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재 아이 부모의 역할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를 영재로 키울까?”
정규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많은 한인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영재교육(Gifted Education)에 관한 것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가 영재교육을 받기를 원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영재로 판정받는 것은 아니어서 영재 클래스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계속해서 영재반 도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당수 한인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가 영재교육 대상자로 선발되면 “부모의 역할은 이제 끝”이라고 판단, 아이에 대한 지원을 게을리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절대 금물이라고 교육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영재교육을 받는다 하더라도 부모의 꾸준한 관심과 후원이 뒤따라야 아이가 진정한 영재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 학부모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영재교육 제도와 영재 자녀를 둔 부모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우리 아이 영재 가능성 엿보기

집에서도 아이가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간단히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물론 학교에서도 후보 학생들을 대상으로 판단하는 방법이 따로 있지만 캘리포니아주 표준 학력고사 성적을 제외하면 판단하는 근거는 비슷하다. 물론 집에서 판단할 경우 다분히 주관적인 견해와 시각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집에서 판단하는 법

다음과 같은 조항에 대부분 해당된다면 기본적인 영재 자질이 있다고 볼 수 잇다.

1. 다양한 단어를 많이 구사한다.
2. 어떤 일이나 현상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한다.
3.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4. 설명을 해주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한다.
5. 유머를 사용할 줄 안다.
6. 퍼즐이나 단어 맞추기 등에 관심이 많고 또 실제로 한다.
7. 집중력과 끈기가 있다.
8.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9. 상상력이 풍부하다.
10.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 캘리포니아주 영재교육 제도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 영재여부를 판단, 영재로 판정되면 GATE(Gifted and Talented Education)라는 이름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GATE는 ▶학생들이 배우는 속도가 빠르고 ▶교육과정에 깊이(depth)와 복잡성(complexity)이 있고 ▶창의적 사고능력 발달을 위한 새로움(novelty)을 중시하는 커리큘럼을 토대로 만들어진 심화학습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주내 각 교육구나 개별 학교에 따라 영재 선발기준과 학습내용에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중·고등학교에서는 영재학생들의 재능과 특성을 살린 매그닛 스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매그닛 스쿨의 경우 수학·과학 전문학교, 예능 전문 학교, 언어 전문학교 등 특정 분야에 중점을 두는 학교들이 있으며 ‘Highly Gifted’라는 이름이 붙는 학교는 영재만을 위한 학교로 볼 수 있다.

■ LA통합교육구(LAUSD)의 영재학생 선발기준

LAUSD는 크게 지적 능력(intellectual ability), 높은 성취도(High achievement), 특별한 학업 능력(specific academic ability), 예술 능력(ability in the performing or visual arts) 등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영재를 선발한다.

일반적인 선발기준을 보면 ▶교사의 추천 ▶학교 심리학자에 의한 IQ(지능지수) 테스트 결과 ▶캘리포니아주 표준학력고사(CST) 점수(영어 425점 이상, 수학 450점 이상) ▶작문(writing) 샘플 검사 등이 자주 사용된다.

한인이 다수 재학중인 행콕팍 지역의 3가 초등학교(교장 수지 오)의 경우 전체 학생 800명 중 25%에 해당하는 200명이 영재 교육을 받고 있다. 수지 오 교장은 “보통 2학년 2학기 때 각종 평가를 통해 영재학생을 선발하며 3학년 1학기 때부터 정식으로 영재교육을 받는다”며 “영재교육은 차별화된 심화학습이 핵심으로 요즘은 리더십과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한 토론 수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오 교장은 영재학생들에게 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다른 견해로 들여다보는 능력, 스스로 연구하고 리서치하는 능력, 다양한 질문을 하는 능력, 개념을 이해하고 아이디어 또는 이벤트의 패턴이나 트렌드를 예측하는 능력 등을 길러주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3가 초등학교는 3~5학년 모든 클래스가 영재학생들을 무리지어 가르치는 ‘클러스터’ 방식을 도입하고 있으며 각 클래스의 3분의2는 영재, 나머지 3분의1은 보통학생으로 채워져 있다. 또 각 인종의 영재학생 비율을 전체 인종비율과 맞추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재로 분류된 학생이 아닌 평범한 학생들이라도 영재들과 한 반에서 수업하면 학업능력이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고 오 교장은 덧붙였다.


영재반 들어갔다고 방치하면
영재가 범재로 전락할수도
끊임없는 관심·후원으로
사고-어휘-판단력 길러줘야


■ 부모의 역할 및 주의점

자녀가 영재반에 들어갔다고 손 놓고 가만 있으면 영재가 ‘범재’로 전락할 수 있음을 부모들은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모도 영재반 교육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교육구 예산에는 영재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위한 별도 예산이 준비돼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반드시 여기에 참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집에서도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 사고력과 어휘력, 판단력 등을 키워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 교장은 “한인 부모 중 상당수는 자녀가 영재반에 들어가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데 그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며 “공부뿐만 아니라 영재 자녀의 정서 및 사회적인 발달에 관심을 갖고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끊임없는 지적 자극과 도전적인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대목이다.

만약 영재학급에서 아이의 성적이 크게 처진다면 담당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일반 학급으로 옮기는 등 새로운 방향설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린 나이일수록 자신감과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항상 자녀의 의견을 경청하고 필요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부모가 해야 할 일중 하나이다.

■영재자녀 둔 부모를 위한 추천 도서 및 웹사이트

<웹사이트>

▲Brain Games, Puzzles, and Illusions (www.brainbashers.com)
▲Dynamic Locations (www.greatestplaces.org)
▲Answers to Imaginable Questions (www.wsu.edu/DrUniverse/
contents.html)
▲Solving Puzzles Online (www.tangram.i-p.com)
▲Natural Landscapes (www.earthfromtheair.com)
▲Math (www.ask.com)
▲Fun and Games (www.ajkids.com/tours/gamestour2.asp)
<도서>
▲Cradles of Eminence: Childhoods of More than 700 Famous Men and Women 2nd Edition by Ted Goertzel and Ariel Hansen
▲Guiding the Gifted Child by Dr. James Webb
▲Some of My Best Friends Are Books 2nd Edition by Judith Halsted


<구성훈 기자>


캘리포니아주 영재교육은 리더십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차별화된 심화학습이 특징이다.


자녀가 영재반에 들어갔다고 안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지적 자극과 도전적인 교육환경을 제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