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이 죽어서 천당에 올라가니 안내자가 룸메이트들을 소개했다.
“이 사람은 IQ가 180입니다”
“아, 잘 됐네요. 같이 수학을 논할 수 있겠어요”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다음 사람은 IQ가 150이라고 했다. “잘 됐네요. 같이 물리학을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세 번째 사람은 IQ가 100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역시 반가워했다. “요즘 공연 중인 연극 이야기를 하면 되겠네요”
그때 네 번째 사람이 나오더니 말했다. “미안합니다. 나는 IQ가 겨우 80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앞으로 이자율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경제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멍청이라는 조크이다. 경제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 IQ 80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경제가 지금 이 모양이 되었겠느냐는 비아냥을 담고 있다.
지난 한주처럼 연일 경제가 톱뉴스였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월스트릿과는 하등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거대 투자은행들이 뿌리째 뽑혀 나가고 증권시장이 요동치는 금융 대지진 뉴스를 연일 접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그러다가 다음 순간 은퇴연금 부어놓은 것이며 자녀 대학등록금 내려고 주택 재융자 받은 것 등이 결국 이리저리 돌아 월스트릿과 연결된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막연한 불안은 현실적 불안이 된다.
정부가 적극 개입한다고는 하지만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100년에 한번 올 금융위기’라고 한 이번 사태가 얼마나 큰 규모로 얼마나 더 지속될 지, 그동안 내 직장·비즈니스는 무사할 지, 그래서 월 페이먼트에 차질이 없을 지 모두들 불안하다.
한 금융계 인사는 이번 금융 쇼크를 마약에 오래 취해 있다가 갑자기 마약이 뚝 끊긴 상황에 비유했다. 대단히 고통스런 금단증상이 찾아든다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얼마든지 쓰라’고 칩을 안겨줘서 흥청망청 도박을 하다가 모두 잃고 나자 느닷없이 현금으로 다 갚으라고 독촉당하는 상황에 비유하는 전문가도 있다.
수천억, 수백억 달러를 주무르던 투자은행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이 가졌으면 많이 가진 대로 적게 가졌으면 적게 가진 대로 우리 대부분 허황된 풍요의 신기루에 사로잡혔던 것이 사실이다.
가장 흔한 예는 집이라는 ‘도깨비 방망이’를 너무 우려먹은 케이스들이다. 도깨비 방망이 두드리듯 집값이 펑펑 치솟자 주택 소유주들은 갑자기 부자가 된 듯한 황홀감에 빠졌었다. 월급 모아서는 도저히 만져볼 수 없는 거액의 에퀴티 앞에서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저마다 에퀴티 뽑아 주식투자 하고, 두 번째 집을 사기도 하고, 학자금도 대고, 호화판 여행도 했는데 갑자기 집값은 푹 꺼지고 빚만 산더미로 남은 것이다.
집값 하락으로 시가가 주택융자금 보다 더 낮아진 케이스는 지난 2003년 이후 집을 산 주택소유주 3명 중 한명, 2006년 주택 구매자들 중 45%에 달한다.
“잔치가 끝난 겁니다. 지난 몇 년 모두 허파에 바람이 들었었는데 이제 바람이 다 빠진 것이지요” -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말했다.
“적게 가지고서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많이 가지고 만족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많이 가질수록 더 갖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 탐욕의 본질이다. 가장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모인 투자은행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은 맹목적 탐욕의 피할 수 없는 결과이다.
몇 년 전 닷컴 거품이 터져 한바탕 소동을 겪은 직후 유행처럼 찾아든 것이 ‘단순한 삶’이었다. 벤처사업으로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되고 거품이 터져 순식간에 빈털터리가 되는 피 말리는 삶을 직간접으로 경험한 사람들이 구도자처럼 단순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소유를 최대한 줄이는 대신 햇살과 바람, 흙과 초목을 최대한 즐기는 삶이다.
이번 금융쇼크와 함께 떠오르는 것은 근검절약의 라이프스타일이다. ABC-TV는 이달부터 시청자들을 뽑아 재정계획전문가를 붙여주면서 어디서 어떻게 절약할 수 있을지를 조언하고 한달 동안 실천한 결과를 지켜보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앞으로 한동안은 재정적 엄동설한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한 푼을 안 쓰는 게 한 푼을 버는 것이다”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검약정신을 배워야 할 때이다. 쓸 돈이 없으면 쓰지 말아야 하는 명백한 기본원칙이 너무 오래 망각되어왔다.
권정희 논설위원
junghkw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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