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병렬(교육가)
고정 항공기의 속력과 헬리콥터의 수직 이착륙 능력, 그리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효율성 등 세 가지 이동수단의 장점을 융합한 항공기가 2010년 중 시험 비행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교통 사고가 난 현장에 직각적으로 이런 항공기가 나타나 환자를 싣고 구호 작업을 하는 장면을 상상하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나 혁신적인 이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팔스에어 오너인 샤이먼 스콧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 시내를 활주하고 있다. 버스들 중에 우리는 하이브리드라는 사인을 달고 달리는 것이 보인다. 이런 차량들은 개스를 절약하면서 달릴 뿐만 아니라 부근의 공기를 맑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생각을 하면 반가운 친구들이다.
USA 투데이지에 ‘한국의 학교들이 주는 교훈들’의 제목으로 기사가 났다. 여기에 따르면 미국의 중등교육 체계 개선 방안의 하나로 한국의 교육 체계를 성공 사례로 소개하였다.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석학 앨빈 토플러는 인터뷰에서 ‘뜻있는 많은 교사들이 현재의 체제에 갇혀 있다. …학생들을 오후 10시까지 묶어두지 말아야 한다. …한국이 미국보다 잘못하는 게 있다면 그건 교육이다’라는 의견을 말하였다. 서로 다른 두 가지 다 한국의 현실이다.하이브리드 자동차, 하이브리드 항공기, 여기에 이어서 하이브리드 교육을 생각하게 된다. 차세대 교육은 세계적인 관심사에 틀림없다. 현재의 교육철학, 교육체제, 교육방법 등을 비교할 때 비슷하면서 다양하고 국가별 개성이 보인다. 그 중에서 어느 한 가지만이 우수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에게 좋은 점을 섞어보자는 것이다. 마음을 열고.
우리가 섞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찾아본다. 미국식과 한국식,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 교육자의 생각과 피교육자의 생각, 전체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 아날로그식과 디지탈식, 이성과 감성, 단편적인 것과 지속적인 것… 이것도 한없이 이어진다. 이 지역에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을 간추릴 수 밖에 없다.이 지역의 특수성을 생각할 때 우선 미국식과 한국식을 생각하게 된다. 여기는 미국이고 차세대들은 미국 시민이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히 한국계 미국인이다. 가정교육은 부모의 사랑으로 이루어지지만 미국식 한국식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 한국식은 자녀들이 부모의 과잉 사랑에서 헤어나기 어렵게 한다. 자녀들이 자력으로 살아나가는 방법을 익힐 기회를 모조리 빼앗는다. 그러면서도 사용하는 말은 대체로 억압적이고 명령조이다. 이렇게 길러진 생활 습관은 학교에서 지시에만 따르는 수동적인 학생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미국 가정의 자녀교육은 자립정신을 길러주려고 노력한다. 제 일은 제가 처리하도록 격려한다. 어떻게 보면 냉정한 부모같지만 말이 부드럽고 성인을 대하듯 예의 바르게 그들을 상대한다. 학교 교육에서도 사물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하도록 유도하며 그 내용을 존중한다. 교사가 어느 학설을 전하는 것이 아니고, 학생이 스스로 발견하도록 활동을 전개한다. 말하자면 학생 중심이다.이렇게 다른 미국식 한국식 교육을 절충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정신문화를 첨가할 수 있음은 얼마나 다행인가. 또한 여기서 성장하는 차세대들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인종
과 함께 생활하면서 국제감각을 키우고 있음은 얼마나 큰 혜택인가. 바로 이런 것들이 모이면 하이브리드 교육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한 가지만 고집하는 편협한 마음을 멀리 할 수 밖에 없다.
단순한 한 가지 음식이 맛있지만, 두 가지 세 가지가 섞여서 하나가 된 퓨전 음식도 별미이다. G7 보다 G20의 국가 원수들한테서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한 가지 재료로 제작된 미술품이 가진 특색도 좋지만, 다양한 재료가 섞인 미술품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한 가지 교육활동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다방면으로 좋은 점을 첨가하면 그 효과를 올릴 수 있다.세계에 흐르는 하나의 조류는 순식간에 각 분야에 같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것 저것 잘게 쪼개던 버릇은 어느 틈에 몇 개씩 합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그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들의 입장이 미국식 한국식의 좋은 점을 취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특히 차세대의 교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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