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하버드대학 재학시절 내 인생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끼친 너무나 존경하는 나 자신의 멘토를 만나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그 분이 나에게 자주 하신 말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두 가지는 “어떤 사람이 던지는 질문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라는 것과 “질문을 잘못하면 결코 올바른 답을 얻을 수 없다”라는 것이다.
그 동안의 삶을 통해 필자는 그 분의 말씀이 너무나 진리라는 사실을 확인해 왔고, 심지어 요즈음 대학 진학과 관련해서도 이 말씀은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대학 진학 세미나를 위해 전국을 여행하다 보면 마치 환상의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들은 경쟁이 치열한 오늘날 대학 진학의 냉엄한 현실에 대해 전혀 무지하다. 그들의 퍼스널리티나 성취도를 보면 별로 두드러지지도 않고 너무나 틀에 박힌, 무미건조한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인들은 이상하리만큼 프린스턴에도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다.
또한 주변의 소문, 혹은 친구나 친척에게서 전해들은 뉴스 몇 가지를 정보의 모두인양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이런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필자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이들이 미국의 교육 철학에 대해 얼마나 잘못 이해하고 있으며, 입학 사정관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수천명의 지원자 가운데 어떤 학생을 뽑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것을 바로 드러내 고 만다.
최근에 동부지역에서 열린 대학 진학 세미나에서 필자가 받은 질문 몇 개를 소개하자면:
▲대학 지원서류 가운데 무엇이 제일 중요한가?
▲내 아들의 고등학교 성적(GPA)은 5.2인데 예일에 들어갈 확률은 얼마인가?
▲하버드에 합격하려면 커뮤니티 서비스를 몇 시간해야 하나?
▲컬럼비아에 지원하려면 최소한 SAT를 몇 점 받아야 하나?
▲만약에 고등학교 수석 졸업생이고 SAT 만점을 받았다면 MIT 합격이 보장되는가?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이런 질문들을 자주 접하다 보면 필자는 이들의 대학 진학 정보가 얼마나 부정확 하고 오해가 많은지 알게 되고, 따라서 걱정이 된다. 이들은 입학사정관들이 대학지원 서류를 검토하면서 찾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시는 것 같다.
입학 사정관들이 원하는 것은 그 학생만의 독특한 탁월함인데, 이는 “많은 무리 가운데 자신을 드러나게 만드는” 자신만의 퍼스널리티이자 업적이다.
미국에만 3만4,000개의 고등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이들 학교마다 학생회 회장, 학교신문 편집장, 야구팀 주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란다. 그렇다면 전국에 최소한 3만명의 고교 수석졸업생이 있으며, 3만명의 학생회 회장, 3만명의 야구 MVP가 퍼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3만명 가운데 대부분이 예외 없이 전국의 명문대학에 지원할 것이고, 합격을 놓고 서로 경쟁하게 된다. 캘리포니아주 풀러튼 출신 한 학생은 바로 이런 전국의 3만명 학생 대표들과 경쟁해야 하며, 자신의 선생님과 상담교사 그리고 자신의 에세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퍼스널리티와 뛰어난 업적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학생인지를 입학 사정관에게 보여야 하는 것이다.
현실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대학 입학경쟁이 해마다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인 2세대로서 하버드와 MIT에서 입학 사정관과 인터뷰 담당자라는 특별한 경력을 쌓은 필자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대학 진학에 관한 보다 정확하고 업데이트된 정보를 전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칼럼을 연재하게 되었다.
필자가 전하고자 하는 정보는 떠도는 소문이 아니라 필자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사실들이다. 칼럼을 통해 많은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리하여 그 분들이 원하는 올바른 답을 찾아서 대학진학 준비를 열심히, 그리고 현명하게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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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 수석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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