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품고 참 아름다운 기적을 이루며 살았던 한 여인을 오늘 우리는 애석한 마음으로 떠나 보냈다. 그 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을 전하는 감격의 글들을 남겼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속에 아름다운 삶의 희망도 심어 주었다. 그 동안 암으로 투병했고 일생을 장애인으로 살아온 서강대학의 장영희 교수가 57세의 젊은 나이로 별세한 것이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 영문학자인 고 장왕록 교수의 딸이기도 하다. 생의 마지막 8년 동안 장교수는 세 번 암 진단을 받았다. 8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완치됐다 했으나 그 후 암이 척추로 전이됐고 다시 간으로 번졌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생후 1년 만에 척추 성 소아마비를 앓은 후 평생 목발에 의지하며 살았다.
끝이 안 보이는 항암 치료에 마음은 상처를 받고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녀의 문학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사랑과 희망의 촛불을 켜줬다. 그의 문학은 자신의 고난을 극복하게 하였고 그녀의 인생에 희망의 씨앗을 심어줬다. 삶의 절망과 좌절을 극복하고 문학으로 사람들에게 맑은 삶의 감성과 희망을 엮어주며 살았다. 고난에 굴복하지 않았고 삶에 희망을 안겨줬다. 그녀는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생활임에도 일생 동안 희망과 사랑을 노래했다. 그에게 삶은 모두가 희망이고 감격이며 아름다운 꿈 이였다. 너무 머리를 많이 쓰고 사는 세상에서 가끔은 마음을 쓰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 마음은 사랑과 희망으로 엮어졌다.
몇 일전 장교수의 별세 소식을 듣고 애석한 아쉬움도 많았지만 그녀가 남긴 책들을 다시 열어 보며 아름다운 삶과 사랑의 힘이 얼마나 컸는지를 새삼스럽게 느끼며 위로를 받는다. 1975년 그는 서강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도미하여 1985년 뉴욕주립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통사람에게도 힘든 유학의 어려움을 목발을 짚고 꿋꿋하게 견뎌냈다. 귀국하여 모교에서 영문학 교수로 강단에 서서 후배양성에 전념하면서도 집필에 정열을 쏟았다. 많은 글들이 소개됨에 따라 그의 글을 사랑하고 기다리는 독자들이 많이 생겼다. 굽히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삶에 대한 아름다운 마음을 독자들은 사랑했다. 그녀는 고백했다. “문학은 나에게 삶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쳐 준다고”. 오늘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희망을 엮어내는 그녀의 글에는 항상 사랑의 향기가 충만했다. 문학으로 그는 자신의 고뇌와 절망을 극복했다. 삶에 대한 감격과 감사와 그리고 희망을 노래했다. 삶에 대한 사랑과 애착심도 묘사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인 것을 상기시켜주며 삶의 소중함을 지적해줬다. 그녀가 부른 이 사랑의 노래들은 많은 독자들의 가슴속에 새겨지고 삶 속에서 울려 퍼졌으리라.
장 교수는 조선일보 ‘아침논단’에 칼럼과 많은 수필을 올렸다. 특별히, 2004년 7월부터 2005년 5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며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장영희의 영미 시 산책’은 영문 시들을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번역하고 시평을 함께 실어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 연재를 시작한 후 암이 재발되었지만 치료 중 병상에서도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특별히 선택된 시들은 사랑과 삶의 기쁨과 희망을 노래한 시들로 차후 ‘생일’과 ‘축복’이라는 제목으로 책으로 묶어 출판됐다. 이 책 외에도 삶의 기쁨과 감격과 사랑과 아픔과 희망을 그린 ‘내 생애 단 한번’, 조선일보에 기재했던 칼럼을 모은 ‘문학의 숲을 거닐다 ‘를 비롯해서 많은 저서가 있다. 그리고 아버지의 10주기를 맞아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이라는 글로 많은 감동을 주었다. ‘종이시계’, ‘스칼렛’, ‘생각하는 갈대’ 등 많은 영문 서적을 번역하기도 했다. 고인의 글속에는 항상 희망과 감격과 강한 의지가 담겨있으며 삶의 고귀함과 삶 속에서 깊게 무르익어 가야 하는 사랑을 일깨워주고 있다. 가슴 깊이 파고드는 삶과 사랑의 이야기들이다.
그는 넘어지고 좌절 당할 때 마다 다시 한번 그 고난을 박차고 일어났다. 암으로 병이 깊어가고 생명을 위협할수록 삶과 문학을 향한 그녀의 열정은 더 깊어갔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 희망에 의지하며 다시 한번 살아있음을 감사히 받아드리곤 했다. 이세상에서 연결되어지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며 그 사랑의 힘으로 어려운 삶의 고난을 감당했다. 생의 마지막 저서인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이 세상을 떠나기 몇 일 전에 출판 됐다. 의식을 잃은 채 자신의 마지막 작품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 책에는 “위대한 힘을 믿고 누가 뭐래도 희망을 크게 말하며 새 봄을 기다린다” 라는 글이 쓰여있다. 삶의 기적을 함께 나누기를 원했던 많은 독자들을 남겨놓고 애석하게도 떠났지만 그녀가 남긴 아름다운 문학과 삶을 향한 희망과 사랑은 오래도록 우리 마음속 깊이 남아있을 것이다.
박영환
한미장학재단 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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