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건너 온 치킨업체 4곳의 맛을 비교한 결과, 교촌은 양념이 잘 배여 있었고 본촌은 두꺼운 튀김 옷이 고소했으며 BBQ 치킨은 매콤한 맛이 가미된 점이 독특했다. TBBC 바비큐는 숯불에서 구워 맛이 담백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이은호 기자>
■본보 기자들 시식 비교
고추장 소스 등 독특한 양념
한국 치킨업체들 잇단 진출
“프라이드 치킨은 가라”
바삭하고 담백한 맛 인기
“뭘 먹을까” 즐거운 비명
LA에서 닭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한국산 닭들의 전쟁이다.
한국의 유명 치킨 업체들이 미주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첫 테입은 지난해 미국에 발을 들인 ‘교촌치킨’이 끊었다. 한인타운과 토랜스 프레시아 마켓에 처음 문을 연 교촌치킨은 된 독특한 양념과 차별화 된 바삭함 등으로 미주 프라이드 치킨 세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한국 닭 업체로서 처음 미국 진출을 시도한 교촌치킨은 한인들은 물론 타인종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2007년 한국일보 할리웃보울 음악대축제에서 공식 판매되기도 했다.
이후 ‘깨끗한 치킨’이라는 슬로건으로 간장 마늘 소스와 매운 소스로 맛을 낸 독특한 양념을 뒤집어쓴 치킨을 선보인 ‘본촌치킨’이 문을 열면서 고소한 튀김 옷과 맛깔스런 양념으로 교촌치킨과 쌍벽을 이루는 인기 몰이를 시작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등장한 한국 치킨업계는 ‘비비큐 치킨’.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로 튀겨낸 명품 닭고기로 오리지널 치킨, 뼈가 없어 먹기 간편한 양념 치킨 등을 다양하게 선보여 고객몰이에 나섰다.
또한 숯으로 직접 구운 한방 양념 치킨을 선보인 ‘TBBC 바비큐’(코리안 숯불 닭 바비큐)는 숯불에서 구워 담백한 닭에 한인들 입맛에 딱 맞는 한방 고추장 소스, 토마토소스, 칠리소스 등으로 양념을 한 바비큐 치킨으로 사랑받고 있다.
LA에 때 아닌 한국 닭 전쟁이 벌어지자 닭고기 매니아들은 어떤 닭을 먹어야 할지 모르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이같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일보 특집1부 기자들(정숙희, 백두현, 홍지은)과 사진부 이은호 기자가 나서서 시식회를 가졌다.
일단 시식회 범위는 한국에서 ‘물 건너온’ 치킨 업체로 제한했다. LA토종 업체로 매콤한 양념 맛을 선보이는 ‘치킨 데이’는 물론 타운내 맛있는 통닭으로 유명한 ‘OB 베어’와 ‘황태자’, ‘처갓집 양념통닭’ 등 유명 로컬 치킨 업체도 많이 있지만 보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교촌치킨과 본촌치킨, TBBC 바비큐, BBQ 치킨 등 한국 출신 4개 업체로 범위를 좁혔고, 가장 기본메뉴인 오리지널 양념 치킨을 선택, 까다로운 분석에 들어갔다.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일보 기자 4명이 밝히는 한국 치킨 맛 대결, 그 비교분석 결과를 소개한다.
얇은 튀김 옷… 바삭바삭 “살살 녹네”
교 촌 치 킨
양념이 골고루 잘 배여
부드러운 육질 ‘최고점’
이날 시식회에서 가장 바삭하고 양념이 잘 배인 치킨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시식팀이 맛 본 치킨은 갈릭 소이 소스(garlic soy sauce)로, 살짝 매콤하면서도 짭자름한 양념 맛이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갈릭 소이 소스와 핫 스윗 소스(hot sweet sauce)와 두 종류 중 선택할 수 있다.
튀김 옷이 두껍지 않아 느끼하지 않고, 튀김 옷 속의 육질에도 양념이 잘 배어 있다. 또한 육질이 매우 부드러워 바삭한 튀김 옷과 조화를 이뤘다. 단 양에 비해 가격이 비교적 비쌌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가격: 한 마리 치킨이 17.99달러, 다리는 2피스에 4.99달러, 50피스에 76.99달러, 날개는 4피스에 4.99달러이고 100피스에 79.99달러다.
△주소와 전화번호
LA: 3833 W. 6th St., (213)739-9292
토랜스: 2515 Torrance Blvd.,
(310)320-9299
로랜하이츠: 18180 E. Colima Rd.,
(626)965-2449
본 촌 치 킨
두번 튀겨 고소하고 담백
타업체 비해 양도 푸짐
LA보다는 뉴욕에 먼저 진출해 뉴욕타임스의 극찬을 받으며 주류사회에도 이름을 날린 본촌치킨. 일단 닭다리 하나의 사이즈가 매우 큼지막해 한 조각만 먹어도 든든하다.
튀김 옷이 두꺼워 바삭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 양념 맛이 강열하면서도 살짝 매콤해 느끼하지 않다. 두 번 튀겨 기름을 뺀 육질의 맛이 담백하다. 본촌치킨은 무엇보다 가격대비 양이 푸짐해 더욱 만족스럽다.
△가격: 다리와 날개, 닭 봉을 선택해서 믹스할 수 있으며 라지는 16.99달러, 미디엄은 9.99달러.
△주소와 전화번호
3407 W. 6th St., (213)487-7878
BBQ 치 킨
매콤새콤 강렬한 양념
올리브유로 튀겨 깔끔
플러튼과 LA에 문을 연 BBQ 치킨은 올리브 오일로 튀겨내 깔끔한 맛의 오리지날 치킨과 매운 맛 닭다리, 뼈 없는 양념치킨, 바비큐 등을 맛 볼 수 있다. 시식팀이 먹어본 뼈 없는 양념치킨은 매콤 새콤한 양념 맛이 특이하면서도 강열해 한국식 끈적끈적한 양념을 원하는 사람들이 특히 선호할 맛이며 뼈가 없어 먹기에 편하다. 오리지널 치킨과 매운맛 닭다리는 KFC의 크리스피 치킨과 살짝 비슷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가미 돼 있어 느끼하지 않다.
△가격: 오리지널 치킨 5피스 9.25달러, 10피스 17.99달러, 양념치킨 8피스 6.50달러, 24피스 17.99달러, 매운맛 닭다리 5피스 8.99달러, 10피스 17.50달러.
△주소와 전화번호
L A: 698 S. Vermont Ave. #101,
(213)739-1047
풀러튼: 5260 Beach Blvd. #B,
(714)994-1111
TBBC 바비큐
숯불서 구워낸 한방식
기름기 빼 느끼하지 않아
숯불에서 구워 고기 맛이 담백하며, 은은한 숯 향기가 배어있어 맛이 좋다. 이날 맛 본 한식구이는 TBBC 바비큐의 특제소스인 한방고추장 소스로 양념해 톡 쏘는 칠리소스의 맛이 일반 고추장 소스와는 다른 특별한 매콤함이다. 무엇보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숯불에 구워 느끼하지 않고 기름기가 덜 했으며, 무 이외에도 생강소스가 뿌려진 신선한 샐러드를 함께 제공하는 등 웰빙 컵셉에 잘 맞는 곳이다. 양념 없이 구워낸 소금구이는 옛날 즐기던 전기 통닭구이를 연상시키는 추억의 맛으로 소금이나 칠리소스 등에 찍어 먹을 수 있다.
△가격: 한식과 소금, 양식, 칠리구이 한 마리 16.99달러, 닭날개 17.99달러, 닭다리 16.99달러, 콤보(날개와 다리) 17.99달러, 모든 바비큐 17.99달러, 영양닭구이 15.99달러.
△주소와 전화번호:
206 N. Western Ave., LA.
(323)466-7334
아삭아삭한 무… 업체별로 색다른 맛
▲무맛 대결
한국식 닭요리를 먹을 때 새콤 시원한 무가 빠질 수 없다. 닭의 맛도 중요하지만 약방의 감초같은 무의 맛도 중요한 것. 4개 업체의 무맛을 비교해 봤다.
△교촌치킨: 다른 업체와 달리 공짜가 아니라 1달러에 판매한다. 무의 크기가 크며 아삭한 맛은 덜하고 약간 짠 맛이 났지만 시원하다.
△본촌치킨: 국물 속에 담겨 있는데도 아삭아삭한 맛이 살아 있다. 다른 업체들에 비해 조금 더 시큼하고 톡 쏘는 맛이다.
△BBQ 치킨: 무가 국물 속에 담겨있지 않아 가장 아삭아삭하다. 약간 쓴 맛이 나지만 개운한 편.
△TBBC 바비큐: 할라피뇨가 들어가 있어 매콤한 맛이 가미됐다. 아삭하면서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글 홍지은 기자·사진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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