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감동을 좋아한다. 머리보다는 가슴이 움직일 때 더 행복해하고, 멀어졌던 것들이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성경은 이 감동을 ‘영감(Inspiration)’이라고 했는데 곧 하나님의 성령이 마음에 들어와 작동하는 것을 말했다. 그래서 이 감동작용이 있게 되면, 깨달음과 반성과 올바름과 진리의 길을 걸어가게 한다고 했다.
인생 가운데 감동의 순간들은 얼마든지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감동적인 일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일 것이다. 말 그대로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우생순)이 얼마나 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 가장 기뻤던 순간, 자기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일 것이다. 결혼, 합격, 취직, 만남, 탄생, 성취 등등 많은 것들에 대해서 우생순을 느낄 것이다.
‘우생순’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귀에 다가온 것은 대한민국 핸드볼 국가대표팀에 관한 이야기가 영화로 나온 이후부터일 것이다. ‘우생순’은 열악했던 한국의 핸드볼 종목에 대한 지원과 상황을 극복하고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감동적인 영화이다. 모든 것들이 다 그렇듯이 어떠한 값진 열매는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고의 눈물과 땀을 흘리고 나서 얻는 열매가 그렇게 달고 맛있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편 126: 4)”고 말씀하고 있다.
이집트의 대통령 무바라크가 통치 30년의 세월을 뒤로한 채 쓸쓸히 대통령궁을 떠났다. 그는 아마도 지난 30년간의 세월이 자기에게는 나름대로 ‘우생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삶이야 어차피 고통이라 할지라도 자기가 원하는 최고의 순간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30년의 세월은 그에게 분노와 실망을 가져다주었고 그가 누린 그 짧은(?) 30년은 아무런 가치와 의미를 남겨두지 못한 채 바람과 같이 역사의 먼지로 날아가 버릴 위험에 처하고 말았다. 그는 다른 이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대로 인생이 주는 ‘우생순’의 감동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감추고 있는 위험한 독에 물들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우생순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야 한다. 우생순이 목적이 되면 우생순이 단지 우생순에 머물지 아니하고 우생선(우리 생애 최고의 선)의 꽃으로 피고 열매를 맺게 된다.
선(善)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 선은 한 가지의 의미가 있다. 선은 사람을 얻는 것이다. 만일 선을 행하고도 사람을 얻지 못한다면 그 선은 진정한 선이 아니며, 만일 선으로 보이지 않는데 사람을 얻는다면 그 선은 진정한 선이다.
예수님은 선을 위해 오셨고 선을 위해 죽으셨다.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 사람들은 그가 선이 아니라 악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죽으시고 부활한 후에야 비로소 그가 참 선이라고 인정을 받았고, 결국 예수님 앞에 무릎 끓어 그 분을 하나님의 아들로 예배하게 되었다. 선은 영원한 것이다. 비록 선이 악으로 대접을 받고, 악이 선으로 추앙을 잠시 받을지 모르나 나중에는 분명히 선과 악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우리 삶의 목표는 우생순일 뿐 아니라 우생선까지 가야 한다. 최고의 순간을 누리기 위해 선을 버린다면 절반의 성공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은 실패일 수밖에 없다.
성경에 도르가라고 하는 여인이 나온다. 이 여인은 불쌍한 과부들을 위해 손수 옷을 만들어 주곤 했다. 그냥 보이기 위해서 한 일이 아니라 마음에서 그 여인들을 돕기 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였다. 그가 아파서 죽게 되었을 때에 그 사랑을 받은 여인들이 도르가의 죽음에 대해서 크게 슬퍼하였다. 사도 베드로가 왔을 때에 그 여인들이 울면서 도르가가 살아있을 때에 지은 속옷과 겉옷을 다 내어 보여 주었다(사도행전 9장).
도르가는 자기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우생순의 시간을 보냈고, 또 그가 죽은 다음에도 우생선을 남겼다. 살아있는 동안 다른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 감동이 행복을 만들어 주었다. 한 사람의 죽음 앞에 사랑을 가지고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는 행복한 삶을 살았고 또 남을 행복하게 한 인생이다.
우리의 삶이 그렇게 살기를 다짐한다. 오늘 한 날이 최고의 순간이며, 또한 최고의 선을 베풀며 살아가는 가치를 심고 가치를 얻어내는 삶이 되기를 기도한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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