그리고 BC 387년경에 플라톤이 설립한 고대 그리스의 아카데미아(Academia) 등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현대적 의미에서의 대학은 중세 유럽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최초의 대학은 11세기에 설립된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Universita di Bologna, 1088)이다. 이 대학은 1988년에 개교 9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고 200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임을 강조하기 위해 교명을 ‘학문의 모교’라는 의미의 알마 마테르 스투디오룸(Alma Mater Studiorum)으로 바꾸었다.
볼로냐 대학 외에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으로는 프랑스 파리대학(Paris, 1215)과 영국의 옥스퍼드(Oxford, 1249), 케임브리지 대학(Cambridge, 1284) 그리고 포르투갈 최초의 코임브라 대학(Coimbra, 1290)?등이 있다. 이 외에도 중부유럽 최초의 대학인 체코 카렐대학(Karel, 1348)과 폴란드 야길로니아 대학(Jagiellonian, 1364), 오스트리아 빈 대학(Vienna, 1365) 그리고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하이델베르크 대학(Heidelberg, 1386) 등도 세계적으로 유서 깊은 대학이다.
인류의 역사상 대학이 출현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대학들은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하며 발전을 계속해 왔다. 오늘날의 대학은 일부 상류계층은 물론 사회구성원 모두가 입학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되었으며, 최근에는 기존의 전통적인 대학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컴퓨터상에서 존재하는 사이버대학(Cyber University)과 가상대학(Virtual University)까지 등장하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의 대학은 일반 기업처럼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대학의 발전이 곧 국가의 발전이라는 공식이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을 저술한 세계적인 역사학자 폴 케네디(Paul Kennedy) 예일대 교수는 21세기를 아시아?태평양 시대라고 전망하였고 또 지난해 도쿄의 한 강연회에서는 ‘21세기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중심국가가 일본도 중국도 아닌 한국이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반해 2010년 2월, 리처드 레빈(Richard Levin) 예일대 총장은 ‘25년 내에 베이징대, 칭화대는 세계 10위권에 진입하여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국은 1998년부터 세계 일류대를 보유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진행 중이며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는 기초학문 연구재원’을 집중 투자하며 중국의 대학들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조사 기관마다 다소 순위의 변동이 있지만 지난 3월 15일 영국 타임스의 교육전문 주간지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THE)’이 ‘세계대학평가 2010-2011’을 발표하였다. 이번 발표에서는 ‘2010년 세계 대학평가도’ 상위 200개 대학과 ‘2011년 세계 대학평판도’ 상위 100개 대학으로 구분하였다.
먼저 대학 평가도에서는 미국의 하버드와 캘리포니아 공대 그리고 MIT가 각각 1위부터 3위를 차지했고 국내 대학으로는 포항공대(28위) 카이스트(79위) 그리고 서울대(109위)가 순위에 올랐다. 또한 대학 평판도에서는 하버드와 MIT가 1위 2위를 차지했고 버클리와 케임브리지는 공동 3위 그리고 4위부터는 각각 스탠퍼드 옥스퍼드 프린스턴이 뒤를 이었다. 국내대학은 서울대(55위)와 카이스트(93위)가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일본 도쿄대학이 8위, 중국의 칭화대와 베이징대는 각각 35위 4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미국 대학의 세계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세계 최고의 대학 TOP 10에 7개교가 그리고 100위권 내에는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무려 45개의 대학이 포함되었다.
현재 한국 대학의 경쟁력은 미국과 영국은 물론 일본 중국에도 뒤지고 있지만 케네디 교수의 말처럼 앞으로 한국이 21세기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세계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도록 우리 대학의 많은 발전을 기대해 본다.
(한국외대 교수/UC버클리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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