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운동만큼 손쉬운 운동도 없다. 돈도 들지 않고, 시간에 구애를 받는 운동도 아니다. 체중을 줄이는 데에도, 체중을 줄인 후 요요현상을 예방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올 초 한국에서 발표된 순천향대병원 소속 의사 148명을 대상으로 한 ‘나의 건강비법’ 설문조사 결과 의사들은 걷기를 33.6%로 가장 많이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어떻게 걷는 것이 건강에 효과적일까? 의사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총 2시간30분 정도 적당한 강도로 운동할 것을 권한다.
2008년 미 보건복지부(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는 일주일에 약 150분 정도 적당한 강도의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정원손질 등 운동을 하거나 또는 일주일에 75분간 달리기 같은 격렬한 강도의 운동을 할 것을 미국인을 위한 운동 가이드라인으로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주말 같은 때 몰아서 운동하기보다는 5일간 30분씩 나눠서 하거나 아니면 최소 하루 10분이라도 운동해서 일주일에 총 150분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달성할 것을 조언했다. 매일 10분 이상 틈틈이 걷는 것은 심장 및 혈관 건강, 당뇨병, 고혈압, 콜레스테롤 관리 등에 큰 도움이 된다.
미 보건부 가이드 라인
1주일에 150분 정도
적당한 강도 운동이나
격렬한 강도 75분간
■걷기의 효과
걷기는 낮은 강도의 운동이지만 건강효과가 매우 높다. 걷기는 유산소 운동으로 심박수를 늘려주고, 심장건강을 튼튼하게 해주며, 혈액순환을 돕는다. 운동은 폐 산소량을 늘려주며 혈압을 낮춰주고 체지방을 빼는데도 좋다. 걷기를 꾸준히 하면 허리치수와 체중을 줄여주고, 몸매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을 줄여주며,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높여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혈압을 낮춰주며, 제2형 당뇨병 조절에 가장 추천되는 운동이다.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빨리 걷기를 하는 사람은 같은 운동량으로 조깅을 하는 사람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또한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뇌 혈류의 혈액순환을 향상시켜 스트레스를 낮춰주고, 인지력 사고력, 집중력 등을 증진시켜 우울증, 불안증 등 질환에도 약물치료와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고도 발표된 바도 있다.
뼈를 튼튼히 하게 하는 데도 좋은 운동이다. 걷기를 규칙적으로 하면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 골다공증 위험이나 골절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트레드밀(treadmill)에서 천천히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은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능력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최근 나오기도 했다.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은 67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는데, 트레드밀에서 빠르게 30분간 걷기를 한 그룹, 낮은 속도로 50분간 천천히 걷게 한 그룹, 스트레칭과 운동기기를 사용한 근육운동을 시킨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더니, 낮은 강도로 천천히 걷기 운동을 한 그룹이 다른 그룹들보다 걸음걸이나 운동성이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고 최근 신경학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모두 일주일에 3회씩 3개월간 운동했다. 이번 연구 외에도 이미 걷기는 파킨슨병과 치매 예방에 도움 된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어떻게 걸을까?
걷기는 전신운동이다. 어깨에서부터 허리, 중심근육, 다리근육까지 전체적인 운동이 된다. 걷기에도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워밍업, 스트레칭, 마무리운동이 필요하다. 5분 정도 천천히 걸어 워밍업을 해주고, 워밍업을 하면서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을 깨워주는 것이 좋다. 본 걷기를 하기 전 다리와 허리를 유연하게 스트레칭 해준다.
스트레칭 후에는 속도를 조금 내서 가볍게 걷기 시작해 본 걷기를 한다.
걷기 운동이 모두 끝난 후에는 다시 천천히 5분 정도 걸어 마무리 걷기운동을 해주고, 스트레칭으로 긴장했던 다리근육을 풀어주는 마무리를 한다.
천천히 걷거나 속보로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의사들은 매일 꾸준히 10분이라도 할 것을 조언한다. 빨리 걸으면 칼로리 소모는 좀 더 기대할 수 있다. 약간 숨이 찰 정도로 빨리 걸으려면 3~4마일의 속도로 걷는다.
참고로 160파운드인 사람이 2마일의 속도로 1시간 걷기를 하면 183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3.5마일의 속도로 걸으면 277칼로리 정도 소비된다. 3.5마일로 일주일에 1시간씩 걸으면, 대략 일주일에 약 2,000칼로리 정도는 소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 스포츠 의학협회에 따르면 1시간에 3마일의 속도로 걸으면 221칼로리, 1시간에 4마일의 빠른 속도로 걸으면 334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걷기와 함께 일주일에 2회 근육운동을 해 주면 체중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평지보다는 언덕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바르게 걷는 자세
머리는 바로 세우고 시선은 15~20피트 정도 앞을 바라본다. 턱은 바닥과 나란히 하고, 등과 허리·어깨는 곧게 펴며, 팔꿈치는 적당히 구부리고, 다리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걸을 때 배 근육은 힘을 주고, 발은 뒤꿈치부터 먼저 땅에 닿게 한다.
■12주간 걷기 계획을 세워라
처음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다. 만보 걷기가 좋다지만 걷기 운동을 시작한 날부터 만보를 걷기는 매우 힘들다. 매일 5~10분 정도 걷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걷는 습관을 들이면, 그 다음부터는 쉬워진다. 처음에 5~10분씩 걷다가 2분씩, 3분씩 점차 늘려나간다. 어느 정도 걷기가 수월해지고 습관이 자리 잡으면 40~60분 정도 걷기 시간을 늘려 지속한다.
미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가 제공한 12주 걷기 스케줄에 따르면 처음 걷기운동 시작 전후 5분씩 워밍업 걷기와 마무리 걷기를 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12주 걷기를 하면 일주일에 적어도 5회는 걷는 것이 중요하다. 첫 주는 시작 5분, 마무리 5분, 빨리 걷기를 5분으로 총 15분 주 5일 걷는다. 2주째부터는 빨리 걷기를 2분씩 늘려 걷는다.
워밍업과 마무리 걷기 10분에 빨리 걷기를 7분으로 17분씩 주 5일 걷고, 3주째는 주 5일 19분씩으로 걷는 식이다. 6주까지는 빨리 걷기를 2분씩 매주 늘리고, 7주부터는 3분 늘려 총 28분 걷다가 다시 8주째 2분 늘리고, 9주와 10주째는 3분씩, 11주까지 운동 상태에 따라 2~3분씩 늘려가며 주 5일 걷는다. 마지막 12주째에는 주 5일 40분씩 걷는다.
이상적으로는 일주일에 5일간 30분씩 걷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30분도 한 번에 하기 힘들다면 10분씩 나눠 걷는다. 이를 테면 점심시간 10분간 사무실 안이나 빌딩 주변을 걷거나 퇴근 후 10분 정도 동네나 집 주변을 걷기 등으로 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와 함께 걷는 것이 좋다. 걷기 동호회를 만들어 특정 장소로 걷기를 하러 가는 것도 걷기의 단조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몰아서 한꺼번에 걷기보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게 효과
‘12주 걷기’프로그램 좋아
■만보계 현명하게 사용하기
너무 많은 기능이 있는 만보계를 고르지 않도록 한다. 걸음을 세는 정도가 딱 좋다. 기능이 많아도 다 사용할 수 있으면 좋지만 잘 사용할 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매일 0으로 돌려놓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그리고 걷기 시작하면 걸음을 세주는 정도의 기능이 있는 것으로 고른다.
가격대는 보통 10~50달러 선이다. 착용감이 편하고, 숫자를 읽기 쉽거나 몸에 잘 착용할 수 있는 것으로 고른다. 만보계는 스포츠 용품 샵이나 온라인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만보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만보계를 샀다고 해서 첫 날부터 만보걷기에 도전하는 것은 무리다. 일단 만보계를 구입하면 첫 3일간 허리에 차고 얼마나 활동하고 걷는지 측정해 본다. 3일 동안의 숫치를 모두 기록하고 3으로 나눠 평균값을 얻는다. 만약 평균 2,000걸음이 나왔다면, 첫 일주일 동안은 매일 500~1,000보 정도 늘려 걷는다.
하루 만보 걷기를 계획한다면 적어도 5마일 정도 걸어야 하며, 일주일에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걸어야 한다.
만보계 기능 중에는 컴퓨터에 기록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춘 제품도 있다. 시간과 걷기를 기록해 매일 체크하면 걷기를 꾸준히 하는데 도움 된다.
■폴을 이용한 걷기
스키폴 대처럼 생긴 폴이나 스틱을 양손에 짚고 ‘폴 워킹’ 또는 ‘노르딕워킹’을 하면 팔, 어깨, 가슴 등 상체 근육운동이 된다. 에어로빅 같은 유산소 운동효과를 가져 오며 신체 근육의 95%를 동원하기 때문에 칼로리를 더 소비하게 해준다. 체중이 분산돼 밸런스와 안정감 있는 걷기를 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상체의 바른 자세 유지에 좋다.
관절염이나 허리통증 환자가 걸을 때 무게 중심을 잡아주고 허리, 엉덩이, 무릎 등에 가해지는 체중부담을 덜어줘 도움 된다.
■걷기를 위한 옷차림과 운동화
걷기는 다른 운동에 비해 부상 위험도 적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다가 걷기를 하게 되면 근육통, 발에 물집이 생기는 등 가벼운 부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가벼운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걷기에 편한 신발을 골라야 한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쿠션이 있는 걷기용 운동화를 골라야 한다.
날씨에 맞는 편한 옷차림도 필요하다. 더우면 벗을 수 있도록 여러 겹을 입는 것도 좋다. 땀 흡수가 잘 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이 좋다.
정이온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