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 속에 들어 있는 설탕은 어떤 것
▶ 혈당 낮은 ‘아가비 시럽’ 인기
달콤한 설탕.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포유류는 단맛에 길들여져 있다. 많은 식품과 음료에는 설탕이 여러 형태로 풍부하게 첨가돼 있다. 자당(sucrose), 과당(fructose), 꿀, 콘 시럽, 유당(lactose), 당밀(agave syrup) 등등. 이들은 달콤하지만 마약 중독만큼이나 위험한 중독성도 불러온다. 또한 설탕은 소량이라도 칼로리가 높다. 에너지원이 될 수 있기도 하지만 필요 이상의 에너지는 지방으로 저장돼 결국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소다. 최근 미국 내 비만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설탕도 위험 원인으로 지목됐다. 얼마 전 미국심장협회(AHA)는 모든 종류의 설탕 소비량을 줄여야 한다는 발표까지 냈다. 전문가들 중에서는 콜라 같은 소다에 들어가는 액상과당(high fructose corn syrup)이 미국인들이 비만과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당에도 과당이니 자당이니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한인들은 식품 성분표에서 설탕이 어떤 형태로 들어있는지까지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설탕’(sugar)으로만 표기되는 것이 아니다. 식품 성분표에 콘 시럽이나 수크로스를 설탕 섭취와 연관시키는 사람은 흔치 않다. 당인데도 이를 당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아스파테임 같은 인공감미료의 발암 논란 때문에 차라리 설탕 그 자체가 낫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당이든 비만과 과체중을 막기 위해서는 적당하게, 또 최대한 적게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각종 식품에 설탕이 어떤 형태로 들어 있는지 살피고, 다양한 당의 세계를 알아본다.
최근 미국 심장협회(AHA)에서는 비만 예방을 위해 모든 종류의 설탕 소비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당-내장지방, 포도당-체지방 증가 주범
소다·과자·빵 등에 액상과당 첨가
1970년대부터 미 비만인구 크게 늘어
#자당(Sucrose)
자당은 사탕무와 사탕수수에 함유돼 있는 당. 일반적인 설탕이다. ‘수크로스’는 설탕의 화학성분명. 식품 성분표의 자당, 정백당, 정제당은 모두 설탕을 말한다. 자연식품인 사탕수수와 사탕무에서 정제되는 것에 따라 일반 설탕, 파우더 형태, 황설탕, 흑설탕으로 판매된다.
자당은 D-글루코스와 D-프룩토오스로 이뤄진 이당류다. 우리 몸에서 소화가 될 때에는 글루코스와 프룩토오스의 결합이 끊어져 각각 따로 소장에서 흡수된다. 자당 1g당 4칼로리. 단순당이라 섭취되면 바로 에너지원으로 쓰이지만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도 있다.
#포도당(glucose)
식품 성분표에는 글루코오스, 옥수수당(corn sugar), 덱스트로오스(dextrose)로 표기된다.
식품에 첨가되지 않아도 결국 포도당은 식품에 없을 수 없는 성분이다. 많은 탄수화물과 설탕은 결국 우리 몸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과당과 갈락토오스는 간에서, 복합 탄수화물은 혈액으로 흡수되기 전 장에서 포도당으로 소화된다.
포도당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이 된다. 또한 혈액에 흡수되는데 이는 바로 혈당이다.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에서는 인슐린이 분비돼 당을 신체 각 부위로 이동시켜 당이 신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며 우리 체내 혈당치를 적절하게 유지시킨다. 혈당 수치의 영향을 받는 곳은 뇌, 적혈구. 포도당이 뇌와 적혈구의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혈당 수치는 운동이나 식사,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 몸에서 사용하고 남는 당이 있으면 이 당은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바뀌며 나중에 혈당이 부족할 때 다시 분해돼 사용될 수 있도록 간이나 근육에 저장된다. 갑자기 혈당수치가 높아지면 우리 몸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을 대량으로 분비, 과도한 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한다. 혈당 수치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증상이 반복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부담을 느껴 인슐린 분비 조절을 잘 하지 못하게 되고 분비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또 인슐린이 갑자기 분비되면 간이 넘쳐 나는 글리코겐 저장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결국 남는 당은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우리 몸 곳곳에 지방세포 형태로 저장된다. 결국 비만, 그리고 당뇨병의 전단계인 만성 저혈당증과 당뇨병, 대사 증후군 등을 유발하게 된다.
퍼스트 레이디 미셸
“콘시럽으로 만든 제품 아이들에게 안먹일 것”
당은 자당, 포도당, 과당, 콘 시럽, 액상과당, 유당 등 다양한 형태로 식품에 첨가돼 있다.
#과당(Fructose)
과당은 탄수화물 일종인 단당류(단순당)로 포도당과 자당을 포함하고 있다. 원래는 천연과일이나 몇몇 채소에 성분이 들어 있지만 최근에는 과당이 인공 감미료로 식품에 첨가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인은 대략 과당에서 칼로리의 10%를, 천연과일이나 채소에서는 과당을 3% 정도만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당은 포도당보다는 더 단맛이 강한데다가 혈당을 빨리 올리는 원인이 되는 포도당과는 달리 혈당을 빨리 올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과당으로 단맛을 낸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체중 증가를 비롯 혈액 내 중성지방 상승의 문제, 콜레스테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당도 단당류라 남는 부분은 결국 지방으로 저장된다.
최근 발표된 UC데이비스 연구팀에 따르면 32명의 과체중 또는 비만인을 대상으로 10주간 실시한 실험에서 과당 감미료 음료를 마신 그룹은 일반 포도당으로 달게 한 음료를 마신 그룹보다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은 두 그룹 모두 약 3파운드 증가했으며, 과당 감미료 음료 그룹은 복부지방(내장지방)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포도당 그룹은 피하지방(체지방)이 늘어났다. 복부지방은 중성지방을 올리며 인슐린 기능을 떨어뜨리고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중 등 질병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 콘 시럽과 액상과당
옥수수 전분은 포도당이 풍부한 콘 시럽을 만들 수 있다. 콘 시럽은 제조비도 적고 음식을 알맞게 음식에 물기가 있게 한다. 콘 시럽은 포도당이 대부분.
최근 소프트드링크나 여러 음식에 첨가되는 콘 시럽과 액상과당이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 음식에는 ‘액상과당’으로 표기되는 고과당 콘 시럽(high fructose corn syrup)은 콘 시럽보다는 더 단맛을 낸다. 액상과당은 55%의 과당과 45%의 포도당을 함유하고 있다. 이는 자당(설탕)의 50% 과당, 포도당 50%와 매우 비슷하다.
1970년대부터 액상과당이 식품과 음료에 다양하게 단맛을 내는 식품 첨가제로 쓰이면서 동시에 미국 내 비만인구가 급증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는 콘 시럽으로 만든 음식은 두 딸에게 먹이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액상과당은 소프트 음료나 단 음식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과자, 머스타드, 빵, 피넛 버터 등에도 첨가된다.
미국 의학협회는 설탕이나 액상과당 모두 비만과 관련해서 모두 해롭기는 똑같다고 지적한다. 모두 과다 섭취할 경우 건강에는 해롭다 얘기다.
#유당(lactose)
우유에서 섭취되는 유당은 젖당으로 불리기도 하며 동물이 공통적으로 갖는 당류다. 글루코스 한 분자와 갈락토스 한 분자가 서로 결합된 탄수화물이다.
아기는 유당을 모두 소화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유당 소화 효소가 부족해져 소화가 힘들어진다.
유당을 분해시키지 못하면 우유를 마실 때 속이 더부룩하고 부글거리며 설사까지 하는 유당 불내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꿀
꿀은 과당, 자당, 포도당이 섞여 있으며 구성 성분의 약 40%가 수분이다.
최근 건강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정제된 설탕인 만큼, 덜 정제된 꿀은 항산화 물질도 들어 있으며 잠재적인 건강성분이 들어 있어 각광받고 있다.
올 초 미국영양학회 저널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꿀 같은 덜 정제된 감미료를 음식에 첨가하면 견과류나 보라색 과일에서 얻는 양 만큼의 항산화 물질을 섭취할 수 있다고 발표됐다.
그러나 꿀 역시 당의 일종이다. 고칼로리인 만큼 많이 섭취하게 되면 역시 설탕을 많이 섭취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가비 시럽(agave syrup)
‘아가비’라 부르는 용설란에서 추출된 감미료로 최근 인기리에 설탕 대용으로 쓰여 왔다. 혈당 상승지수인 GI가 33~44로 GI가 110인 백설탕보다 낮고 당도는 높아 적은 양으로도 단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가비 시럽의 90%는 과당.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아가비 시럽 역시 많이 섭취하면 곤란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맛을 좋아한다. 당은 적당히 섭취되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만 과다 섭취하게 되면 결국 지방형태로 저장되고, 비만이나 과체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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