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2주 동안 불란서 파리를 거쳐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항에서 떠나는 크루즈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워싱턴포스트의 “미국이 중국에 이제 더 고개를 숙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다가 이번 여행 중에 불란서 파리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연변’ 아줌마와 크루즈에서 7일 동안 매일 한 테이블에서 저녁식사를 같이한 55세의 미국 시민권자인 중국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연변 아줌마와는 사석에서 꽤나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이곳 파리에 8년째인데 아들, 딸 둘 다 북경대학을 졸업시켰고 자식들이 이제 돌아와서 자기들이 모시겠다고 해서 내년 봄 돌아간다고 아주 행복해 있었다. 대화중 내가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중국과 한국이 축구시합을 하면 어느 팀을 응원하겠소?” “한국입니다.” “한국에서 국적을 주겠다면 어찌하겠소?” “대국이고, 곧 세계 1등 국이 될 중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돼 받겠소.”
그리고 그의 두 가지 말은 나에게 많은 여운을 남겼다. “이곳 파리에 이제 중국 사람이 약 20만 명이 된답니다. 암암리 불란서 사람들이 경계를 하고 있지요. 그들의 진출이 겁이 나나 봅니다. 사실 식당, 가게를 비롯해서 주택 및 상가를 시장가격에 3배까지 주겠다며 팔라고 덤벼들고 있어요. 그리고 더욱 놀란 것은 그런 값으로 사도 어느 누구도 망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지요”
“나는 파리에 사는 동안 매일 한국의 드라마를 인터넷을 통해서 보는 맛으로 살아왔죠. 스토리가 재미있지 않나요. 그런데 나의 취미에는 안 맞지만 중국 영화란 정반대로 가족의 원수를 그의 갓난애가 커서 무술을 익혀 복수하는 것이 대부분이지요. 대를 이어가며 복수를 하는 그들. 참으로 끈질긴 민족인 것 같아요.”
한편 크루즈에서 폴 이(Paul Lee)를 만난 것은 그 자체가 참으로 우연한 에피소드이다. 내가 탄 크루즈는 이태리회사가 운영하는 배로써 금년에 출항한 새로운 배인데 4,400명의 승객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으로 이번 항해에는 3,600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적 승객으로 이라는 손님이 세 부부가 있어 식사 테이블을 같이 앉게 해주었는데 두 가족 이는 중국 계통이라 같이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아쉬운 것은 이 배에 동양계가 일본인, 중국인 단체 손님 등 수백맹이 넘었는데 그렇게 찾았건만 한국인은 한 명도 못 만났다.
그런데 바로 이 55세의 천진대학 출신인 폴 이라는 사람은 미국적 중국계 시민이라기보다 중국의 시민임을 새삼 느끼게 하는 사람이었다. ‘중국의 프라이드’를 2~3일 지나고 친해져서 이제 나에게 이야기를 해도 좋다고 느꼈는지 그 이후 계속 쏟아냈다. 그중에서 나의 머리를 선뜻 잊게 하는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신강의 우르무치가 소위 ‘칸’짜가 붙은 세계 어느 곳의 이슬람계통의 도시보다 가장 문명화 되어 있고, 문화적으로 수준 높고, 살기 좋은 도시이다. 질시와 반중국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 공연히 떠들고 있을 뿐이다. 당신도 한번 가 보아라. 또한 중국은 완전히 자본주의와 자유의 나라이다. 중국인들이 돈이 보이고, 장래의 드림이 있어 그곳 신강성으로 몰려가고 있는데, 마치 국가 차원에서 이주를 시킨다고 왜곡 보도하는데 입을 다물 수 없다.”
“중국의 시골에 가면 제일 큰 건물이 성당인 곳이 많다. 사실 중국은 완전히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그러나 그 신부들을 통솔할 추기경을 바티칸에서 임명한다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중국은 중국이다. 그 의미를 서양세계는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고구려라는 정권이 흑룡강성, 요령성에 있었다는 글을 읽었던 것 같다. 그보다 중국 땅에는 여러 소수민족의 정권도 있었고 그 후예들이 살고 있다. 중국은 그들 소수민족이 살아질까봐, 산아제한도 그들에게 완화해주고 전통, 문화도 지켜 줄려고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중국이 중화(세계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친절 하고, 항구에 있는 중국 가게에서 물건살 때 열심히 흥정도 해주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주기도 하고, 그렇게 항상 미소 짓던 바로 그 사람, 그러다가 중국 이야기만 나오면 사자후를 토해내던 그를 새삼 머리에 그리다가 나는 오늘 워싱턴포스트의 머리제목만 보다가 그만 신문을 덮어버렸다. 씀씀한 아침이었다.
이영묵
워싱턴 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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