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형(World OKTA 명예회장)
60년대는 제 철에 나오는 먹음직한 사과를 한 입 베어먹는 맛이란 정말 침이 꿀꺽 삼켜지는 그런 시절이었다. 수박은 리어카에 실려오고 참외는 지게에 실려와서는 골목마다 진을 치고 고객을 부르는 그런 때였다. 그 시절에는 연례행사와 같이 여름철 신문지상에는 항상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농약과 관련된 기사였다.
심심찮게 여름철 신문에 단골 메뉴로 나오는 기사가, 농약 묻은 사과를 먹고 절명한 우리 주위의 이야기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사과를 볼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것은 항상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고 껍질을 반드시 벗겨 먹으라는 주문을 외우듯이 따라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생각해 보면 사과의 그 시원한 단맛의 유혹보다는 농약의 두려움에 더 조심을 하는 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70년대에 처음으로 미국생활을 시작하면서 느낀 것이 엄청난 물량의 과일을 수퍼마켓에서 보고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를 생각했다. 계절을 초월한 다양한 과일과 지역을 초월한 신기한 과일들을 초기에는 날마다 다른 종류의 과일을 사먹어 보면서 각각의 맛을 음미해 보았다.또 하나 놀란 것은 많은 사람들이 사과를 그냥 바지에 썩 문지르고는 껍질채 베어먹는 모습에 기겁을 했다. 친한 선배님에게 괜찮냐고 물었을 때에 너털웃음을 웃으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미국에서는 먹는 것 만큼은 정말 안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안심하고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다고 단언하였다.
특히 식품의약위생국(FDA)에서 특별히 국민 보건을 위해 항상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먹거리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둘러본 주위에서는 모두가 풍성한 먹거리를 아무런 두려움 없이 즐기고 있음을 실감했다. 이 때 비로소 국가의 공권력이 이런 것이구나 라고 깊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미국의 식품의약위생국의 규정은 세계적으로도 까다롭고 철저하기로 유명해서 해외에서 미국으로 수입을 하는 수입업자들에게는 아주 큰 장벽이 되며,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업계에서는 불필요하게 많은 실험 자료를 제공하라는 조건에 심하게 항의를 하고 있다.
미국에 비해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의 신제품 개발에 따르는 실험조건과 자료들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면이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조건 완화를 요구하는 중이다.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는 규정이 까다롭기에 오히려 안정성을 보장받아서 풍성한 먹거리를 안심하고 즐기고 있는 편이다.
광우병 쇠고기로 인해 연일 서울에서는 촛불시위를 한다고 들었다. 이제는 지방까지 촛불이 이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기에 상대적으로 값이 싼 촛불을 많이 이용하며, 촛불의 무드나는 분위기를 즐긴다고 누구는 우스개 소리를 하였다.
30년을 넘게 미국땅에 살면서 매일 먹고있는 쇠고기에 대해 우리는 신경이 둔해서 그런지 누구도 광우병에 대해 우려를 하는 것을 들어보질 못했다. 발병의 잠복기가 매우 길다고 한다. 우리 가족 모두가 30년 이상을 먹었기에 발병이 났다면 이미 났을 시기를 지난 듯 하다.
미국에는 한인 동포들이 200만명 이상이 살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기 유학으로 인해 많은 기러기 가족들이 미국에 와 살고 있으며 우수한 유학생들이 미국 전역에 흩어져서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 모두가 앞으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인재들이다. 그들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서울발 촛불시위가 계속 이어진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수입 쇠고기 반대 때문에 쇠고기 먹기를 거부하는 분위기로 인해 오히려 한우 농가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기사도 같이 읽었다.
조류독감 때문에 닭고기, 오리고기 산업이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이제 곧 서울의 가족들이 유학보낸 자식들을 서울로 불러들이는 전화가 쇄도하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풍성한 먹거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국가가 국민을 안심시켜서 먹거리를 먹거리로 무조건 즐길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할 첫번째 조건임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세계화에 대한 우려 중의 하나가 인터넷에 의한 무차별 정보의 신속한 전달력에 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더 서로를 믿고, 여유를 가지고 보다 더 현명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에 보다 더 충실해야 할 시간인 듯 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