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리(한미정치발전연구소장)
북유럽의 선진국인 아이슬랜드가 국가 부도의 위기를 맞으며 미국발 경제 침체가 세계 대공황으로 이어져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난을 겪을 것이라는 진단을 실감나게 한다. 미국이 8,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안을 어렵사리 의회에서 통과시킨 이래 프랑스와 독일도 구제금융안으로 국가 여론이 분열돼 있다.
미국의 신식민지적 경제이론에 입각한 독점자본과 자유시장경쟁이라는 미명 아래 행해진 공격적 무역이론이 역으로 금융위기 뿐 아니라 미국경제의 대공황을 불러 일으켰다고 비난한 폴크르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자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아이러니칼하게도 국경과 지역의 벽을 무너뜨려 국가자본을 초월한 개인과 기업 등의 세계 자
본시장에 직접 뛰어들 수 있게 만든 미국은 경제 세계화에 희생물이 되어가고 있다. 반면 새로운 신흥 자본들은 경제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며 국가를 매개로 하지 않는 개인자본이 전세계 경제를 주무를 수도 있다는 새로운 경제현상을 낳고 있다.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의 오일머니로 형성된 국부 펀드들이 미국의 파산 위기에 있는 대기업들을 인수하며 신흥 자본층을 형성하고 있다. 아랍의 왕실이 도산 직전의 미국내 거대 건설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도 개인 차원의 자산이 세계 경제의 지형을 바꿔놓은 예이다.그렇다면 세계 경제의 최대 위기였던 세계 대공황을 돌아보고 현 국제 금융위기가 촉발시킨 경제침체를 진단해 보는 것도 위기 극복의 한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이 생산성의 증대를 불러왔으나 고용 창출을 위축시켜 발생한 대공황은 21세기를 전후해 정보산업 통신분야의 기술혁신이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거품경제로 호황을 누리다 산업구조 자체의 불합리성으로 무너진 부작용과 유사하다.
1929년 발생한 세계대공황을 루즈벨트는 뉴딜정책을 통해 성공적으로 이끌어 미국 유일의 3선 대통령이 되었다. 1차대전의 승리로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강국으로 떠오른 미국에게 경제대공황은 치명적인 악재였다. 2,500만명의 실업자가 거리로 나서며 미국경제는 곤두박질쳤다.
자유시장경제 원칙 하에 성장한 자본가들이 독점자본 세력을 형성하자 루즈벨트는 국가가 경제 시스템에 관여하고 통제하는 등 행정권을 강화했다. 계획 경제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을 증대시켰으며 노동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했다. 특히 고율의 관세정책을 통해 국제 무역을 촉진시켰으며 각국과는 호혜통상조약을 맺으며 적극적인 국외시장 진출을 장려했다.
해외시장의 안정적인 개척을 위해 루즈벨트는 소련과 친화정책을 펼쳤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 이념의 깃발 아래 각국과 평화적 외교정책을 견지하며 대공황을 극복했다. 루즈벨트의 세계 경제대공황 극복은 경제정책과 평화정책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외교정책에도 성공한 사례가 되고 있다. 실리는 경제이나 외교정책에서는 평화를 내세운 것이다.루즈벨트에 이어 트루먼대통령도 마샬 플랜에 의해 유럽의 경제회복을 지원하여 안정적인 시장 개척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련의 세력 팽창을 봉쇄하는 일석이조의 정책을 펼침으로 외교적 성과를 이루었다.
반면 부시는 초강경 외교정책으로 일관하다 미국경제를 거덜나게 했다. 이라크전에 막대한 국가자본을 쏟아부어 국가경제를 뒤흔들더니 최근 북한을 테러지원국의 명단에서 제외하는 등 어느 것 하나 외교정책에서도 성공한 것이 없다. 부시는 경제와 외교에서 모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세계 대공황의 주범으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그러나 미국 경제의 파탄을 신정부는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경제의 회복을 위한 돌발구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국내경제의 안정이 1차적으로 해결되어야 근본대책을 세울 수 있다.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약세와 석유와 운송, 인건비의 상대적인 상승은 오히려 해외자본의 국내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의 경제침체 후 저임금 노동시장을 바탕으로 해외에 공장을 둔 많은 기업들이 국내공장의 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고용의 창출과 미국 내수시장은 물론 유연한 노동시장 보장을 통한 생산력을 증대시켜야 한다.주택시장과 물가의 안정으로 국내경제를 튼튼하게 하고 해외시장에서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회복을 위해 외교정책에서도 미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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