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는 주위 영화사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좀 바빠진다. 몇몇 단골손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중국 쓰촨성 대지진에 대해 근심스럽게 물어보면서 천재지변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며 위로한다. 그들은 나를 중국인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5월12일 쓰촨성을 강타한 진도 8.0의 지진의 파워는 원자폭탄의 252배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니, 끔찍한 비극이다.
거기에 커다란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사망자가 4만 명이 넘고 부상자가 16만 명에 이르며 이재민이 48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지경에 올림픽 성화 봉송도 중지되었으며 이제 3개월 남은 대망의 88 올림픽 개막이 제대로 치러질지도 의문이다. 처참한 지진현장을 찾아다니며 위로하는 원자바오 총리의 따뜻하고 진심 어린 눈물은 세계인을 울렸다. 호사다마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이 저지당하고 탈취되기도 하며, 중국의 티베트 무력침략과 중화정책이 세계인들의 관심으로 클로즈업되었다. 티베트 청년연합의 독립투쟁에 동정의 이목이 가중되었다. 일제 치하의 뼈아픈 경험을 한 우리는 그 광활한 땅을 싸워보지도 못하고 빼앗긴 티베트인의 억울한 불가항력의 심정에 이해가 간다.
서울 한복판 시청 앞 광장에서도 티베트의 독립운동에 동조하는 한국인 100여 명의 올림픽 성화 봉송 저지에 중국 유학생 1만 여명이 오성기를 흔들며 기자와 시민 심지어 경찰에게도 무례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난동사건이 지난달 27일 발생하여 우리를 뿔나게 했다.
신영철의 <하늘 호수>라는 팩션(사실을 근거로 쓰는) 소설에 의하면, 1950년 중국이 티베트에 쳐들어 왔을 때, 달라이 라마 14세는 전 국민이 부처님께 중국을 막아달라고 기도를 올리라는 포고령을 내렸다. 그러나 티베트는 무력 점령되고 달라이 라마는 인도 다름살라에 피난 가서 망명정부를 세웠다. 중국에 사는 56개 지역의 소수민족을 다 합쳐봐야 전 중국 국민의 5%도 안 된다고 하니, 인구 230만 명밖에 안 되는 불교국인 티베트로서 인구 13억의 중국과 싸워 국민을 다 잃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거기에 T27이라는 철도는 중국의 북경에서 티베트의 수도 라싸까지 가는 4065km나 되는 긴 철도로 2006년에 개통되었다. 그 중 칭짱은 티베트 고원을 넘어 라싸까지 해발 5072m나 되는 높은 얼음산을 넘는 철도로, 이 철도를 타고 중국 한족들이 이주해서 이제 라싸의 인구 46만 명중 한족이 30만 명이 넘었으며, 이 칭짱 철도로 한족 2,000만 명이 티베트로 이주해서 문화적으로, 인구통계학적으로 티베트를 한족화 한다는 것이다. 티베트인들은 티베트 내에서조차 소수민족으로 전락할 것이다.
중국 땅의 1/4 을 차지한다는 티베트엔 60가지 이상의 광물이 생산되고 있으며, 최근엔 대단위 원유와 우라늄까지 발견되어 그 지하자원의 운송에 칭짱 철도가 이용되고 있다고 하니 중국이 티베트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제 상상을 초월한 천재지변에서 헤어나게 되면, 중국이 어떻게 변할지, 원자바오 총리나 후진타오 주석의 너그럽고 인자한 인품의 이면에 숨은 뜻은 무엇일까?
‘역사는 인간이다’라고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 첫 장에서 말한다. 역사는 인간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또한 인간에 의해서 역사는 변한다는 말일 것이다. 5년 내 세계경제2위의 대망과 무서운 군사력으로 무장하는 21세기의 중국은 고구려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주장하는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한반도 통일에 대비하여 중국의 백두산 개발 세계유산 등재 등을 추진하고 있다니, 우리는 대비해야할 두려운 이웃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은 대선과 총선의 후유증으로 사사건건 아직도 당파 간 알력이 심한 상황에서, 그들의 끈질긴 역사왜곡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런데도 한국은 정치적 단결과 실리 차원의 외교정책으로 집요한 중국의 대망을 반드시 극복해야만 할 것이다. 몸은 떨어져있어도 뒤돌아보면 마음이 미소 짓는 곳, 우리의 금수강산이 아니겠는가!
김인자
시인·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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