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인터뷰-최정범 워싱턴 독도수호 특위 위원장
‘범 워싱턴 독도 수호 및 역사왜곡 특별위원회’가 16일로 결성 한 달을 맞았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워싱턴 지역 4개 한인회가 발족한 독도수호 특위는 7월24일 출범식 및 1차 회의를 갖는 등 미국 내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조직적이고도 광범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최정범 위원장(46)을 만나 특위의 구체적 활동계획과 방향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일회적 이벤트성 성급한 접근은 금물
긴 안목으로 한걸음씩 나아가는게 중요
시민운동, 한인들만의 힘으로 추진해야
-취임 후 독도문제가 미국에까지 번지는 등 정신없을 정도로 큰 격변을 거쳤다. 지난 한달 어떻게 보냈나.
막상 중책을 맡고 독도를 이야기하려니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래서 공부부터 했다. 인터넷을 뒤지고 책을 구해 읽고 전문가들로부터 견해를 들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독도는 추상적이고 단발적인 관심 정도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비애도 느꼈다. 독도 문제엔 한국 정치와 현대사의 문제점이 다 투영돼 있었다. 국민들은 독도 수비대를 만들어 목숨을 걸고 지키려한데 비해 정부는 뭘 했는지 의문이다.
-1.5세라 쉽지 않았을 텐데 왜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갖고 뛰어들었나.
미국에 34년을 살았지만 그동안 한민족이란 뿌리와 자긍심을 잊지 않았다. 독립 운동가였던 외조부 홍순원 옹(작고)의 영향으로 일본에 대한 반감도 있었다. 그래서 한 번도 일제차를 사지 않았다. 독도 문제가 터지면서 4개 한인회에서 한마음으로 특위를 구성해 저를 위원장에 추대해주셔서 일을 맡게 됐다. 정신대대책협의회 일을 해온 걸 모두들 눈여겨보신 것 같다.
-특위가 발족했지만 활동이 너무 조용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독도 문제는 일회적 이벤트성으로 성급하게 접근해선 안된다. 자칫 공명심에 요란한 행사가 되는 걸 경계해야 한다. 조용조용하게 한걸음씩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긴 안목과 준비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풀뿌리 운동이다. 해방은 우리 힘으로 이뤄내지 못했지만 독도는 우리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
-조직은 완비됐나. 또 10만 달러가 소요되는 사업 예산은 어떻게 마련하나. 정부의 도움을 받을 것인가.
임원진 외에도 김필규 메릴랜드대 정치학 교수를 역사법률위원장으로 모셨다. 원로 언론인 이선명씨를 홍보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조직의 전문성을 더 강화할 생각이다. 예산 문제의 답은 아직 없다. 우선 내가 1만불을 내놓아 급한 사업부터 하고 있다. 한국 정부로부터 지원 받을 생각은 전혀 없다. 한국 정부의 돈을 받아선 안된다. 그 순간부터 운동의 본질이 훼손된다. 이것은 미국의 한인들에 의한 시민운동이다. 재미한인들의 힘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출범식에서 발표한 의욕적인 사업계획은 어디까지 진척됐나.
자동차 스티커는 다음 주 나오며 웹사이트는 2주면 개설될 것이다. 세탁소 행어를 통한 홍보는 이미 뉴저지에서부터 시행되고 있다. 의회 도서관의 한인 모임도 마련된다. 17일에는 교회협의회에서 독도 기도회를 연다. 현재 매주 월요일 임원회의를 열어 준비를 하고 있다. 9월 코러스 페스티벌에서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특히 10월 중순에는 한국과 일본, 미국의 학자들을 초청한 국제 독도학술회의를 내셔널 프레스 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미 여론을 움직이기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도 있나.
하원 중진 의원의 독도 방문을 추진 중이다. 독도수호특위와 함께 8월말 방한해 9월초쯤 독도를 찾을 예정이다. 현재 미 정부와 공식방문 문제를 협의 중이다. 정부가 반대하면 비공식 방문이라도 추진할 것이다.
의회에서의 독도 청문회 개최도 계획에 있다. 독도를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보다 정확한 국제적,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청문회가 필요하다. 독도를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문서상 근거가 중요하다. 해방 전후 연합국의 문서, 한국전쟁 중 미군의 독도 폭격, 정전협정 문서 등 일본의 거짓말을 밝혀줄 근거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김대중 정부의 한일어업협정 등 독도 분쟁과 관련된 정확한 사실을 파악해야 이길 수 있다.
이밖에도 2차 대전 참전용사들과 연대하는 방법 등 여러 청사진을 갖고 있다.
-한국 정부나 재미동포들에 바라는 점은.
임진왜란 때 일본은 총을 들고 왔지만 우리는 활과 돌멩이로 싸웠다. 지금은 그런 주먹구구식 대응은 곤란하다. 단견에 바탕을 두거나 정치적 이해에 따른 접근 방식, 해법을 취해선 안 된다. 철저히 국익에 근거한 접근이 돼야 지금까지의 누를 되풀이 하지 않는다.
우리가 일본에 경제력이나 인구, 군사력 모두 뒤지지만 재외동포 면에서는 우위에 있다. 700만 동포들이 민족의 힘이 돼야 한다. 특히 재미동포들의 역량 발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 때다. 몇몇 사람이 아닌 모두가 마음을 합쳐 한 걸음으로 나아가야 독도를 지킬 수 있다. 독도를 우리 힘으로 지켜야 한다.
<이종국 기자>
최정범 위원장은 ...
초등학교 6년 때인 1974년 도미한 1.5세. 호튼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락빌에 본사를 둔 식당 위탁 운영회사인 I.L. CREATIONS 대표로 있다.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백악관과 상무부 등 연방 정부의 구내식당을 운영 중이다. 급식 사업과 함께 중국과 스리랑카, 한국에 별도 회사를 두고 의류사업도 벌이고 있다. 현재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미 의회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채택의 주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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