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대학을 일본어과에 지원했을때 하필 왜 일어를 선택하냐고 나는 화를 낸 기억이 있다. 내 머리속에는 일제치하의 피해로 반일 감정이 지배적 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빠는 내게 말했다.
“일본을 앞서고 이기려면 일본을 알아야 하고 알기 위해선 일본어를 우선 배워야 하지 않겠니? 싫다고 무조건 피하면 더 큰 피해를 본다는 걸 알아야지. 또 일본의 좋은 점은 배울 건 배우고..”
맞는 말이다.. 이곳에서도 한국 사람들은 영어 못하는 멕시코 사람들에게 일을 시킬때 그들의 말을 유창하게 해서 놀라곤 했다. 또 한국인이 많은 LA 에서는 멕시코인들이 한국말을 배워 일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부친께서 일본인이신 어느 분이 내게 일본에 편견과 거부감을 가진 내게 반대 급부적인 말씀을 하셔서 가슴에 새겨진 적이있다. 한국인은 좋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자랑으로 알지만 일본인은 평범한 근무복이나 작업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한국인은 크고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것을 성공으로 알지만 일본수상이나 국민은 20평 정도 집에서 사는 것을 자족으로 알고 만족한다. 한국인은 외국 나갈때 빈손으로 나가서 잔뜩 사들고 오는데 일본인은 자국 상품들고 나가 실컷 홍보하고 자랑하고 돌아온다. 한국인은 개개인이 사치하여 국가는 가난한데 비해 일본인은 한국보다 훨씬 어렵고 못사는 것 같지만 국가는 세계 초일류 부대 강국이다. 한국인은 탈세, 감세를 하려고 거짓신고가 다반사인데 일본인은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 정직하게 살려고 한다 등등… 여러 의견들을 그분 자신의 생각인지 들으신 얘기인지 쏟아 놓았고 어쨌든 일본과 경쟁해서 이기려면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것이 내 의견이다.
언젠가 누군가로 부터 우스개 말이지만 뼈있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미국인은 어릴때부터 봉사를 가르치고 , 일본인은 남에게 피해 안 주는 것을 가르치지만 한국인은 속지 않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독도를 자기땅 이라고 우기고 역사를 왜곡날조하는 파렴치한 일본을 생각하면 배울 점을 찾기보다 먼저 화가 치민다. 그러나 분노가 우선이 아니라 지혜롭게 그들과 맞서 주장할건 주장하고 찾을건 찾고 배울건 배우며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감히 두번 다시 억지부리지 못하도록 역사도 똑바로 알아야 한다. 하숙을 하신 그분 집에는 일본인 학생의 친구와 하는 통화를 우연히 듣게되었는데 내용인즉 한국이 먼저 싸움을 걸어 일제시대가 생긴거고 6.25 전쟁도 남한이 먼저 북한을 공격했다고 일본교과서에 나와 있어 그렇게 배웠다한다. 우리의 조상들이 일본으로부터 당한것도 분하고 이른 아침에 북한으로부터 침략 당한 것도 치가 떨리는데 너무 기가막혀 그분은 일본학생에게 똑바로 가르쳐주며 왜곡역사를 가르친 일본에 대해 분개했다고 한다.
늦게 미국이민을 오게된 나는 처음엔 영어보다 문화차이로 당황을 많이했다. 아이가 잘못을 해 혼을 낼때 고개를 숙이지않고 눈을 똑바고 쳐다봐서 더욱 화가났고 꼬박 꼬박 말대꾸로 빨리 끝날게 더 길어 진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알게된 사실은 엄청난 문화차이로 괜한 아이만 잡았다.
미국은 어른이 혼을 낼때 고개를 숙이면 반항으로 오해를 하며 자기주장을 말대꾸라고 단정짓는 것에 비해 오히려 아무말이 없으면 그또한 반항으로 여겨 아이는 물론 나도 혼동이 되었다. 어른에 대한 공경과 순종을 미덕으로 생각하며 감히 말 대답은 무서워서 생각도 못해보고 나는 자랐었다. 무조건적으로 누르고 겉으로만의 복종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가 자라나는 2세들에게 더욱 큰 반항심을 싹트게 하는 요인이 아닌가 싶다.
어느날 우리 아이의 하는말이,
“엄마!, 학교 친구들이 아시안 학생들 흉을 봐요. 특색없는 옷차림에 학교와 교내활동이 어찌됐든 자기만 공부 잘해 좋은 대학 가면되고 리더쉽은 하나도 없대요.”
딸아이 말을 들었을때 나역시 반성이된다.
봉사활동과 그룹활동에 공부하는 시간이 많이 빼앗기는 것 같아 반대한 기억과 함께 사회성과 표현력, 리더쉽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공부 우선으로 생각하는 나와는 달리 미국 교육은 공부보다는 오히려 서로 어울림 속에 창조적인 능력을 중요시 하며 함께 하는 운동등 그룹 활동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행동들이 작은 사회의 출발이라고 여긴다.
고정관념속에 갇혀있는 의식을 꺠고 틀에박힌 모습으로 자녀를 키우지말고 조금은 독립적으로 자유를주며 창조적일 수 있도록 관망도 필요할것같다. 격동하는 시대와의 흐름에 맞춰 이제 변화와 타협을 해야 할것 같다. 강대국들과 맞부딪쳐 겨뤄 보려면 배울건 배우고 고칠건 고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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