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드라마가 뜨면 당연하게 여주인공의 입고, 드는, 심지어 입술에 바른 립스틱까지도 뜨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요즘 한국 시청률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내조의 여왕’ 속 여주인공 김남주 패션이 급부상 중이다. 이미 드라마 제작 발표회 때부터 일명 물결 파마로 알려진 헤어스타일에서부터 그녀가 그날 신은 루이뷔통 스타킹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패션은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다. 물론 패션이라는 게 워낙 개인적 취향이 강한 부분이라 그녀의 패션에 아마 모두 공감하지는 않을 터. 오히려 패션리더들 중엔 도대체 왜 그녀의 패션에 열광하는지 ‘당최’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기도 하다. 동대문 패션도 아니고 그렇다고 런웨이를 그대로 카피한 패션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그녀의 패션은 답답하고, 촌스러우며, 어떤 개성이나 카리스마를 찾아보기 힘들어 한때 그녀가 90년대 최고의 패션 아이콘이었다는 사실이 의아할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는 극중에서 짝퉁 핸드백을 ‘제조’하는 출중한 능력을 가져, 이를 부업으로 삼은 또순이로 나오는 터에 최신 유행 유명 디자이너 핸드백들이 드라마 속에서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불가리에서 마크 제이콥스에 이르기까지 일명 ‘김남주 핸드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속 핸드백에 대해 알아봤다. 물론 이 핸드백은 극중 설정처럼 ‘짝퉁’이 아닌 명품 브랜드들의 치열한 홍보전의 일환으로 선보인 이번 시즌 ‘신상’들이다. 참, 이미 눈치챘겠지만 그렇다고 이 핸드백들 모두를 이번 시즌 ‘강추 한다거나 위시 리스트에 올려놓으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트렌드는 트렌드이며 정보는 그저 정보일 뿐이니까 말이다.
빅백보다는 아담 사이즈가 대세
컬러는 화려한 핑크·레드·옐로…
■중간 혹은 미니 사이즈가 대세
그녀가 드라마 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핸드백 사이즈는 최근 유행하는 빅백보다는 아담 사이즈들이 주를 이룬다. 아마도 미시로 불리기를 원하는 아줌마들이 일상 속에서 편하게 들기에는 부담스런 빅백보다는 중간 사이즈 토트 백과 미니 사이즈 숄더 백이 현실감 있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컬러는 확실하게 튄다. 핑크에서부터 레드, 퍼플, 옐로 등 화려한 컬러 행진이 눈을 즐겁게 한다.
물론 간혹 그녀도 빅백을 들긴 한다. 지방시의 에지가 팍팍 느껴지는 화이트 컬러 크로스 백인 ‘포스티노’(Givenchy Postino)도 있었고 요즘 천지애 때문에 한국 아줌마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다는 지미 추 스카이 호보(Jimmy Choo Sky Hobo) 백 역시 작은 사이즈는 아니다.
천지애가 들었던 빅백 중 그나마 눈길을 끄는 것은 패셔니스타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마크제이콥스의 맥켄지(Mackenzie) 토트 백. 브라운과 옐로가 믹스된 퀼티드 백인 이 백은 단박에 ‘마크 필’이 팍팍 느껴지는 아이템이다. 컬러는 김남주가 들었던 것 외에 퍼플과 블랙이 믹스된 것도 시크해 보인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에서 아줌마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그녀가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노출하는 핸드백은 바로 ‘아이그너‘(Aigner) 파이톤 백. 한때 한국 아줌마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인 아이그너의 이 핑크 파이톤 백의 인기는 사실 의구심이 들 정도다. 오히려 너무 밋밋해 심심한 감마저 드는 불가리의 연분홍 체인 숄더 백에 한 표 던지는게 낮지 싶다.
Givenchy Postino
Jimmy Choo Sky
‘지방시’선두… ‘마크 제이콥스’‘랑방’도 Wish 리스트에
■‘천지애표’ 잇백 아이템은
만약 천지애의 옷장 속 핸드백들로 위시 리스트를 짜야 한다면 단연 0순위는 지방시다. 최근 오드리 햅번과 함께 유럽 패션 무대를 주름 잡았던 지방시의 전성기를 다시 한번 보는 듯 지방시의 최근 런웨이는 감탄 그 자체니 말이다. 미니멀리즘과 페미니즘이 만나 이렇게도 아름다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온 몸으로 보여주는 지방시의 드레스는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할 지경이다. 게다가 할리웃 스타들을 위시해 트렌드 리더들 사이에 ‘나이팅게일’ 핸드백 시리즈를 필두로 ‘잇백’ 대열에 소리소문도 없이 들어선 지 오래. 이번 시즌 선보인 포스티노 빅백은 크로스 백이지만 토트로 들고 다니는 것이 훨씬 더 멋스럽다.
이외에도 마크 제이콥스 마리아(Marc Jacobs Maria) 숄더 백은 멕켄지 백의 숄더 백 버전으로 마크 필 컬러에 부드러운 가죽, 무엇보다 마크답지 않은(?) 플래스틱 체인이 매고 있는 순간 ‘자체발광’을 할 정도다. 중간 사이즈여서 들고 다니기도 정장이나 캐주얼 어디에 매치해도 좋은 실용적인 백들이다.
그리고 천지애 백은 아니지만 이혜영이 들고 나온 랑방(Lanvin)의 블랙 페이턴트 숄더 백 역시 잇백 리스트에 넣어 줘야 할 듯 싶다.
marcjacobs Maria
맨 위부터 지방시 포스티노 백, 이혜영이 든 백은 클로이 파티 쇼퍼, 마이클 콜스 데저트, 불가리 숄더 백, 마크 제이콥스 맥켄지 백.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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