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나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그 아름다움은 하나님의 언어로는 ‘좋았다’라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한 그 아름다운 세상을 보면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세기 1:31)
이런 세상의 아름다움이 때로는 아름답지 못하고 시들어가고, 말라갈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아픔으로, 어떤 때는 슬픔으로, 어떤 때는 안타까움으로 우리 삶에 자리 잡을 때가 있다. 무지개가 번개로, 햇빛이 어둠으로, 웃음이 슬픔으로 그리고 꽃이 가시로 변할 때 희망의 언덕을 바라보게 된다.
고려 500년 역사 가운데 서민들의 마음에 애환과 꿈을 담은 노래가 있다. 그 노래가 ‘청산에 살으리렷다’이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그들이 노래한 청산(靑山)은 단지 푸른 산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 청산은 마음속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소망의 나라였다. 배고픔, 설움과 고통의 삶 속에서 늘 앞날을 내다보는 희망의 나라가 청산이었다. 그 나라는 그리스 철학의 이데아였고,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였고, 토마스 무어의 유토피아요, 중국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의 무릉도원이었다.
1517년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킬 때 당시의 중세교회의 썩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청산을 소망했다. 그래서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1483~1546)는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독일의 비텐베르크 성 교회의 문에 내걸었다. 면죄부 판매와 성직자들의 독선으로 추악한 지경에 이르렀던 당시 교회의 타락상에 대항해 루터는 ‘오직 믿음’을 내걸고 종교개혁의 기치를 올렸다. 그 결과로 당시의 중세교회에서 개신교가 탄생되었다. 종교개혁이 지난지 거의 500년이 되는 이때에 그 아름다운 개혁의 청산이 아직도 교회를 푸르게 장식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현장에서 간음하다가 잡힌 여인을 예수님 앞에 데리고 왔다. 그들은 예수님께 모세의 율법에는 돌로 치라고 했는데 예수님은 어떻게 하실 것이냐고 물었다. 나름대로 자신의 마음에 율법의 청산을 가지고 있다고 했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자신만만한 모습을 상상해볼 때 예수님은 참 난처했을 것이다. 그 때 예수님은 그들의 당당했던 청산을 무너뜨리는 말씀을 하셨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하셨다. 결국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며 자부하는 청산은 잠깐은 있을 수 있으나 시간의 흐름 속에 퇴색하고 변해가게 마련이다. 서기관이나 바리새인들도 처음에는 남들보다 더 온전하게 살고자 했지만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에는 이제는 자신도 청산(靑山)이 흑산(黑山)으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을 몰랐던 것이다.
20세기 아프리카의 성자로 알려진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는 신학자요, 의사요, 그리고 음악가였다. 세상적으로 자신의 영화를 위해 편하게 살 수 있었지만 아프리카에서 그의 인생을 보내었다. 목사의 아들로서 어린 시절부터 이웃의 가난과 불행을 내 일처럼 여긴 그는 나이 스물아홉 살 때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하게 되었다. 아프리카에 병원을 세워 영적인 구원과 육적 질병까지 고치며 아프리카 사람들로부터 친구라는 호칭까지 받은 결과로 1952년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되었다.
청산은 어디엔가 멀리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니다. 청산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청산이 없다고 그 누구를 원망할 필요도 없다. 청산이 보이지 않는다고 희망을 버릴 수도 없다. 희망은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희망을 버릴 뿐이다. 그 청산에 살고 싶다. 그 청산이 화려한 궁전이나 산해진미가 차려진 잔치가 아닐지라도 마음만은 편히 쉬고, 평안을 누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싶다.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좋아하시는 그런 인생이 되고 싶다. 그 어느 누구에게 돌을 던지지도 않고, 갈 곳 몰라 이리 저리 방황하지도 않고, 내가 잠을 자고, 내가 일어나는 그 곳에 행복이 가득 찬 그런 곳, 바로 내가 서 있는 곳, 청산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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