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유소 보통 가솔린 값이 갤런당 지난 주 3.39달러이었던 것이 3.79달러로 한 주일에 5.6%나 폭등하여 예전에 겪었던 석유 에너지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연방 에너지정보국의 소매 개솔린 값의 주간 동향도 가솔린 값의 폭등을 보여준다. 3월7일 전국 평균 3.52달러로 일주 전보다 4.0%, 이주 전보다 10.4%, 일 년 전보다 무려 28.0%나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요한 질문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권봉기사태, 특히 13번째로 세계 석유 공급국인 리비아의 사태로 인한 석유 값의 폭등이 전 세계적인 석유 에너지 위기로 확산될 전망이 있느냐 하는 의문이다. 과거 석유 에너지 위기의 경제적 타격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1973년 아랍 석유 엠바고, 1978~79년 이란 혁명, 1990년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 등으로 인한 석유 에너지 위기가 심각한 경제침체를 그때마다 세계적으로 결과하였고, 특히 1973년의 석유 위기는 경제에 미증유의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실업율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상승하는 현상)을 가져 왔었다.
리비아 사태로 인한 세계 석유공급의 부족이 1%밖에 되지 않아 1973년 석유 위기 때 7.5%에 비하면 미비한 양이지만,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사태가 확산되는 경우 세계 석유 공급의 3분의 1을 점하는 중동 석유 생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전망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중국과 인도를 위시한 뜨는 경제들의 석유 수요가 경제발전과 함께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석유 위기의 가능성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려되고 있는 석유 에너지 위기의 전망을 세계 경제구조가 많이 변화하였기 때문에 경제 구역별로 진단하기로 한다.
첫째, 선진 경제에는 석유 에너지 위기(석유 값의 폭등)의 영향이 덜 민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의 분석에 의하면 석유 값이 10% 상승하였을 경우 선진 경제를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성장이 현재 4.4%에서 0.2% 내지 0.3%정도 줄어든 4.2%정도로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유는 선진 경제들이 석유 의존적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실질 국민총생산이 1980~2009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석유 소비는 1980년 매일 1,740만 배럴에서 2009년 매일 1,780만 배럴로 별로 늘어나지 않았다.
둘째 이유는 선진 경제의 노동시장이 유동적이어서 석유 값 상승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국민생산 감소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이유는 현재 선진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아 석유 값 상승으로 인한 국민 경제 전반적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반하여 석유 에너지 위기의 영향은 선진 경제에 비하여 뜨는 경제에 좀 더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석유 값의 10% 상승은 뜨는 경제의 성장을 0.5~0.8%로 줄일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는 뜨는 경제의 구조가 선진 경제의 그것과 다른 데에 연유한다.
뜨는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무척 높다. 예를 들면, 뜨는 경제가 1980년에서 2009년 사이 괄목한 성장을 하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석유 수요도 몇 배 이상으로, 즉 중국 4~5배, 인도 3배, 남미 2배, 중동 4배로 폭증하였다.
뜨는 경제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국민 경제 급성장으로 인하여 올라가고 있고 석유 값 폭등은 이를 더욱 강하게 부추길 것이 예측된다. 중국의 경우 1월 인플레이션이 이미 4.9%이고 인도의 경우 9%를 훨씬 넘고 있다. 석유 값의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더욱 높게 부추길 것이다.
중동 민중봉기 사태로 인한 석유 값의 상승은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선진 경제에는 덜 민감하게, 뜨는 경제에는 더 민감하게 영향을 가져 올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세계 석유 값의 상승은 장기적으로는 연료 효율 제품에 대한 수요 전환 등 석유수요의 구조변화를 가져 올 것이고, 석유 자원 개발을 통한 석유 공급의 장애극복을 결과하게 될 것이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적인 배려가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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