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메카인 할리웃이 있는 LA에서는 매년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및 브라질영화제가 열리는데 아직까지 변변한 한국영화제가 열린 적은 없다. 그래서 기자가 속한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의 상기 영화제 해당국가 회원들이 내게 자기 나라 영화를 보러 오라고 청할 때면 부러움과 함께 ‘왜 우리는 이런 행사를 못 할까‘하는 아쉬움이 컸다.
그 아쉬움이 이제야 풀렸다. 마침내 LA에서 제대로 규모를 갖춘 본격적인 한국영화제가 열린다. 오는 3월4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LA 한국영화제(KOFFLA)는 한국 영화의 발전을 영화의 본향인 LA에 알리면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아울러 한국 영화계와 할리웃 간 산업 및 상업적 유대를 맺는다는 목표 아래 구성됐다.
이와 함께 영화 상영을 통해 교민들의 화합의 장을 마련하면서 재능 있는 한국계 영화인들을 발굴한다는 취지도 있다.
영화제의 산파역을 한 사람은 액션영화로 세계적 명성을 지닌 한국의 원로 정창화 감독이다. 지난 22일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KOFFLA 일정 소개에서 다시 만난 정창화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를 위해 혼자서 LA와 서울을 오가며 뛰어다니다 보니 외롭더라”며 그간의 노고를 털어놓았다. 그의 얼굴에서는 ‘마침내 해 냈다’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문선영 영화진흥위 미주 총괄 매니저의 사회로 진행된 일정 소개에서 정 집행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영화제는 영화인들뿐 아니라 모든 한인들을 위해 꼭 필요한 행사”라면서 “영화제의 성공을 위해선 교민 여러분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계 유망주 스타 존 조가 영화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존과는 몇 차례 인터뷰를 통해 구면이어서 우리는 서로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잠시 영화 얘기를 나눴다.
그는 현재 ABC-TV의 형사물 ‘플래시포워드’를 찍고 있는데 지난해에 그가 조연한 빅 히트작 ‘스타 트렉’의 속편 촬영이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고 알려줬다. 존은 인사말을 통해 “영화제 홍보대사로 임명돼 영광”이라며 “나의 한국 영화에 대한 교육이라는 면에서도 영화제에 나의 경험과 지식을 투여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존은 6일 하루 종일 문화원에서 열리는 영화제 부대 행사인 패널 디스커션, 웍샵 및 오디션 프로그램(참가자는 필히 인물사진과 이력서 지참)으로 구성된 ‘액터페스트’에서(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자신의 연기 세계와 할리웃 경험담을 얘기한다.
영화제에는 장단편 60여편이 출품되는데 오는 4일 하오 6시부터 이집션 극장(6712 할리웃)에서 개막식과 레드카펫 행사에 이어 ‘식객 2: 김치전쟁’이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폐막작은 ‘호우시절’로 7일 오전 11시부터 베벌리힐스의 뮤직홀(9036 윌셔)에서 폐막식과 주요 부문 시상식에 이어 상영된다. 영화들은 상기 두 극장 외에 그로브 몰 내 퍼시픽 극장(6301 W. 3가)과 아메리칸 필름 인스티튜트(AFI-2021 N. 웨스턴) 내 마크 굿선 스크리닝 룸에서도 상영된다.
영화제를 위해 류승완, 봉준호, 백동훈, 양익준 감독 등과 배우 진구, 김정은, 류승범 그리고 김동호 부산 국제영화제 위원장 등이 LA를 방문해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섹션별로 구분됐다. ▲블럭버스터 영화 ‘KOFFLA 스팟라이트’ ▲공포영화 ‘장르 포커스’ ▲실험성 영화 ‘데어링 파이어니어’ ▲화제 속 데뷔 감독영화 ‘퍼스트타임 디렉터스 피스’ ▲한국의 대표적 감독영화 ‘디렉터 포커스’ ▲한국계 미국인 감독영화 ‘코리안-아메리칸 파노라마’ 등이다. 파노라마에서는 미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리 아이작 정 감독의 ‘문류랑가보’가 상영된다.
한국 영화의 대표적 인물이 자기 영화를 소개하는 ‘매스터 클래스’에서는 ‘살인의 추억’ ‘괴물’ ‘해변의 여인’ 등을 찍은 김형구 촬영감독이 자신의 촬영 세계를 얘기한다. 6일 하오 1시부터 마크 굿선 스크리닝 룸에서 ‘살인의 추억’ 상영 후 관객과의 질의응답이 진행된다.
무료 상영되는 영화는 ‘날아라 허동구’와 ‘별빛 속으로’ 등으로 이들은 6일 오전 9시부터 퍼시픽 극장에서 상영된다. 그리고 5일 하오 7시30분부터 뮤직홀에서는 ‘서프라이즈 스크리닝’이라는 이름 아래 현장에서 상영 영화제목이 발표된다. 또 여러 편의 영화 상영 후 감독과 배우들과의 대화시간이 마련돼 있다.
정창화 집행위원장의 부탁대로 이번 영화제의 성공은 많은 한인들의 영화 관람에 달려 있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당부한다.
문의:(323)372-1278, www. koffla.org
www.ticketderby.com/ koffla.
박흥진의 편집위원/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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