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뉴욕 컬렉션에서 디젤블랙 레이블을 선보이는 패션쇼에서 모델이 데님 숏팬츠에 그레이 컬러 루즈 핏 슬리브리스 탑을 입고 멋지게 캣워크 하고 있다.
드디어 여름 옷장을 챙겨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사계절 내내 사계절 옷 모두가 필요한 곳이 바로 캘리포니아 사막 한가운데 사는 우리네 운명이지만 그래도 희뿌옇게나마 존재하는 계절감은 어찌 할 수가 없는 노릇. 더욱이 그 사계절 중 가장 길고도 긴게 바로 여름 아니었던가. 지난 시즌부터 챙겼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 다시 한번 챙기고, 위시 리스트도 한번 둘러보고, 주머니 사정도 꼼꼼하게 검토해 봐야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 수많은 리스트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재 내 옷장 속 현황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어차피 로토 당첨으로 엄청난 트렌드들을 고스란히 옷장 속으로 보낼 형편이 되지 않는 이상 현재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을 잘 챙겨 이에 맞는 유행 아이템과 적절한 코디 아이템을 구입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필요한, 가지고 있으면 유용한 에센셜 아이템은 있게 마련. 올 여름 해변에서 혹은 주말 나들이 길에, 휴가지에서 유용하게 쓰일 서머 에센셜 아이템을 알아본다.
■기본 숏팬츠
매년 여름이면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시즌보다 이 숏팬츠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울 소재 정장 느낌 물씬 나는 겨울용 숏팬츠가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시즌엔 ‘보이 프렌드’ 아이템이 대거 유행하면서 숏팬츠 역시 타이트한 디자인보다는 루즈하면서도 편안한 핏이 유행할 전망이다. 무릎 바로 위까지 오는 버뮤다 스타일에서부터 허벅지를 간신히 가리는 마이크로 숏팬츠까지 디자인은 다양하다.
소재는 데님이 단연 우세. 몇십년은 입은 듯한 너덜너덜한 빈티지 필 팍팍 나는 디자인에서부터 확실하게 떨어지는 디자인까지 다양한 디자인이 나와 있다. 만약 다리 선에 자신 있는 이들이라면 화이트 데님 쇼트도 권할만 한데 화려한 시폰 블라우스나 실크 탱크 탑과 매치하면 고급스러우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카고 팬츠(일명 건빵 바지)의 변형인 주머니가 많이 달린 밀리터리 룩 숏팬츠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에스닉 ‘간지’ 스카프
어르신들이 보면 이 더위에 땀띠 난다고 한마디들 하시겠지만 한여름 스카프는 의외로 쓸모가 많으면서도 한 인간의 패션에 확실한 표정 변화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이다.
특히 튜브 탑이나 깊게 파인 V넥, 홀터넥 상의나 드레스를 입었을 때 그 진가가 반짝반짝 발휘되는데 밖은 덥지만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 들어갔을 때도 유용하고 무엇보다 햇볕만 뜨겁지 서늘한 바람 확확 불어오는 해변에 갔을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엔 얇은 실크나 면 소재에 동양적인 프린트가 새겨진 에스닉한 스카프가 유행할 전망인데 작은 사이즈보다는 사이즈 스카프를 목에 무심한 듯 둘둘 동여매는 것이 멋스럽다.
만약 에스닉한 ‘튀는’디자인의 스카프가 부담스럽다면 여름용으로 나온 파스텔 톤 파사미나를 구입하는 것도 사계절 내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
■그래픽 티셔츠
티셔츠는 계절불문, 연령불문, 성별불문 유행 아이템이다. 특히 요즘처럼 럭서리 캐주얼이 트렌드의 한 가운데 있는 시점에서야 더 이상 말해 뭣하겠는가. 특히 여름엔 티셔츠는 스커트든 팬츠든 가장 만만하게 매치하기 쉬운 아이템인데 네크 라인 별로, 컬러별로 가지고 있으면 유용하게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듯 티셔츠는 어찌보면 가장 소화하기 힘든 아이템이다. 최근 티셔츠 유행경향이라는 게 ‘스판’ 빵빵하게 들어간 몸매를 드러내는 디자인이 유행인지라 사실 웬만한 몸매가 아니고선 생각만큼 유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보이프렌드 티셔츠가 유행할 전망이어서 S라인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티셔츠 입는데 조금은 편안하게 생각해도 좋을 듯. 여름 티셔츠 샤핑으로 최적의 장소는 J크루(J Crew). 넥 라인별, 컬러별은 물론 티셔츠의 얇기까지 원하는 대로 입맛껏 고를 수 있다. 그뿐 아니다. 티셔츠가 얼마나 유용한 패션 아이템인지 아는 J크루는 자수나, 화려한 프린트를 동원 정장에 코디해 입기에도 안성맞춤인 고급스런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어 연령불문하고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서머 토트
여름엔 핸드백도 가벼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제 아무리 할리웃 스타들이 사랑하는 ‘잇백’이라지만 무더운 한여름에 견비통을 불러올 만한 무게를 이고 지고 있는 것을 보면 측은해 보이기 때문이다.
올 여름엔 이런 잇백의 무거움에 질린 탓인지 나일론이나 캔버스 천을 이용한 가벼운 소재의, 디자인 역시 가벼운 토트가 유행할 전망이다. 그리 크지도, 그리 작지도 않은 크기에 어깨에 멜 수도, 손에 들 수 있는 토트여서 그 실용성은 그 어느 백보다도 클 듯. 펜디, 롱챔프(Longchamp), 도나카렌, 토리버치 등 미국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디자이너들이 앞다퉈 선보인 이런 서머 토트나 샤퍼 백들은 가벼운 만큼 가격도 착하다.
이외에도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시바이 클로이(See by Chloe), 주시 쿠튀르 등에서도 트렌디한 서머 토트를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
■샌들(Thong)
참 발음하기도 난감한 이 비치 샌들은 이젠 캘리포니아 여름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이 돼버렸다. 탱크탑과 미니스커트나 숏팬츠, 거기에 바로 이 샌들을 신어주면 ‘캘리포니안 걸’로 급변신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샌들이 10~20대들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워낙 클래식 아이템이다 보니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도 그 브랜드만큼이나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어 연령대별로, 취향별로 다양한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
이번 시즌 가장 돈주고 사도 아깝지 않을 디자인을 선보인 곳은 토리버치(Tory Burch). 이미 그녀의 옷보다 슈즈를 사랑하는 트렌드 세터들이 더 많을 만큼 본업보다는 부업에서 히트를 치고 있는 그녀의 슈즈 컬렉션은 모두 다 아름답지만 특히 샌들은 샌들 본연의 편안함을 기본으로 디자이너 브랜드로서의 ‘에지’(edge)까지 갖추고 있어 이번 여름 가장 공들이고 싶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확실하다.
특히 페이턴트 소재 색색의 ‘밀러 로고’(Miller Logo)와 토리버치의 황금빛 앙증맞은 로고가 달린 플리플랍(flip flop)은 비교적 가격도, 디자인도 ‘참해’ 강추하는 아이템이다.
■선글라스
한여름 빼놓을 수 없는 패션 아이템, 바로 선글라스다. 선글라스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기를 떠나 캘리포니아에서는 여름을 견뎌내는 서바이벌 아이템이라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일 듯 싶다.
이번 시즌엔 특별한 유행 없이 뿔테에서부터 금속테까지 오버사이즈에서부터 애비에이터(Aviato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컬러 역시 블랙과 화이트라는 클래식 컬러에서부터 레드, 옐로, 퍼플 등 눈에 확확 띄는 색상도 트렌드 리더들 사이에선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시즌 가장 아름다운 선글라스를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는 단연 발렌시아가(Balenciaga). 어쩐지 우주비행사를 연상시키는, 1940년대 조종사의 비행 고글을 연상시키는 펑키하면서도 아방가르드한 느낌 물씬 나는 발렌시아가의 선글라스는 정장과 캐주얼 모두 두루 어울려 ‘강추’하는 아이템.
만약 기본 선글라스는 모두 한 개씩 정도 갖고 있다면 레이반(Ray-Ban)의 클래식(Classic Wayfarer) 선글라스도 추천할 만하다. 이미 할리웃 스타들은 물론 한류 스타들 역시 앞다퉈 공식행사에 착용하고 나오는 클래식 선글라스에서부터 애비에이터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유행 아이템으로 구입할 만하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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