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교육참여 본보기
한인사회·한국기업 동참해야
LA 통합교육구에는 해마다 LA 주류사회 상공회의소(Los Angeles Chamber of Commerce)와 협찬으로.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공립학교들을 후원한다는 의미에서 기업의 대표나 간부 직원들 중의 한 사람이 초중고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 교장의 안내로 반나절 일일 교장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지난 달 실시된 일일 교장 행사는 사회의 축소판으로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공립학교를 이해하여 좀 더 사회가 civic involvement 정신으로 학교와 연결하도록 노력하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입니다. 이 일일 교장 프로그램에는 메릴린치, AT&T, Bank of America, 코카콜라, H&R Block, IBM, 카이저 병원,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파라마운트 영화제작사, 도요타 자동차회사, Wells Fargo 은행, 등등 많은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나 한국계 기업체는 하나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교장들은 반나절 바쁜 시간을 뺏기니까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긴 하지만 저는 지난 16년 동안 교장으로 일하면서 해마다 기업체 CEO를 초대하여 대화를 나누고 21세기 러닝 스킬(21st century learning skills)에 대해 의견도 교환하곤 합니다. 이번에 저희 학교에 일일교장으로 방문한 분은 저와 교육에 대한 생각이 아주 비슷하여 서로 지성적 자극(intellectual stimulation)을 주는 폭넓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수년 전에 저희 학교 일일교장으로 방문한 영화감독은 자신의 자녀들을 저희 학교에 전학시켜 저희 학교 학부모가 되었고, 또 다른 한 분은 옛날 저희 학교를 졸업한 사람으로서 저희 학교 내 비영리단체인 3가 학교 발전기금운영회인 ‘Friends of Third’에 도네이션을 해주고 간 적이 있습니다.
올해도 일일교장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체 간부들과 교장들이 다운타운의 호텔에서 점심을 함께 하며 James Irvine Foundation의 도네이션으로 경기침체에도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미국 특유의 자원봉사 정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코리안 커뮤니티도 너무 코리안들 끼리만의 단체가 아니라 미국 주류사회에 공헌하는 모습을 주류사회 단체인 상공회의소와 연결하여 코리안뿐만 아니라 모든 타인종에게도 리치아웃(reach out)하는 모습을 그냥 일 년에 한두 번이 아니라 늘 미국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보였으면 합니다.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남을 돕는 것은 우리 자신들의 인생을 풍요하게 만들고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릴린치 회사가 후원한 이 일일교장 프로그램 행사는 앞으로 follow-up session을 가지며 교사연수, 학부모 웍샵,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겠다고 하여 서로서로가 이득이 되고 배우는 ‘윈-런’(win-learn)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또 교사들이 필요한 학습 자료가 있으면 도네이션해 주는 사람들과 연결해 주는 www.DonorsChoose.org라는 website도 소개되었습니다.
미국이 지금 경제위기에 처해 있지만 LA의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학교들을 링크(link)하는 ‘비즈니스와 교육계가 함께 강해지는 프로그램’(Business and Education Stronger Together)이라는 필라(pillar)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회사들이 있으면 www.pillarla.com에 들어가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답례로 다음 달에는 교장이 기업체를 방문하여 ‘일일 CEO’로 ‘Executive for a Day’ 프로그램이 있는데 저는 바빠서 참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은 기업체의 CEO나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예산, 교직원 채용, 학부모(고객) 관리, 우리 학교를 선택하라고 예비 학부모들에게 마케팅하고 고객 만족도 조사(customer satisfaction survey), 학부모 불평 취급, 학교 성적이 올라가도록 부단한 노력, 리더십 트레이닝, 등등 ‘CEO로서의 교장’으로서 늘 트레이닝을 받으며 경험하고 배우고 학교가 진보하고 발전하도록 자나 깨나 학교만 생각하는 게 교장의 일이니까요.
비즈니스 커뮤니티와 학교가 ‘21세기 노동력’(21st century workforce)을 배출하기 위해 비즈니스-스쿨 파트너십을 키우는 것이 일일교장(principal for a day)의 주목적입니다. 학생들에게 직업교육 강사로 초대하는 등 follow-up 액티비티를 계획했습니다. 어떤 회사는 학교를 adopt하는 ‘Adopt-a-School’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도 합니다.
글로벌 이코노미에서 경쟁할 수 있는 웍포스(workforce)를 키우기 위해 초중고 학생들을 위해 environmental studies, global studies,
technologia, communications, 등의 분야에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기업 파트너도 있습니다. 또 LA카운티 변호사 협회에서는 장래 변호사나 검사가 되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스피커로 가서 특강을 해주며 학생들의 미래의 꿈을 키우고 그들의 잠재성을 계발해가도록 도와준 적도 있습니다.
자원봉사나 기부는 여유 있을 때 하는 일이 아니고 부족한 우리와 커뮤니티를 함께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므로 경제위기에 더 자원봉사 지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최 측은 얘기해 주었습니다.
학생들의 교육은 교육자들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지역사회 전부가 교육에 기여하며 사회에 환원하는 태도로 해야 합니다. “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애를 키우는 데에는 마을 전체가 힘을 합쳐야 된다.)라는 말처럼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공헌하는 미국 시민 양성을 위해 시간과 리소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커뮤니티에게 교육자로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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