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잘생긴 사람, 못생긴 사람, 유명한 사람, 훌륭한 사람,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섞여 살고 있다. 색깔도 가지가지 맛도 가지가지 냄새도 가지가지 인간들 중에서 일생을 같이 할 동반자를 만난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그러나 짝 없는 고무신이 없다는 말처럼,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전생에 좋은 인연이 있든지 악연이 있든지 어떤 운명의 장난이라도 있어 서로 만나 가정을 이루고 셋이 되고 넷이 되고 또는 그 이상이 되어 종자를 번식하며 ‘우리’라는 가정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다.
식구들이 울고 웃고 지지고 볶으며 세월 따라 살다 보면 어느새 자녀들이 성장하여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고 새로운 짝을 찾아 둥지를 떠나게 된다.
‘내 아들은 어떤 며느리를 데려올까? 내 딸은 어떤 사위를 만나게 될까?’
이렇게 저렇게 상상을 하지만 손에 잡히는 것은 구름이고 바람뿐이다.
부모는 누구나 내 자식은 나보다 성공하고 좋은 배우자 만나 잘 살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내 자식은 눈높이 보다 높이 올려놓고, 남의 자식은 내 눈높이보다 낮게 내려놓으니, 며느리 사위 찾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 아들이 박사니까 박사 며느리를 생각하고, 내 딸이 교수니까 교수 사위를 생각하고 우리 집이 재벌이니 이에 걸 맞는 집안을 생각한다면, 자식들 짝 찾기 계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집안은 의사 집안이니까 가문을 이어갈 의사를 찾는다든지 우리가 명문가의 집안이니 그런 집안을 찾는다면 인생의 반려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가문과 명문세도 집안 간에 합작회사를 꿈꾸는 사업이 될 것이다.
유명한 의사는 있어도 좋은 의사는 없고, 훌륭한 박사는 있어도 좋은 박사는 없고, 돈 많은 재벌은 있어도 좋은 재벌은 없고, 권세 있는 명문가는 있어도 좋은 권력자는 없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다. 지구는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사람 세상에는 악과 선이 공존 하는 것 이다.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우리 마을에 아무개는 모든 사람들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 사람은 좋은 사람입니까? 맹자가 대답한다, 아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까? 스승이 대답한다, 좋은 사람이 좋다고 하는 사람, 나뿐 사람이 나쁘다고 하는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이다.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고 나쁜 사람도 사는데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다 좋다고 하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 좋다고 하고 나쁜 사람은 나쁘다고 해야 그 사람이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다.
나는 잘나지도 못하고 유명하지도 못하고 부자도 아니고 명문가의 집안도 아니고 의사도 변호사도 권세가도 아닌 강원도 촌사람이라서, 바닥인생으로 열심히 살아왔다. 집안이 이러하니 어찌 내 자식들이 의사 변호사 박사 권문세도가 재벌 집안의 자녀들을 짝으로 데려 올 수 있었겠는가, 소크라테스의 말, “너 자신을 알라”를 삶의 거울삼아 평범한 가정에 보통사람을 짝으로 맞이했더니,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고, 소박한 중산층으로 살면서 가정에 웃음꽃 피우고 귀여운 손자 손녀를 할미 할배에게 안겨 주더라.
봄, 가을이 되면 청첩장이 많이 날아든다. 황혼 길을 살아가는 이 늙은이에게 어떤 배우자를 찾아야 합니까? 라고 물어 오는 젊은이가 있다면, 처음부터 만월(滿月)을 바라지 말고 초생 달을 만나 인내와 사랑으로 보름달을 만들며 살아가는 인생이 성공하는 삶이라고 조언 하면서, 잘 생긴 사람, 유명한 사람, 훌륭한 사람, 인기 좋은 사람, 돈 많은 사람, 권세 높은 사람보다는 ‘괜찮은 사람’을 가슴에 품으라고 말 해 주고 싶다.
내 눈을 가슴 높이에 내려놓고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괜찮은 세상이고 괜찮은 세상을 볼 줄 알면 괜찮은 사람도 찾을 수 있을 것 이다.
괜찮은 사람이 서로 만나면 괜찮은 가정, 괜찮은 사회, 괜찮은 민족이 될 수 있다.
젊은이들이여, 오늘은 날씨도 괜찮은데 아름다운 세상으로 나가,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아래도 살피면서 괜찮은 짝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윤학재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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