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 조심하세요.” 발렌시아에 거주하는 강은주(35)씨는 최근 유치원에 다니는 세 살 난 아들의 담당교사로부터 수족구병이 유행하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편지를 받고 걱정이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도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가 나온데다 혹시 내 아이도 감염될까, 유치원에는 계속 보내야 하나 고민인 것. 최근 중국에서 수족구병이 크게 유행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비상이라는 뉴스 때문에 수족구병에 관해 궁금해 하는 한인들이 많다.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매년 늦은 봄 더워지면 시작해 가을까지 유행하는 병이기도 하다. LA 한인타운의 김성장 소아과 전문의는 “현재 중국에서 유행하는 수족구병 바이러스와 미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종류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약은 없지만 부모들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고, 잘 먹이고 면역력을 증강시키면 감기처럼 지나간다는 것이 김 전문의의 설명이다. 수족구병에 관해 김성장 소아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려 알아보았다.
생후 9개월~2세
영유아들이 잘 걸려
손·발·입 등에 발진
열나고 음식 잘 못먹어
특별한 치료약 없고
7~10일 지나 자연치유
■수족구병이란?
어린 영유아들이 잘 걸리는 질환으로 대개 콕사키(coxsackie) 바이러스 A16에 의해 발병한다. 말 그대로 입 안과 손, 발 등에 수포성 발진을 일으키는 질환이라 명칭도 수족구병((Hand-foot-and-mouth disease)이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이 쉽다. 물집은 안 잡히고 그냥 붉은 발진만 생기기도 한다.
원인 바이러스는 4~5가지. 콕사키 바이러스는 장내바이러스(enterovirus)로 불리는 바이러스 그룹에 속한다. 장바이러스는 습도가 높지 않은 실온 상태에서도 한달 이상 견딜 정도로 생명력이 끈질기다. 김 전문의는 “현재 상당히 유행하고 있다”며 “하루 5~6명씩은 수족구 때문에 병원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어른은 잘 걸리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경우 드물게 걸리는 사람도 있다. 걸려도 거의 증세 없이 지나간다. 하지만 당뇨병, 신장 투석, 최근 항암치료를 받은 경우 등 면역력이 떨어진 어른 역시 수족구병에 전염될 수 있다.
■증상은
이 병에 걸리면 아이들은 처음에 짜증을 낸다. 그리고 열이 난다. 저열 또는 고열이 난다. 아이가 열도 나고 자꾸 짜증을 부리는데다가 입과 목이 아파서 음식도 먹지 못하니 아이도 힘들지만 대부분 엄마들이 힘들어 한다.
열이 나면서 목도 아프고 2~3일 후에는 빨간 열꽃이 피는데, 혀와 입, 손바닥, 손가락과 발바닥, 발가락에 빨간 수포성 발진이 통증과 함께 생긴다.
목도 아프고 입안이 헐기 때문에 아이들이 잘 먹지 못한다. 목구멍이 아파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한다. 입천장부터 혀, 입 양쪽으로 볼에 번지기 때문에 영유아들이 무언가 먹으려고 하거나 젖병을 빨려고 해도 아파서 빨지 못해 못 먹게 된다. 식욕도 떨어진다. 먹지 못하니 탈수에 열도 더 나기 때문에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진다. 열꽃은 입뿐 아니라 손바닥이나 발바닥에도 생기며 환자에 따라 항문 근처까지 번지기도 한다.
바이러스 잠복기는 3일에서 일주일. 한번 바이러스가 몸 안에 침투하면 일주일은 간다. 또 아픈 첫 주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기가 매우 쉽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체내 침투했어도 별 반응 없이 나가는 경우도 있다.
김 전문의는 “아이가 열도 나고 자꾸 보채고 하는데다가 항문에까지 물집이 생기면 대부분 엄마들이 놀라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온다”며 “하지만 이 병은 우리 몸이 혼자 이기는 병이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연 치유되는 병에다가 특별한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합병증
그렇게 위험한 병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합병증으로 뇌수막염으로 번져 사망까지 이른 것으로 보고됐다. 수족구병에 걸려도 큰 합병증은 없지만 아주 드물게는 폐렴, 심장에 염증을 일으켜 심근경색이 나타나거나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생길 수도 있다.
김 전문의는 “사실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며 “한국의 경우 중국에서 유행했던 바이러스가 돌았으며 타입도 A9으로 미국의 A16과는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합병증까지는 가지 않으며 합병증이 나타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탈수 증세 역시 조심해야 한다. 만약 한 살 전 아기가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거나, 한 살 이후 아기가 12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는 탈수로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바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도록 한다.
수족구병은 말 그대로 손과 발, 입에 물집이 생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손가락에 통증과 함께 물집이 잡히거나 입안에 붉은 물집이 나기도 하고, 아기의 가슴이나 엉덩이에 붉은 발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한다.
목 아프고 입 헐어 음식먹기 고통
물·우유로 수분보충하고 잘 먹는 것 되도록 차게해서 주면 도움
부드러운 죽 종류
쉽게 목에 넘길 수
있는 음식 해주도록
열 많고 통증 심하면
타이레놀·모트린 등
처방해 복용하기도
■잘 걸리는 연령층과 증상 완화법
보통 9개월부터 2세까지가 가장 많다. 또 10세 이하면 잘 걸리기 쉽다. 어른도 바이러스 감염이 생길 수는 있지만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기도 한다.
한 번 앓았다 해도 몇 개월 후 다시 재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보통 면역력이 생기면 한두 번 앓고 나면 다시 걸릴 확률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코와 입, 침, 콧물, 가래, 물집이 터져 나온 분비물, 감염자의 배설물 등을 통해 퍼진다.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서도 감염된다. 감염된 사람의 침, 분비물 등이 묻은 곳이나 물건을 만진 손을 입으로 가져가게 되면, 바이러스가 장내로 침투한 뒤 혈액을 타고 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발병을 일으킨다. 또한 물집이 생긴 경우 이틀 정도는 다른 이에게 옮기기 쉽지만 회복기에 들어서면 전염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음식은 대개 아이가 잘 먹는 것을 주고 되도록 차게 해서 먹이도록 한다. 우유를 먹는 경우 차게 해서 먹게 한다. 또한 충분히 쉬게 해준다. 되도록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이나 우유 등을 많이 마시게 해 준다.
증상은 7~10일이면 대개 잘 낫는다. 아이가 음식을 잘 먹기 시작하면 대부분 병이 완쾌된 상태다. 가장 마지막에 쓰이는 약으로는 입안 마취제로 입안을 살짝 마취시켜 고통을 더는 방법이 있지만 많이 쓰이는 방법은 아니다.
김 전문의는 “한국에서는 일명 ‘아이스크림 병’이라 부른다. 입안이 헐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차가운 아이스크림으로 수분과 에너지를 공급해 줄 수 있다”며 “또 차가운 아이스크림 때문에 입안이 다소 마비가 돼 아이들이 덜 아프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수저로 간단한 아이스크림을 떠서 먹이거나 팝시클을 먹이면 좋다. 또한 열을 내리고 진통 효과를 위해 타이레놀, 애드빌, 모트린을 복용하기도 한다.
맵고 짠 간 있는 음식은 입안 상처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또한 신맛나는 산성 음식이나 음료 역시 피한다. 부드러운 죽 종류로 많이 씹지 않고 쉽게 목을 넘길 수 있는 음식을 준다. 음식을 다 먹은 후에는 따뜻한 물로 입안을 헹구게 한다. 아이가 헹구는 물을 삼키지 않을 수 있으면 티스푼 ½의 소금을 1컵의 따뜻한 물에 희석시켜 입안을 헹구게 하는 것도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콕사키 바이러스, 많이 위험한가?
콕사키 바이러스는 그리 심각한 것이 아니다. 3~4세 유아, 특히 차일드 케어에 다니는 경우 쉽게 옮아오기 쉽다. 감염되면 미열, 발진, 목 통증, 관절 통증,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콕사키 바이러스 감염은 어린 영유아들에게 여름부터 가을까지 발병하기 쉽다.
특별한 치료약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들은 대부분 쉬고 물을 많이 마시고, 오버-더-카운터 용 해열제나 통증 완화제 처방을 내린다.
한편 콕사키 바이러스 때문에 아주 심한 두통, 관절통 또는 아주 심한 열 등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뇌수막염 같은 합병증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병원을 바로 찾아간다.
손 자주 씻고 청결에 신경
사람많은 곳 피하는게 좋아
예방법
첫째도 둘째도 청결이 중요하다. 사람이 많은 곳에는 되도록 가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김 전문의는 “전염성이 강해 유치원이나 데이케어 센터에서 1명이 걸리면 다 퍼지기 쉽다. 자녀가 수족구병에 걸리면 학교를 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신도 없고 먹는 약이나 물집에 바르는 약도 없지만 감기처럼 가벼운 질환이기 때문에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한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도 둘째도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화장실 사용 후, 외출했다 돌아와서, 음식을 먹기 전에 꼭 손을 씻는다.
-손은 꼼꼼히 씻게 하며 혼자 씻을 수 없을 때는 엄마가 손가락 사이사이 씻어 준다.
-비누도 없고 씻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핸드 새니타이저를 사용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기가 있는 경우 부모는 아기 기저귀를 갈아준 뒤에는 꼭 손을 씻어 다른 가족들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생활환경을 청결히 한다. 아기 젖꼭지도 깨끗이 사용한다.
-세균이 잘 생기기 쉬운 곳은 알콜로 살균한다. 염소(chlorine) 표백제 약 ¼컵에 물 1갤런으로 희석해 책상, 손잡이, 화장실 등을 닦아 청소한다. 아이들이 손이 닿는 수건, 탁자, 의자, 장난감 등도 자주 닦아준다.
-자녀들에게 위생관념을 심어준다. 손 닦는 법이나 자주 손을 씻기, 더러운 손을 입에 가져가지 않기 등을 지도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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