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래 커네티컷 브리지포트대학 경영학 교수
연일 오르는 주식시장을 보고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제는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경기를 회복시켜주는 원동력이 아니라, 경기 회복의 부산물로 봐야한다. 다른 경제 지표로 인한 논리적 연결 보다는 희망사항을 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하나의 시민으로써 경기회복이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하지만 1930년대 대공황때도 주가는 50퍼센트가량 올라 경기회복으로 해석하여 필요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바람에 경제는 장기 침체로 빠져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 경기 침체가 소비침체로 인한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바이고, 주식시장의 회복은 소비심리를 되살려 경기 회복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물론 주식 가치의 상승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증가시키지만 다른 나라들의 경우를 봐도, 소비 심리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동산 그 중에서도 집값이다.
통계에 의하면 집값의 하락은 주식시장 하락보다도 거의 열배의 소비 심리위축을 가져왔다. 아마도 주식의 하락은 조만간 회복 될 수 있다고 기대하나, 주택 가격 하락은 상당 기간 회복되기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니 주택가격 회복이 경제에 제일 중요한 변수이고, 그래서 오바마 정부도 모기지 이자율 하락에 온 힘을 쏟고, 모기지 모디피케이션이라는던지 새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한시적으로 많은 세금 혜택을 주는 등의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또한 2006년도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미국 국민 저축률도 지금은 가파른 상승을 보여 벌써 1990년대 중반 수준인 플라스 4퍼센트를 기록하면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 또한 소비를 위협하고 있는데, 많은 미국인들이 이미 소비의 달콤한 맛을 경험한지라 돈이 있다면 소비심리는 살아날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현금들이 이번 경제 위기로 사라진 것인가, 아니다.
여기서 돈에 대해 잠시 짚어보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돈이라고 하는 화폐 발행액은 약 7,500억 달러정도다. 이번사태에도 이중 일부라도 불에 타거나 찢겨져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쓸 수 있는 돈이다. 무슨 이야기인가. 일례로 미국 모든 은행에 있는 전국민의 예금액은 화폐발행액의 열배에 해당하는 7조 달러다. 만약에 모두 동시에 예금 인출
을 한다면 90퍼센트의 예금주들은 예금 인출을 할 수없는 엄청난 사태가 올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독일 정부와 같은 예금 전액에 대한 정부 보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예금 구좌당 10만달러이던 정부 보증을 한시적으로 세배 가까운 25만달러까지, 물론 그로인한 비용은 국민세금으로 하지만. 정부 보증을 하여, 예금의 동시 인출로 인한 사태를 막고 있다.
은행들은 예금을 받으면 지급준비율만큼의 현금만 놔두고 나머지는 대출을 하고, 대출을 받은 사람은 다시 다른 은행에 예금을 하는 식으로 1달러의 화폐발행으로 10달러 되는 10배의 예금을 창조하였고, 물론 정부는 지급준비율을 조정하여 20배 혹은 단지 5배의 예금 창출을 유도할 수 있고 이것도 하나의 중요한 금융 통화 정책이다.은행은 예금이 들어와야 그 돈으로 주택 대출 등을 할 수 있으니, 예금의 창조는 경제의 중요한 변수이다. 그런데 미국의 모기지 잔고는 예금 잔고인 7조달러가 아니라 14조 달러에 이른다.
어떤 은행도 화폐를 발행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은행들은 7조 달러를 갖고 14조 달러어치의 모기지를 줄 수 있었을까. 매년 1조 달러 이상씩 늘어나던 모기지 잔고는 2007년초 14조 달러대에서 이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14조 달러대로 늘어나고 있지 않으니 부동산 시장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모기지 담보부 증권 혹은 자산 담보부 증권이라는 것을 대출해 준 모기지를 담보로 발행하여 새로운 자금을 마련하여 새로운 모기지를 줄 수 있었다.
그동안 매년 1조달러 이상씩 모기지 증권을 사주던 투자자들이 집값하락으로 모기지의 신용도가 떨어져 사지 않아, 지금은 새로운 모기지 담보부 증권 발행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은행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모기지자금 만으로 신규 모기지를 줄 수밖에 없으니 신규 모기지 얻기 힘든 것이다. 그러니 경기 회복이 되려면 이러한 증권의 발행이 늘어나야 할 것이고, 이것은 그동안 많은 담보부 증권을 사주던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타이완, 한국 투자자등에도 상당부분 달려 있으니 국제 경제흐름을 봐야지 미국 경제 회복을 예측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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