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공습·우크라 무기지원 등서 핵심 역할…트럼프 “그는 문제 해결해줘”
▶ 장관 임명 뒤 트럼프와 급속도로 가까워져… ‘1인 4역’하며 신뢰 입증
"루비오는 각종 외교 정책 현안에서 사실상 트럼프의 해결사(fix-it man)가 됐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 속에 그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매김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수립 과정에 조용하면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한 달간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방침 수립, 베네수엘라의 미국 인질 귀환 등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루비오 장관의 위상은 한층 확고해졌다고 CNN방송이 20일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최근 입장을 선회한 것은 루비오 장관이 트럼프 정부의 외교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숙한 접근방식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루비오 장관은 상원의원 시절 러시아 침공 초기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강력하게 옹호했지만, 국무장관 임명 뒤에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보조를 맞춰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승인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 조치를 뒤집은 배후에는 루비오 장관의 역할이 작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장관은 겉으로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트럼프 정부의 외교 정책이 자신이 오랫동안 견지해온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은밀한 실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은 CNN에 말했다.
한 관계자는 "루비오는 현재 상황에 기반해 선택지와 도구들을 제시하는데 능하다"며 "그는 트럼프의 최종목표를 알고 그것을 지지하며, 거기에 도달하는 방식을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당국자들이 트럼프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려다 실패한 사례가 있는 반면에, 루비오 장관은 자신과 생각이 달라도 트럼프의 본능을 억누르거나 도전하기보다는 오히려 격려하며 대통령과의 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반영하듯 루비오 장관은 본업인 외교 부서 수장직에 더해 5월부터 국가안보보좌관 대행도 겸임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국제개발처(USAID) 처장 대행, 국립문서보관소 소장 대행까지 총 4개의 고위직을 맡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루비오는 한 번에 4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마코는 놀라울 정도로 유능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CNN에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과정에 루비오 장관이 깊이 관여했다면서 루비오가 국무장관과 안보보좌관을 겸임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우선순위가 행정부 전반에 걸쳐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행정부 내에 대통령이 루비오만큼 신뢰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루비오에 대해 "매우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루비오 장관에 대한 신뢰를 보여왔다.
그는 지난 5월 루비오 장관을 칭찬하며 "문제가 생기면 나는 마코에게 전화한다. 그는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최근 상원의원들과 가진 백악관 만찬에서도 루비오 장관보다 해당 업무를 잘 수행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극찬했다고 한다.
루비오가 트럼프와 처음부터 친밀한 사이였던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서로를 "사기꾼", "꼬마"라고 몰아세우며 격렬하게 대립했다.
루비오가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를 일찌감치 지지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여름 부통령 후보를 물색하던 트럼프는 루비오를 잘 알지 못해 그가 진짜 쿠바 출신인지 주변 인사들에게 묻기까지 했다고 한다.
한 인사는 "트럼프가 루비오를 진짜 알게 된 것은 그를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이후부터"라며 루비오가 장관으로 임명된 뒤 두 사람이 백악관에서 시간을 함께 많이 보내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한 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 웨스트윙에 사무실을 두고 백악관과 관련한 일정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종합격투기(UFC) 팬이어서 정치 외에도 관심사를 공유하며 유대감을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에는 두 사람이 함께 뉴저지에 가서 UFC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아내들이 정치 활동에 그다지 관여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무부의 대규모 조직개편과 직원 해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직 축소 등을 두고 루비오 장관에 대한 비판론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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