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
▶ ‘강한’ 여자와 잘 맞는 남자
‘파워 수트’로 강해진 여성패션과는 달리
어깨에 힘 빠지고 파스텔톤 은은해져
올해 들어 두드러진 패션 경향은 ‘강한 여성’과 ‘부드러운 남성’ 컨셉이다. 스트롱 숄더를 비롯, 가죽과 락 스타일 등 ‘파워 수트’를 강조한 여성복에 반해 남성들의 수트는 어깨에 힘이 빠지고 파스텔 톤 컬러의 캐주얼 웨어 등이 유행의 한복판에 서 있어 남성복은 갈수록 보다 더 여성스럽고 부드러워지고 있는 추세다.
결국 이를 종합해 보면 이젠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가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여성용 튜닉 셔츠를 입은 남성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데다 한동안 여성복에 불어닥친 보이프렌드 셔츠니 데님이니 하는 유행 아이콘만 봐도 80년대 ‘유니섹스 패션’과는 또 다른 성별파괴가 패션계에 불어닥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미 지난 가을 파리와 밀라노 등지에서 열린 내년도 남성복 봄 컬렉션에서는 바로 이런 여성스럽다 못해 여성복이라 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감미로운 트렌드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컬러는 봄임에도 불구하고 그레이, 브라운, 블랙 등 모노톤 컬러가 강세다. 사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금 이 시점에서도 겨울 컬렉션보다는 이 봄 여름 컬렉션이 더 유용한 정보가 될 듯 싶다. 미리 내년도 남성복 유행경향을 체크해 이번 겨울 샤핑을 하면 내년까지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클래식과 캐주얼 사이
분명 와이셔츠에 베스트, 게다가 옥스포드 슈즈까지 신었지만 그렇다고 비즈니스 정장은 아니다. 이미 그의 매니아라면 눈치챘을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의 내년 봄 테마다. 데님 밑단을 걷어올리고 거기에 아노락(anorak)를 걸쳐 그럴 수 없을 만큼 캐주얼해 보이지만 여기에 셔츠와 베스트를 매치해 너무 활동적으로 튀는 것을 막았다. 마지막으로 실크 스카프와 페도라는 화룡점정 보너스.
# 실루엣에 올인하라
내년 봄 남성복의 가장 큰 특징인 부드러운 선과 소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 가을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미하라 야슈히로(Mihara Yasuhiro)의 컬렉션들은 이처럼 모노톤 컬러의 레이온 혹은 실크 소재의 하늘하늘 하면서도 부드러운 선을 특징으로 하고 있어 여자들이 보기에도 한눈에 반해 버릴 것 같다.
# 딱딱함을 벗어라
비즈니스 정장에 보다 더 캐주얼하면서도 부드러운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내년 봄 남성복 ‘신상’들의 주요 테마가 될 듯 싶다. 랑방(Lanvin) 수석 디자이너 알버 엘바즈(Alber Elbaz)가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폭이 좁은 울 실크 소재 팬츠에 롱 베스트를 티셔츠와 매치해 캐주얼하되 아주 격식을 무너뜨리지 않은 위켄드 비즈니스 룩.
# 북구 풍 정장은 이런 것
보는 순간 북유럽 필이 팍팍 나는 수트다.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벨기에 출신 장 폴 노트(Jean-Paul Knott)의 블랙 정장. 블랙컬러 캔버스 소재에 통 좁은 바지, 박스형 재킷이 클래식해 보이지만 활동성이 최대한 보장된 실용적인 비즈니스 룩이다. 얌전한 화이트 셔츠와 짧은 팬츠가 언밸런스해 보이지만 그래서 더 멋스럽다.
# “나는야 댄디보이~”
다시 준야 와타나베다. 내년 봄 ‘머스트 해브 아이템’ 0순위들로만 매치 된 코디다. 체크 무늬 울혼방 얇은 재킷에 흰색 면 팬츠. 화이트 앤 블랙 탭댄스 슈즈, 그리고 실크 스카프와 페도라. 만약 패션에 관심 있는 남성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따라해 볼만한 코디다.
# 올 겨울 코트는 이렇게
베를린 패션위크에서 선보였던 스트레니스 블루(Strenesse Blue)의 이번 시즌 코트 정장. 울 캐시미어 혼방 소재에 블랙컬러, 더블 버튼이 가장 클래식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코트의 키포인트는 바로 몸에 꼭 맞게 입는 것이다. 안에 스웨터를 못 입을까봐 걱정하는 이라면 과감하게 이 멋진 코트를 포기하길.
# 젯셋족의 로망
에르메스(Hermes) 수석 디자이너 베로니크 니카니안(Veronique Nichanian)의 내년도 봄 컬렉션. 에르메스 특유의 부드러움과 고급스러움이 캣워크 하는 모델의 온 몸에서 묻어난다. 화이트 컬러 면과 리넨 혼방 팬츠에 얇디얇은 캐시미어 가디건, 그리고 쁘띠 스카프를 코디해 전세 제트기로 여행을 다닌다는 젯셋(jet set)족들의 여유로움과 젠틀함을 표현했다. 거기에 슬리퍼와 닥터스 백의 매치라니. 에르메스만의 유머다.
# 불멸의 트렌치 코트
남녀불문, 계절불문, 시대불문 트렌치 코트는 모든 멋쟁이들의 필수 아이템. 이미 이번 시즌부터 예고된 트렌치 코트의 열풍은 내년 시즌까지도 계속될 듯 싶다. 에르메스가 선보인 커피 컬러 가죽 소재 트렌치 코트. 얇은 가죽 소재에 트렌치 코트 대부분의 디테일을 생략해 사계절 내내 유용하게 입을 수 있을 듯.
<글 이주현 기자 ·사진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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